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차분하고 조용하게 임인년(壬寅年), 검은 호랑이 해가 밝았다. 지나간 해의 아쉬움을 위로하지도, 새해의 희망을 나누지도 못한 채 서글픔 속에 달이 저물고 해가 떴다. 길고 긴 역병에 몸과 마음은 지칠 대로 지쳤고, 새해가 되면 마음에 새기던 희망찬 미래의 꿈도 걱정과 두려움에 가로막혀 좀처럼 펼치지 못했다.
그 어느 때보다 지친 이를 다독이고, 넘어진 이의 손을 잡아 나아갈 길을 제시하며, 그래도 살만하다는 희망을 전해 줄 누군가가 절실하다. 오는 3월9일 제20대 대통령 선거와 6월1일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에 여느 선거보다 국민의 이목이 쏠리는 이유다.
우리네 삶의 운명을 좌우할 큰 선거가 연거푸 열리는 일은 선거를 시작한 이래 유례가 없다. 지난 2년의 시간을 곱씹자면, 올해 연이은 선거는 마치 운명과 같다.
3월 9일 대선… 연이어 6월1일 지방선거
경기·인천 '참일꾼 자처' 5천여명 하마평
코로나 이후 위기 우려, 반드시 투표해야
벌써부터 선거를 둘러싸고 세간에 떠도는 하마평이 무성하다. 인구, 선거구는 물론 이제 뭐든지 대한민국에서 '최다', '최대'로 손꼽히는 선거 격전지인 경기도·인천은 선거판의 뜨거운 감자다.
지난 2018년 제7회 전국동시지방선거 기준, 경기도에만 622명, 인천은 167명의 선출직 공무원을 우리 손으로 결정했다. 경기도는 경기도지사와 경기도교육감을 비롯해 31개 시장·군수, 경기도의원 142명, 각 시·군의원 447명이다. 인천은 인천시장, 인천시교육감과 함께 군수·구청장 10명, 시의원 37명, 군·구의회 118명이다.
이들 수를 기준으로 각 당의 공천과 경선, 향후 있을 선거구 조정 등을 고려해 어림잡으면, 이번 선거를 위해 최소 '5천명'이 경기·인천 지역의 일꾼을 자처하며 뛰고 있는 셈이다.
누가 참일꾼인지 그 옥석을 가려내는 일이 다시 우리 손에 달렸다. 우리는 절체절명의 위기 속에서 정치가 우리 삶에 끼치는 대단한 영향력을 뼈저리게 경험했다.
위기는 끝나지 않았다. 코로나19가 종식된다 해도 그 이전과 판이하게 달라진 우리네 삶은 어쩌면 진짜 위기의 시작일지 모른다. 그래서 이번 선거는 감히 운명을 결정짓는 일이라 말할 수 있다.
나를 위해, 우리 이웃을 위해 반드시 투표해야 한다. 슬기로운 위기의 극복은 내가 가진 '한 표'를 정당하게 행사하는 것에서 출발한다.
/공지영기자 jyg@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