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지역의 정신질환 당사자와 장애인 단체들이 세계 조현병의 날(24일)을 맞아 정신질환에 대한 사회적 낙인 해소와 지역사회로의 온전한 통합을 촉구하고 나섰다.
경남장애인자립생활센터협의회 등 시민사회 단체와 당사자들은 지난 22일 경남도청 앞에서 ‘제4회 매드 프라이드(Mad Pride)’ 대회를 개최했다. ‘매드 프라이드’는 정신질환 및 장애 당사자들이 사회적 편견에 맞서 자신의 존재를 드러내고 권리를 주장하는 국제적인 권리 옹호 운동이다.
이날 참가자들은 “환자 말고 시민으로, 격리 말고 공존으로” 등의 구호를 외치며 당사자의 목소리가 배제된 현행 행정과 정책의 변화를 요구했다.
현장에 나선 이들은 사회의 편견과 차별의 벽을 호소했다. 유현재 씨는 “더 이상 숨어서 약을 먹고 싶지 않다”며 “처음에는 조금 서투르고 늦을지라도 기회만 주어진다면 정신질환자도 충분히 사회 구성원으로서 일해낼 수 있다”고 호소했다. 또 다른 당사자인 이다운 씨 역시 “한국 사회에서 정신질환을 드러내는 순간 온오프라인의 비하 발언은 물론, 직장 채용 거부와 차별 대우를 감내해야 하는 것이 현실”이라며 사회적 낙인의 심각성을 토로했다.
현재 경남도에 등록된 정신장애인은 7765명이다. 경남도는 이들을 대상으로 맞춤형 일자리 사업, 복지 프로그램, 자립생활 지원을 추진 중이다.
그러나 현장에서는 이러한 행정 지원이 미흡하다고 지적한다. 정신질환은 수백 개의 진단 코드로 분류되지만, 현행 장애인복지법상 정신장애로 인정받아 등록될 수 있는 질환은 단 8개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심사 과정 또한 까다로워 대다수 정신질환자는 통계와 지원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
김종선 경남장애인자립센터협의회 부대표는 “사회적 시선 때문에 질환을 숨기는 이들까지 포함하면 실제 고통받는 이들은 훨씬 많다”며 “미등록 당사자들의 현실까지 반영한 정책 확대가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참가자들은 일시적인 복지 프로그램을 넘어 정신질환자들이 고립과 강제 입원의 악순환에서 벗어날 수 있는 근본적인 인프라 구축을 촉구했다. 김현우 활동가는 “당사자들이 집에만 고립되거나 병원에 강제 입원돼 인권 침해를 겪기도 하는데, 이를 해결할 수 있도록 병원과 가정 사이의 중간 공간이 필요하다”며 “이들이 언제든지 쉬거나 회복하고 사람들과 만나며 연결될 수 있도록 하는 쉼터가 마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