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신라 말기, 풍수학의 대가로 알려진 도선 국사는 광양 옥룡사에서 참선 중이었다. 오랜 수행 후 몸을 일으키려 했으나 무릎이 펴지지 않았고, 옆에 있던 나뭇가지를 잡던 도중 가지가 부러지고 말았다. 부러진 나무에선 수액이 흘러나왔고 그것을 마신 도선은 신기하게도 무릎이 쉽게 펴지는 경험을 했다고 한다. 이후 수액을 '뼈에 이로운 물'이란 뜻의 '골리수(骨利水)'라 불렀고, 그 말이 변해서 '고로쇠'가 됐다. ■ 자연이 허락한 나무의 선물 강원도 홍천군과 접경지역인 경기도 양평군 단월면. 이곳은 깎아지른 듯한 절벽과 기암괴석으로 '소금강'이라 불릴 만큼 빼어난 경관을 지닌 소리산이 있고 맑은 공기 가득한 숲, 약수터가 지천에 있는 청정지역이다. 봄이 되면 전국 최대 규모의 고로쇠 축제가 열리는 곳이기도 한데 소리산과 쾌일산, 보룡천 일대에서 채취한 고로쇠는 매년 10만명이 넘는 방문객의 목을 축여준다. 고로쇠 나무 수액은 1.8~2%의 당도에 각종 영양소가 다량 함유된 '건강한 단물'이지만 1년 내내 마실 수는 없다. 이른 초봄 2월 중순에서 4월 초순까지만 채취되는 고로쇠 수액은 나무 지름 10㎝가 넘어야 구멍 하나를 겨우 뚫을 수 있기 때문이다. 뼈에 이
제주의 땅과 햇살, 바람, 그리고 농부의 땀 방울이 만들어 낸 빨간빛 영양 덩어리가 웰빙 푸드로 각광받고 있다. 은은한 단맛과 강렬한 선홍빛으로 일명 '빨강 사탕무'라고 불리는 레드비트가 바로 그 주인공이다. 겨울철 제주에서 나고 자란 비트는 특히 달큰하고 질이 좋아 전국 각지에서 소비된다. 천혜의 자연에서 자라 은은한 단맛과 아삭한 식감 파프리카·브로콜리·샐러리와 함께 서양 4대 채소 토마토보다 '베타인' 함유량 8배 높아 항산화 효과 가공제품 2 → 5종… 생산액 8억 →100억 확대 목표 ■ 여름보다 더 달콤한 제주 겨울 레드비트 빨간 색감과 은은한 단맛이 매력적인 비트가 제철을 맞았다. 비트는 따뜻한 곳에서 잘 크는 채소이기 때문에 평균 기온이 높은 제주에서 맛있게 자란다. 비트 재배에 적합한 기후 덕에 제주지역 비트 재배면적은 2015년 23만㎡에서 2019년 228만㎡ 등으로 늘고 있다. 레드비트의 제철은 단연 겨울이다. 겨울 비트는 여름 비트에 비해 작고 동글동글하지만 높은 당도와 진한 향으로 사계절 중 가장 좋은 맛을 자랑한다. 재배 품종은 우단, 보한, 메를린, 아틀란, 타이틀, 루비, 안토산 등으로 다양하다. 비트 상품 등급 결정에 결정적인
'청송사과'라는 이름이 브랜드가 된 지는 오래됐다. 10년 넘게 대한민국 사과 시세의 기준이 된 청송사과는 맛과 품질, 가격 등 전국 모든 사과 중 가장 우위에 있다. 청송사과의 가격이 선두에 서고 나머지 사과들의 가격이 책정되기 때문에 전국 사과농가들은 청송사과 첫 경매가 일년 농사의 기준이 되는 것이다. 이 때문에 짝퉁 '청송사과'가 곳곳에 널려있다. 경북을 넘어 수도권은 물론 전라도를 가더라도 청송사과가 판매될 정도다. 하지만 청송사과는 맛과 품질이 특출나기 때문에 한번 맛을 본 사람은 진짜 '청송사과'와 구분을 할 수 있다. 