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 위기를 주제로 한 세계 최초의 영화제가 부산에서 열린다.
(사)자연의권리찾기가 주최·주관하고 부산시가 후원하는 ‘제1회 하나뿐인 지구영상제’가 다음 달 11일부터 15일까지 5일간 부산 해운대구 영화의전당 일대에서 개최된다. 영화제뿐만 아니라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국제 컨퍼런스’와 ‘그린 라이프쇼’ 같은 전시도 함께 열리는 융복합 행사로 진행된다.
개막작으로 캐나다 영화 ‘모든 것의 모든 것’(The Magnitude of All Things)이 선정됐다. 감독 제니퍼 애봇은 개인적 아픔을 지구적 차원의 경험으로 승화시키는 활동가들의 모습에서 희망을 찾는다.
폐막작은 KBS 이정수 프로듀서의 작품인 ‘불타는 물의 천국 판타날’이다. 기후변화로 인해 반복되는 가뭄과 홍수, 산불의 삼중고를 앓고 있는 세계 최대의 습지 브라질의 판타날을 담았다. 기후 위기가 원주민, 지역, 국가의 경계를 가리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준다.
올해 1회 영상제는 ‘다시 지구, Our Only Home’을 주제로 20여 개국 41편의 영화를 상영할 예정이다. ‘오시카무라에 부는 바람’ ‘보이지 않는 위협’ ‘지구를 구하는 방법’ 등 공동체적 고민을 담은 영화들이 눈에 띈다. 기후 위기 속에서도 자라나는 희망을 담은 영화 ‘미래의 소녀’ ‘노르웨이 기후재판’ ‘개미와 베짱이’도 상영한다.
또 인간과 동물, 삶과 공존에 대한 가치에 대해 질문하는 ‘낙원’ ‘우리들의 식생활, 멸종을 부르다’ ‘마블링의 음모’ ‘우린 왜 행복하면 안 되지’도 볼 수 있다. 무분별한 육식이 기후변화에 어떤 악영향을 주는지를 살펴보는 ‘달콤살벌한 고기 한 점’ ‘카우스피라시’도 기대작이다.
이밖에 산업화 과정에서의 문제와 그 대안의 여정을 따라가는 영화로 ‘숲의 시간’ ‘숲의 요정 시히야’ ‘산성숲’ 등 숲 3부작도 준비했다. 영국 BBC가 24시간 동안 지구 곳곳에서 벌어지는 자연과 생명의 판타지를 카메라에 담은 극장판 다큐멘터리 ‘지구: 놀라운 하루’도 초청해 상영한다.
다음 달 12일부터 3일 동안 부산시민공원 다솜광장에서는 무료로 야외 상영 행사가 진행된다. 무더위가 절정을 이루는 여름 저녁, 기후 변화에 대해 고민해 보는 자리로 ‘지구 놀라운 하루’ ‘보통의 용기’ ‘숲의 요정 시히야’가 상영된다.
다음 달 11일부터 13일까지 부산상공회의소와 공동 주최로 동서대 센텀캠퍼스 국제회의장에서 ‘ESG 국제 컨퍼런스’도 연다. 올해 주제는 ‘기후위기시대, ESG의 역할’ 로 기조 강연은 마틴 울프 예일대 교수가 맡았다.
ESG 경영세션에서는 최재철 기후변화센터 대표이자 국제박람회기구(BIE) 의장이 발표자로 참여한다. 최재천 이화여대 생명과학부 석좌교수와 정영두 BNK경제연구소 원장 등도 발표자로 예정돼 있다. 이밖에 필립 터너 주한 뉴질랜드 대사가 ESG 정책에 대해 발표한다.
영상제 기간 중 영화의전당 야외광장에서는 친환경 브랜드를 한자리 모은 ‘그린 라이프쇼’가 열려 환경 제품의 가치를 새롭게 조명한다. 글로벌환경영상공모전, 리사이클링 조형아트, 친환경 푸드 등을 소개하는 전시와 체험 프로그램도 열린다.
장제국 (사)자연의권리찾기 이사장은 “40편이 넘는 상영작 대부분이 기후변화가 주제로, 기후 위기의 심각성을 공유하는 세계 최초이자 유일한 영화제가 될 것이다”며 “이번 행사가 국내외 기관과 기업의 공감과 행동 변화를 촉구하는 플랫폼이 되고, 훼손된 지구 환경을 되찾으려는 노력이 확산되도록 시민 여러분의 많은 관심과 참여 부탁 드린다”고 말했다.
이자영 기자 2young@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