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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일보) [타임머신 여행 '라떼는 말이야~']고향 찾은 원조 섹시 디바 화려한 무대에 춘천이 들썩들썩

1970년대 가수 김추자

 

 

춘천향토제 '수심가' 입상 가수 꿈꿔
1969년 신중현에게 곡 받아 첫 앨범
'담배는 청자, 노래는 추자' 유행어도

1974년 7월13일 도체육회관서 공연
'당대 최고 스타 보자' 구름 관중 몰려
긴급조치 9호로 가수활동 금지되기도


올해는 유독 비가 많이 내린다. 봄철 대형 산불로 트라우마를 갖고 사는 강원도 사람들에겐 무척이나 반갑다. 봄비를 부른 가수는 여럿 있지만 김추자의 '봄비'는 애절한 보이스가 가슴을 파고드는 매력 때문에 사랑을 받는 레전드 곡이다.

사람들은 자신의 취향에 따라서 대중가요를 평가하곤 한다. 대중가요를 우습게 보는 사람도 있지만 시대상을 담는 중요한 매체(?)로 무시할 수 없는 힘을 갖고 있다.

1970년대 대중들의 마음을 파고들며 전국을 강타한 스타가 있었다. 김추자는 원조 섹시 디바 가수로 혜성처럼 등장했다. 무대 위에서 자유롭게 돌아다니며 노래하는 모습은 대중들에게 충격이었다. 사람들의 눈과 귀를 사로잡은 당시 노래는 예전에 없던 새로운 장르였다. 당시 유행하는 트로트와는 판이하게 다른 멜로디와 창법, 한국적인 록을 선보였다. 시원스럽게 불러 젖히는 노래는 어디에도 막힌 데가 없어 사람들의 가슴을 뚫어준 청량제였다.

'봄비' 외에 '거짓말이야', '님은 먼 곳에' 등 수많은 곡은 국민들의 사랑을 받았다. 가요사에 100년에 한 번 나올까 말까 한 가수라는 평가를 받았을 정도로 김추자의 노래는 언제 들어도 감흥을 새롭게 하는 노래다.

김추자는 1951년 춘천에서 태어났다. 춘천여고를 졸업했다. 고등학교 때에는 응원단장, 강원도 배드민턴·기계체조 선수로 활동했다. 춘천향토제에서 전통 창인 '수심가'를 불러 3위에 입상하며 가수의 꿈을 꿨다. 1969년 동국대 연극영화학과를 졸업한 후 신중현은 김추자의 노래를 듣고 곡을 줬다. 1969년 데뷔 음반 '늦기 전에' 발표로 가수의 삶이 시작됐다. 가창력과 섹시한 춤을 겸비한 김추자는 1970년대에 큰 인기를 끌었고, '담배는 청자, 노래는 추자'라는 유행어까지 생길 정도로 신드롬을 이어가 1971년에는 영화 '내일의 팔도강산-제3편'의 카메오로 출연, 영화배우로 데뷔하기도 했다.

1975년 긴급조치 9호인 가요 규제조치가 발표되면서 그녀의 모든 노래는 금지곡으로 묶이고 신중현, 이장희, 윤형주 등과 함께 가수 활동 전면 금지 선고를 받는다. 당시 가수들에겐 유행과도 같았던 대마초를 소지한 혐의였다. 그 후 여러 차례 재기를 시도했으나 실패했다가 1978년 6월 대한극장에서 열린 재기 리사이틀로 성공적인 컴백을 했다. 1981년 결혼과 함께 가요계를 떠났다가 1986년 1월 KBS TV '백분쇼'에 단 한 차례 출연한 뒤 다시 가요계를 떠났다. 이후 1988년 컴백하면서 '세월만 가네'를 발매했다.

1974년 7월13일 춘천에 노래요정이 찾아 왔다. 그녀를 보기 위해 시민들은 춘천문화방송 개국 6주년 기념 축하공연이 열리는 도 체육회관에 구름처럼 몰려들었다. 흑백 TV에서만 보던 연예인을 직접 보는 기회를 잡기 위해 긴 줄도 마다하지 않았다. 춘천을 떠들썩하게 만들었던 당시 현장으로 타임머신을 타고 떠난다.

김남덕·오석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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