지리적 자연조건·농업 기술력 맞물려 명품 입지 구축 시나노골드 품종 '황금진' 큰 호응… 사과산업 시너지 3년 만에 열린 '사과축제' 관광객 40만명 다녀가 '히트' 인도네시아에 300t 쿼터 승인·주스 5년 무제한 수출도 ■ '최고의 맛' 청송사과의 비결 청송사과의 상품성은 지리적 자연조건과 농업 기술력에 있다. 청송군은 해발 250m 이상의 산간지형이자 고지형 분지이며 생육 기간에 일교차가 13.4℃로 커서 사과재배에 아주 적합한 자연조건을 가지고 있다. 또 대륙성 기후와 해양성 기후가 교차하는 등의 날씨 여건 또한 맛있는 사
겨울은 딸기 맛이 최고인 계절이다. 제철을 맞아 가장 맛있을 때 먹어야 하는 만큼 제대로 알고 먹으면 맛은 배가 된다. 지금부터 밀양의 대표 과일, 붉은 과일의 선두주자! 밀양딸기에 대해 살펴보자. 1943년 日서 모종 10여 포기 들여와 처음 심어 '수출액 20억원' 세계 시장 뻗어가는 'K-딸기' '햇살 빽빽한' 지역 특성에 고당도 자랑 항암작용·노화방지·면역력 증대 효과도 ■ 대한민국 딸기 재배의 첫 시작! 밀양 밀양은 지난 1943년경 우리나라 처음으로 딸기 재배를 시작해 80여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딸기 시배지다. 1943년 밀양 삼랑진 금융조합 이사로 있던 고 송준생(1976년 작고) 씨가 일본에서 딸기 모종 10여 포기를 가져와 자신의 밭에 처음 심었으며, 이후 같은 마을에 사는 주민이 송씨로부터 딸기 모종 5포기를 받아 노지 재배에 성공하면서 딸기 농사가 삼랑진읍 거족마을 위주로 확산되기 시작했다. 비닐하우스 딸기 재배는 1962년 삼랑진읍 정말영(1998년 작고)씨 등이 창호지에다 들기름을 발라 딸기 모종을 덮어 씌워 재배한 것이 시초다. 1980년대 이후 영남권 중심으로 백색혁명으로 불렸던 비닐하우스 보급이 급속도로 확산되면서 밀양지역 또한
전북에 가면 옛날옛적 삼국시대부터 불렸던 '그리운 임이 사는 곳 임실(任實)'이 있다. 조상 대대로 척박한 농토를 일궈 풀칠로 연명하던 곳인데, 요즘 이곳에서 생산되는 '치즈'라는 서양 음식 하나가 전국적으로 유명해졌다. 59년 전인 1964년, 파란 눈동자의 서양인 신부가 임실지역 주민들의 '구세주'로 나타나면서 '부촌'으로 변모했다. 산양 2마리로 시작됐던 '임실 치즈'의 파란만장한 60년의 역사는 이렇게 시작됐고 '치즈'하면 임실이라는 브랜드 명사가 창출된 것이다. 벨기에 출신 지정환 신부, 한국 농촌지역에 희망 심어 이탈리아·프랑스 등 지인에게 기술 배우고 산업 발전 전국 27개 가맹·판매점 운영… 최근엔 해외수출 쾌거 유럽풍 경관 '테마파크'… 매년 10월 흥겨운 페스티벌 ■천사로 다가온 지정환 신부 우리나라가 낙농업을 시작한 해는 1962년 홀스타인 젖소를 도입하면서다. 이듬해에는 초지법과 낙농진흥법이 제정되면서 낙농가들이 구성, 원유생산에 그치는 1차산업 양상을 보였다. 임실에서는 벨기에 출신 지정환(디디에 세스 밴테스) 주임신부가 임실성당에 부임하면서 치즈산업의 시초를 열었다. 지 신부는 처음엔 값비싼 젖소를 구입할 수 없어 자신이 직접 산양
