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남욱과 정영학의 (도시개발)지식의 깊이는 비교가 안 됐다. 정영학은 말 그대로 도사였다."
대장동 의혹의 핵심으로 꼽히는 정영학 회계사(9월30일자 1·3면 보도)가 대장동 개발사업 초기 주도적 역할을 했다는 증언이 나왔다. 30일 복수의 취재원은 지난 2011~2012년 사이 남욱(천화동인 4호) 변호사와 정영학(천화동인 5호) 회계사가 자주 만남을 가졌고, 모임을 대체로 정 회계사가 주도했다고 전했다.
2011~2012년은 기존 대장동 사업에 주도권을 쥐고 있던 민간 사업자 이모씨가 저축은행 연쇄 부도로 대장동 사업에서 손을 떼는 시기다. 2009년부터 이모씨와 함께 일하던 남 변호사·정 회계사는 이 시기에 대장동 사업 전면에 부상하게 된다.
'前 사업주도' 이모씨와도 함께 일해
동천 개발 실무진 함께 화천대유로
남 변호사는 이 시기 '판교프로젝트금융투자' 대표로 취임하며 사업 성공을 위한 로비 활동에 매진한 것으로 전해진다. 그의 로비활동은 2015년 수원지검 수사망에 포착돼 구속 기소됐다.

김만배(천화동인 1호)·남욱(4호)·정영학(5호), 역학관계 파악이 '사건의 본질'
천화동인 5호 정영학 회계사가 수사기관에 대장동 사업의 내밀한 내용을 담은 녹취록과 자료를 넘기며 '대장동 의혹' 규명이 새 국면을 맞았다. 이런 가운데 사건의 본질에 접근하기 위
당시 상황을 잘 아는 관계자는 "매일 같이 남욱 변호사, 정영학 회계사, 배성준 기자(천화동인 7호) 등이 대장동에 모여 회의를 했고 대체로 정 회계사가 논의를 이끌었다. 남 변호사는 얼굴마담 같은 역할이었고 도시개발에 능한 정 회계사가 실무를 맡았다"며 "정 회계사는 도시개발에 있어서 (회계사로는)대한민국 최고라고 할 정도"라고 말했다.
정 회계사와 용인 동천 개발사업을 함께한 실무진 일부는 이후 화천대유로 자리를 옮겨 대장동 개발의 실무 작업을 이끈 것으로 전해진다. 화천대유 '양모 전무'로 알려진 인물이 이런 실무진 중 한 명으로 추정된다.
정 회계사는 지난 27일 비공개로 검찰에 출석해 배당금 분배 내용을 담은 녹취파일을 제공하는 등 수사에 협조적인 태도를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대장동 사업 주도권을 쥐게 된 2011년께 수익 모델 설계와 같은 실무를 이끈 정 회계사는 천화동인 5호로 대장동 개발에 참여해 600억원대의 배당금을 받게 된다.
이는 화천대유 대주주이자 천화동인 1호인 김만배(1천200억원대) 전 기자, 초기부터 대장동에 관여해 온 천화동인 4호 남욱(1천억원대) 변호사보다 적은 금액이어서 이런 배당금 분배 결정 역시 수사를 통해 규명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 → 관련기사 3("국민의힘 게이트" vs "이재명 게이트" 여야, 국감앞두고 '대장동의혹' 총공세)·5면(김만배(천화동인 1호)·남욱(4호)·정영학(5호), 역학관계 파악이 '사건의 본질')
/신지영기자 sjy@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