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일보) 우크라 사태 한 달, 국내 물가 전방위 상승 압력

  • 등록 2022.03.30 23:3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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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영공 폐쇄로 연어값 급등… 국내 경윳값도 14년여 만에 최고가
유연탄 가격 폭등에 시멘트 등 공급대란 이어져… 건설업계 우려 가중

 

 

우크라이나 사태가 한 달 넘게 이어지면서 국내 물가 상승 압력이 전방위로 확산되고 있다. 수입산 먹거리 위주로 가격이 널뛰는 한편 전세계적으로 경유 수급에 차질이 생기면서 국내 경윳값은 14년 만에 최고가로 치솟았다. 여기에 유연탄 가격 폭등에 따른 시멘트 수급 대란이 벌어지면서 서민가계뿐 아니라 산업계까지 경고등이 켜졌다.

 

우크라이나 사태 이후 가격이 급등한 대표적인 먹거리 중 하나는 연어다. 연어는 주로 러시아 상공을 경유하는 항공편으로 들여오는데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면서 유럽연합(EU) 등이 러시아 항공기의 영공 진입을 금지했고 러시아도 이에 맞춰 자국 영공을 폐쇄했다. 이로 인해 연어가 우회 항로를 통해 들어오면서 항공 운임 상승, 가격 인상으로 이어진 것이다.

 

30일 노량진 수산물도매시장 수산물 가격 동향에 따르면 이달 넷째 주(21-26일) 기준 연어의 주간 수산물 가격은 ㎏당 2만 600원이다. 1년 전 같은 기간(1만 1400원)보다 무려 80% 뛰었다. 대전 오정농수산물도매시장 한 관계자는 "이날 연어는 600-650g당 3만 원 수준으로 2주 전보다 1만여 원 비싸졌다"며 "연어 값이 한 달 전부터 계속 오르더니 한 달 만에 두 배 정도 단가가 올랐다"고 설명했다.

 

국내 경윳값 오름폭도 연일 커지고 있다.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서비스 오피넷에 따르면 이날 기준 전국 경유 평균 판매가격은 ℓ당 1919.89원이다. 한 달 전(1591원)보다 329원 오른 것은 물론 2008년 7월 24일(1921.33원) 이후 14년여 만에 최고가를 기록했다. 대전지역도 평균 ℓ당 1916.70원에 판매되며 2008년 7월 26일(1916.73원)에 이어 14년여 만에 가장 비싼 가격을 찍었다.

 

이처럼 경윳값이 오르는 이유 또한 우크라이나 사태의 영향이다. 미국이 러시아산 원유 금수 조치를 내린 데 이어 경유 수입량 중 절반 이상을 러시아에 의존하는 유럽국가들도 관련 논의를 진행하면서 수급 문제가 발생한 것이다. 이로 인해 국제 경유 가격이 올라 국내 경윳값까지 영향을 받은 셈이다.

 

시멘트 원료인 유연탄 가격이 치솟으면서 건설업계도 비상이다. 한국으로 들어오는 유연탄의 70%를 차지하는 러시아산의 공급이 계속 어려워지면서 가격 폭등을 넘어 공급대란이 벌어지면서다. 한국자원정보서비스에 따르면 러시아를 포함한 동북아시아의 유연탄 가격은 이달 25일 기준 t당 262.64달러다. t당 343.73달러를 찍었던 지난 11일보다는 값이 내렸지만 한 달 전(199.55달러), 1년 전(86.29달러)과 비교하면 31.6%, 204.4%씩 상승했다.

 

봄철 건설 성수기에 유연탄 수급 불안정까지 겹치면서 유연탄을 수입해 시멘트를 만드는 국내 시멘트 업계도 피해가 크다. 한국시멘트협회 한 관계자는 "평상시에 125만t의 시멘트 재고량을 유지하는데 현재는 72만t의 재고량에 불과해 재고 쌓아놓을 틈 없이 하루 생산하는 시멘트를 바로 출하하는 상황"이라며 "유연탄 가격이 평상시보다 7배는 더 오르면서 시멘트 1t을 만들면 만들수록 손해를 보고 있다"고 토로했다.

 

통상적으로 유연탄을 미리 확보해 놓는 만큼 당장 건설 현장에 차질이 생기진 않겠지만 유연탄 수급난이 길어진다면 전국 건설 현장이 멈춰 설 가능성도 있다. 이 관계자는 "우크라이나 사태로 인해 유연탄 수급에 어려움이 생기면서 시멘트 생산 압박을 받고 있다"며 "해마다 동절기에 진행하는 생산설비 보수 등에 이어 유연탄 가격이 계속 오른다면 올 4월 이후 건설현장에 문제가 생길 가능성이 크다"고 덧붙였다.

 

zmz1215@daejonilbo.com  정민지기자

정민지기자 zmz1215@daej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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