2022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포럼을 설립해 사전선거운동을 한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진 하윤수 부산시교육감이 항소심에서도 당선무효형에 해당하는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하 교육감은 선고 직후 대법원에 상고하겠다고 밝혔다. 부산 교육 수장이 직을 잃을 위기에 처하면서 지역 교육에 차질이 불가피하다는 우려도 크다.
부산고법 제2형사부(부장판사 이재욱)는 8일 지방교육자치에관한법률 위반 혐의 등으로 기소된 하 교육감에 대해 항소를 기각하고 1심과 같은 벌금 700만 원을 선고했다. 하 교육감과 함께 기소된 포럼 관계자 5명에게는 벌금 200만∼500만 원을 선고했다.
2022년 지방선거에 출마한 하 교육감은 2021년 6월부터 다음 해 1월까지 포럼 ‘교육의 힘’을 설립해 선거사무소처럼 운영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하 교육감은 졸업 당시 학교 명칭이 ‘남해종합고등학교’와 ‘부산산업대학교’임에도 선거공보 등에 현재 교명인 ‘남해제일고’와 ‘경성대’라고 기재해 허위 사실을 공표한 혐의와 협의회 대표에게 시가 8만 원 상당의 본인 저서 5권을 기부한 혐의도 받는다.
재판부는 ‘교육의 힘’이 하 교육감을 선거에 당선시키고자 설립된 선거 유사기관이라고 판단했다. 포럼이 하 교육감 개인 홍보 활동에 치중됐고 중도보수 단일후보 선정 후에도 선거운동을 계속해 사실상 선거사무소로 전환된 점 등을 이유로 들었다. 재판부는 포럼 활동이 선거에 영향을 미쳤다는 혐의엔 포럼 교육의 힘이 선거법상 규제되는 유사기관에 해당하고 하 교육감에게 유리한 홍보물을 게시하거나 문자메시지를 발송하는 행위가 선거에 영향력을 미친 점을 인정했다. 또 학교명을 기재해 허위 사실을 공표한 혐의도 유죄로 봤다.
재판부는 이날 하 교육감이 제청한 위헌법률심판을 기각했다. 하 교육감 측은 선거일 전 180일부터 선거일까지 선거에 영향을 미치는 행위를 금지하게 한 조항은 침해의 최소성을 위반한다는 점 등을 주장하며 위헌법률심판제청을 신청했다. 선고 직후 하 교육감은 “변호인단과 잘 상의한 뒤 상고해서 반드시 현명한 판단을 받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취재진 질문을 받지 않고 준비한 차량에 올라 법원을 떠났다.
부산 교육계에서는 하 교육감의 정책 추진 동력이 위축될 수 있다고 우려한다. 부산형 늘봄학교를 비롯해 아침 체인지·독서 체인지 등 하 교육감의 역점 사업이 흔들릴 수 있다는 관측이 교육청 안팎에서 제기된다. 부산 교육계 일부에서는 임기까지 2년 넘게 남은 상황에서 조기에 레임덕이 올 수 있다는 주장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