흙바닥 파닥대던 녀석 귀한 대접 '가문의 영광' 다시 태어나다 태생은 '흙'… 맛을 알면 재벌집 막내아들급 대우 토하(土蝦)는 말그대로 흙새우다. 1급수의 청정 민물에서 다 자라봐야 3㎝ 정도인 갈색의 이 새우는 주로 젓을 담가 먹는다. 우선 토하를 잘게 다진 후 천일염으로 염장한다. 숙성과정을 거친 뒤 고춧가루·마늘·생강 등 갖은 양념에 찹쌀죽을 넣으면 비로소 토하젓이 완성된다. 토하젓은 예로부터 고급 식재료였다. 남도한정식에도 종지그릇에 작은 티스푼 한 숟가락 정도가 놓인다. 밥 위에 올려 쓱 비벼 입에 넣으면 오돌토돌 씹히는 민물새우의 달콤·고소함과 양념의 짭짜름한 맛이 입안에서 섞이며 탄식이 나올 정도다. 농약 단 한방울만 들어가도 살아남지 못해 첩첩산중 산골 서식지 필수 요건중의 하나 숙성 거쳐 양념으로 무친 '젓' 고급 식재료 남도 한정식도 종지에 티스푼 정도만 놓여 은은하게 올라오는 특유의 흙냄새 '포인트' 전남에서는 특히 강진 토하의 명성이 자자하다. 강진은 동·서·북 삼면이 소백산맥과 노령산맥의 지맥으로 둘러싸여 비교적 높고, 남서쪽에는 강진만이 있다. 탐진강과 그 지류인 금강, 이외에도 동남류하는 강진천과 도암천, 서남류하는 칠량천과 대구천
예산 황토사과는 1923년 고덕면 대천리에 일본인이 첫 사과원을 개원한 이래 뛰어난 맛과 명성으로 중부권 최대 주산지로 도약하면서 내년에 재배 100주년을 맞는다. 기후 조건이 좋아 사과의 당도가 높다. 맛이 좋아 '사과의 황제'로 전국에서 인정받은 지 오래다. 오랜 경험에 의한 재배기술과 청정 황토밭에서 충분한 햇빛, 알맞은 밤낮의 일교차, 천혜의 자연조건에서 생산되기 때문에 과육이 치밀하고 과즙이 많다. 청정 황토밭·충분한 햇빛·알맞은 밤낮의 일교차 천혜 자연조건 생산… 과육 치밀하고 과즙 풍부 ■내년 재배 100주년 맞는 사과의 황제 '예산사과' 독특한 품질을 인정받은 예산황토사과는 농산물우수관리인증(GAP)과 지난해 도입한 최신 선별시스템으로 세척 선별라인을 거쳐 껍질째 먹을 수 있다. 온라인 쇼핑몰과 TV홈쇼핑에서도 전국 최고의 품질로 높은 관심을 받고 있다. 사과 속 풍부한 비타민C와 유기산은 피로와 스트레스로 지친 현대인에게 활력을 주는 것은 물론 펙틴과 칼륨 등이 함유돼 고혈압, 심장병과 같은 혈관질환 예방에도 탁월하다. 또 다양한 항산화 성분이 들어 있어 피부 미용에도 좋고, 항암 효과가 높아 현대인들이 즐겨 찾는 대표 과일 중 하나다. 비타
모락모락 김이 나는 찐빵을 한 입 베어 물면 촉촉하고 부드러운 빵의 온기와 팥소의 달콤함이 온몸으로 퍼지는 추억을 누구나 한번쯤은 가지고 있다. 쌀쌀한 날씨, 출출한 시장기를 달래는데 찐빵만 한 것이 없다. 횡성 안흥손찐빵은 유래가 깊다. 횡성은 지리적으로 사통팔달 교통 요지에 자리 잡아 예로부터 상권이 발달했다. 특히 안흥(安興)은 태백산맥을 거쳐 동해안과 수도권을 오가는 길목이다. 대관령을 넘나들며 바닷가와 한양을 잇는 머나먼 길을 며칠, 몇 달씩 걸어 이동해야 했던 나그네들에게는 식사만큼이나 배고픔을 달래 줄 요긴한 간식이 절실했다. 먹거리가 부족했던 시절, 안흥에서는 막걸리와 밀가루 반죽을 숙성시켜 만든 찐빵이 한 끼 식사를 대신했다. 