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 사이버도박 피해가 자진신고로 드러나고 있지만, 범정부 대응은 법적 구속력 없는 업무협약과 한시사업에 그쳐 상시 구제망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20일 대전·세종·충남경찰청 등에 따르면 지난 5월 18일부터 이달 19일까지 충청권에서 청소년 사이버도박 자진신고는 모두 65건으로 집계됐다. 하루 평균 1건꼴로 신고가 이어진 셈이다. 지역별로는 충남이 34건으로 가장 많았으며, 대전 25건, 세종 6건 등이다.
대전경찰청이 전국 최초로 도입한 청소년 사이버도박 자진신고제는 2024년 11월부터 지난해 1월까지 1차 운영에서 25건을 접수했다. 지난해 3월부터 10월까지 진행한 2차 기간에는 84건이 들어왔다. 정부는 이를 토대로 올해 관계부처 합동사업으로 범위를 넓혔다. 전국 시행 후 두 달간 신고는 806건에 달했다. 첫 달 294건에서 두 번째 달 512건으로 74% 증가했다.
신고 청소년은 중독 정도에 따라 치유기관이나 불법사금융 피해구제로 연계되며, 경찰은 도박액과 반성·치유 정도 등을 종합해 훈방이나 즉결심판 청구 등 선처 여부를 판단한다.
문제는 이 같은 통합 대응이 법률이 아닌 관계기관 업무협약에 기대고 있다는 점이다. 협약에는 부처 간 이견을 조정할 권한이나 사업을 책임질 주체, 예산을 뒷받침할 법적 근거가 없다. 특별 자진신고 기간도 내달 31일 끝나지만, 이후 기관 간 공조를 지속하도록 강제할 장치는 마련되지 않았다.
한시적인 신고 독려에 그치면 어렵게 발견한 청소년을 장기간 치유·관리하는 체계마저 다시 기관별 대응으로 흩어질 수 있다. 도박 빚이 또래 간 금전거래와 불법사금융, 절도·사기 등 2차 피해로 번지는 상황에서 신고 창구만 열어두는 방식으로는 재발을 막기 어렵다는 비판이 나온다.
실제 대전의 한 중학교에서는 같은 반 학생 15명이 도박 사실을 털어놨다. 친구가 도박 수익을 자랑하며 가입을 권하고, 추천인 코드를 통해 신규 이용자를 끌어모으면서 한 학급에 퍼진 것이다. 일부 학생은 친구에게 수익금 배분까지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 전문가들은 법적 책임과 권한을 갖춘 상시 대응체계로 전환해야 한다고 본다.
강재규 법률사무소 진언 변호사는 "청소년 도박은 수사와 중독치유, 학교·가정 문제, 금융피해가 복합적으로 얽혀 있어 여러 기관의 참여가 필수적"이라며 "처벌보다 교육과 치유에 중점을 두고, 청소년의 회복 과정을 끝까지 책임질 주체와 권한·예산 범위를 명확히 한 범정부 전담기구에 법적 근거를 부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