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택담보대출 변동금리의 기준이 되는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가 9개월 만에 하락세로 돌아섰지만 대출금리 오름세는 지속될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이번 코픽스 하락은 일시적인 현상이라는 분석과 함께 향후 한국은행 기준금리 추가 인상 등이 이어지면 대출금리 오름폭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전망에서다.
20일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올 1월 신규 취급액 기준 코픽스는 1.64%로 집계됐다. 이는 한 달 전인 지난해 12월(1.69%)보다 0.05%포인트 낮아진 수준이다. 전월대비 신규 취급액 기준 코픽스가 하락세로 접어든 것은 지난해 4월 이후 9개월 만이다.
코픽스는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기업·SC제일·한국씨티은행 등 국내 8개 은행이 조달한 자금의 가중평균금리다. 은행이 실제 취급한 예·적금, 은행채 등 수신상품 금리가 인상 또는 인하될 때 이를 반영해 상승 또는 하락하는 만큼 은행이 대출금리를 정하는 지표가 된다.
통상적으로 한국은행 기준금리가 인상되면 은행들도 예·적금 등 수신금리를 올리면서 그 인상분이 코픽스에 반영되고, 이후 대출금리로 상승 반영되는 과정을 거친다. 다만 지난달 14일 한은이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했음에도 올 1월 신규 취급액 기준 코픽스가 소폭 낮아진 데에는 기준금리 인상에 따른 은행권 수신금리 인상 영향이 아직 코픽스까지 미치지 못한 것으로 풀이된다.
또 연초부터 이어진 대출총량 규제 영향도 있다. 금융당국의 대출총량 규제에 따라 가계대출 수요가 줄어들면서 은행권 자금 조달비용도 함께 줄어 코픽스가 하락했다는 설명이다. 이로 인해 지난 1월 신규 취급액 기준 코픽스 하락은 일시적인 현상이라는 분석이 많다.
더욱이 이번 코픽스 하락폭이 크지 않은 데다 향후 한은의 기준금리 추가 인상 가능성 등을 봤을 때 대출금리 상승 요인은 다분한 상황이다. 특히 한은 금융통화위원회가 연내 기준금리를 최소 두 차례 인상할 가능성이 커 연내 주담대 최고 금리는 7%대에 가까워질 수 있다고 금융권은 내다 봤다.
나날이 커지는 대출자들의 채무상환 부담을 줄이기 위해선 금융당국 차원의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급격한 금리 인상으로 채무상환 부담이 커지는 만큼 기존 변동금리 대출을 고정금리 대출로 대환하는 등 정부가 대출구조를 변화하는 방식으로 유도해야 한다는 목소리다.
전국경제인연합회 산하 한국경제연구원에 따르면 기준금리가 1%포인트 인상될 경우 가계의 연간 이자부담은 총 18조 4000억 원 증가하며 가구당 연 87만 6000원의 이자비용이 추가로 발생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이때 기존 변동금리 대출을 고정금리 대출로 대환할 경우 가계의 총 이자부담은 연 15조 2000억 원 감소하면서 가구당 이자부담은 연 80만 원 줄어든다는 게 한경연 측 주장이다.
이승석 한경연 부연구위원은 "정부가 가계부채 규모를 줄이는 데 집중해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조기 시행과 같은 획일적 총량규제를 강조하기 보다는 가계의 실질적 채무부담 완화를 위해 기존 변동금리 대출을 장기·고정금리 대출로 전환하는 등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zmz1215@daejonilbo.com 정민지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