보관과 이동의 편리성 때문에 인기가 높았다. 안흥은 물 좋기로 유명하다. 둔내에서 시작된 하천이 주천(酒泉)강으로 접어든다. 영월 주천은 순우리말로 술샘이다. 국내 최대 전통주 제조 기업인 국순당이 모든 생산시설을 안흥 인근인 둔내에 집결한 이유도 미루어 짐작할 만하다. 옛날 술 하면 막걸리였고, 좋은 물이 필수였다. 농협 계약 재배 100% 국내산 팥 사용 수십년 빵 만들어 온 장인들 손수 빚어 3번의 숙성 거쳐 식어
인천 강화군 앞바다에서는 전국에 유통되는 젓새우의 70%가량이 잡힌다. 풍부한 영양염류 유입으로 새우의 살이 많고 껍질이 얇아 감칠맛과 영양이 풍부하다. 이 새우는 과거 임금에게 진상될 정도로 귀한 대접을 받았다고 한다. 매년 가을이 되면 강화도 포구는 새우잡이 배로 가득 차고, 김장철이 시작되는 11월 무렵부터는 강화 젓새우로 만든 새우젓을 사기 위해 전국에서 손님들이 몰린다. 강화도 새우젓은 이제 지자체로부터 수출 물류비와 포장비 등을 지원받으며 각종 국제식품박람회에도 출품하는 명품 새우젓으로 거듭나고 있다. ■ '황금어장' 강화도 앞바다 강화도 앞바다는 매년 2천400t가량의 젓새우가 잡히는 황금어장이다. 강화 연안의 새우잡이는 불음도, 주문도, 서도, 석모도에서 주로 이뤄지고 있다. 석모도에 염전이 있던 시절에는 품질 좋은 소금이 생산되면서 뛰어난 새우젓이 생산됐다. 한강과 임진강·예성강이 만나는 강화도 앞바다는 조석 간만의 차이가 심하고 물살의 변동이 심해 갯벌도 발달해 있다. 민물과 짠물이 만나는 합류지역이라 어종도 풍부해 새우 어장이 크게 형성될 수 있었다. 민물·짠물 만나는 합류 지역, 어종도 풍부 매년 2400t 젓새우 잡혀… 전국 70% 유
서귀포시 대정읍 모슬포의 방어잡이 어선들은 새벽에 자리돔을 우선 잡는다. 어창 물간에 자리돔을 풀어놓고, 외줄낚시로 해저 60m 아래 거센 물살을 헤치고 다니는 방어를 잡아 올린다. 밤사이 채낚이로 잡아 올리는 방어는 1m에 달하는 것도 부지기수다. 무게만도 7㎏에 달한다. 새벽 모슬포항으로 들어온 어선마다 잡아 올린 방어를 가두리에 풀어 놓는다. 오전 10시 경매에 들어간다. 국토 최남단 서귀포시 마라도의 거센 물살을 헤치며 '방어'가 돌아왔다. ■ 마라도 방어가 돌아왔다 추운 겨울을 나기 위해 러시아 연안지방 극동에 있는 캄차카반도에서 남하하던 방어가 1년 만에 서귀포시 마라도 해역에 모습을 드러냈다. 마라도 부근 해역은 먹이 자원이 풍부한 곳이다. 이곳에서 잡히는 자리돔과 고등어는 지역의 특산품이기도 하지만, 방어의 먹이가 된다. 특히 겨울 초입 마라도 부근의 거센 물살은 모든 어류가 서식하기 좋은 환경이 된다. 모슬포 방어는 청정 바다 환경과 거센 물살에서 자라 육질과 맛에서 다른 지방보다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방어는 해저의 급경사와 강한 조류가 있는 곳에서 서식하는데, 제주 연안 해저에 이런 지형이 많기 때문이다. 자리돔·고등어 먹고 자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