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 변화와 환경 오염 등으로 수백년을 버텨온 보호수들이 고사<광주일보 8월 24일 7면>하는 문제는 전남권역만의 얘기가 아니었다. 광주에서도 보호수 84그루 중 24그루가 위험한 것으로 조사됐다.
28일 전남광주시에 따르면 시가 최근 5개 자치구를 통해 ‘보호수 및 노거수 실태조사’를 벌인 결과, 광주권역 보호수 84그루 가운데 24그루(28.6%)의 정비가 시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정비 대상 대부분이 수세가 약해졌거나 나무 내부에 동공(구멍)이 발생하는 등 생육 상태가 떨어진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해 말 기준 5개 자치구에는 느티나무 39주, 버드나무 14주, 팽나무 13주, 소나무·은행나무 각 5주, 회화나무 1주, 기타 수종 7주 등 총 84주의 보호수가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동구는 보호수 10주 가운데 운림동 느티나무(수령 493년)와 광산동 은행나무(343년)가 정비 대상에 포함됐다. 이들 나무는 가지가 부러지거나 수세가 좋지 않아 치료와 사고 예방을 위한 정비가 필요한 것으로 확인됐다.
<서구에서는 보호수 14주 중 4주가 정비가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덕흥동 느티나무(443년)는 나무 기둥이 썩어 인공수피를 씌우는 등 외과수술이 필요했고, 유촌동 버드나무(388년), 세하동 느티나무(230년), 농성동 팽나무(365년) 등은 말라 죽은 나뭇가지 제거와 수관 밀도 조절 등이 필요한 것으로 조사됐다.
덕흥동 느티나무에는 과거 도둑이 마을에 들어왔다가 나무 주변을 계속 돌기만 하다 결국 붙잡혔다는 마을의 오래된 전설도 내려오고 있다.
남구에서도 12주의 보호수 가운데 대지동 느티나무 2주(수령 443년·223년)가 외과수술과 영양공급, 죽은 나뭇가지 제거 등 조치가 필요한 것으로 확인됐다.
구동 측백나무(265년), 도금동 느티나무(715년), 원산동 왕버드나무(615년), 양림동 수양버들(101년) 등도 영양공급과 외과수술 등이 필요한 상태로 조사됐다.
북구는 보호수 16주 가운데 망월동 느티나무(443년)에 병해충 방제와 영양공급, 수세 회복, 뿌리 수술, 외과수술, 고사지 제거 및 버팀대 설치 등이 필요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 나무에는 잎이 한꺼번에 피면 풍년이 들고 불규칙하게 피면 흉년이 든다는 전설도 전해 내려오고 있다.
보호수가 가장 많은 광산구에서는 32주 중 11주가 정비 대상이었다.
두정동 은행나무(493년), 양산동 느티나무(213년), 서봉동 느티나무(265년), 산막동 왕버들나무(217년), 우산동 느티나무(326년) 등은 가지 찢어짐, 동공 발생 등으로 외과수술이나 죽은 가지를 제거하는 등의 정비가 필요한 것으로 조사됐다.
신창동 느티나무(263년), 내산동·북산동 느티나무(193년), 동림동 느티나무(326년), 산막동 소나무(315년) 등은 단순 가지치기만 필요한 상태였다.
그나마 광주는 매년 정비에 나서는 반면, 전남권역의 경우 한정된 예산 탓에 제 때 손을 쓰지 못하는 실정이다.
전남에는 지난해 기준 전국 보호수 1만3833그루 가운데 4148그루가 있어 전국 보호수의 30%를 차지한다.
전남광주시 관계자는 “태풍이나 집중호우, 폭염 등 이상기후가 심했던 해에는 정비 수요가 더 늘어나 예산과 인력 부족으로 필요한 만큼 치료하지 못하는 어려움이 크다”고 말했다.
강기호 한국생태조경연구소장은 “보호수가 산림청에서 지자체로 이양된 뒤 주민 편의를 우선하다 보니 정작 나무 관리가 뒷전으로 밀리고 있는 형편”이라며 “사후 치료보다 주민 교육 등을 통한 예방 관리에 힘써야 한다”고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