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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신문) [르포] "노쇼 백신?"…잔여수량 '0' 하루종일 구경조차 못 해

코로나 백신 접종 박차, 모바일 예약 사실상 불가능
일부 병원 대기명단 따로 관리…지인 통하거나 유선 예약 받아
남은 물량 등록하면 수정 못해…부족할 경우 대비해 적게 등록

 

 

 

코로나19 예방 백신 접종 대상자가 나타나지 않아 발생하는 '잔여백신'의 모바일 예약이 가능해진 첫날, 현장에서 혼선이 빚어졌다. 대구 대부분 병원의 백신 잔여수량은 '0'에 머물러 사실상 접종 예약이 불가능했다.

 

네이버와 카카오앱으로 잔여백신을 조회하고 당일 예약으로 접종까지 받을 수 있게 된 27일, 기자는 모바일을 통해 1시간 내에 도착할 수 있는 거리 내 병원 5곳을 선택해 봤다. 15분 남짓 지나자 알람수신을 신청한 병원 중 한 곳에서 '코로나19 잔여 백신이 있다. 접수 순서대로 확정되니 서둘러 접종 예약하라'는 알림 메시지가 왔다. 하지만 이미 다른 예약자가 접종을 마치고 간 뒤였다.

 

이날 대구 북구의 한 병원에서는 이날 오전부터 잔여백신이 있는지 묻는 전화가 빗발쳤다. 병원으로 직접 잔여백신을 예약하러 온 김모(54‧대구 북구 칠성동) 씨는 2, 3주 전 지인에게 부탁해 전화로 접종을 예약했다.

 

김 씨는 "실시간 잔여백신 물량을 확인하는 앱이 있지만 정작 방법을 몰라 지인을 통해 유선으로 미리 예약을 했다"며 "건설현장에서 일을 하고 있어 대면 업무가 많아 백신을 맞으면 업무 중에 더 안심되고 자유로울 것 같다"고 말했다.

 

병원 측은 백신 예약자가 나타나지 않을 경우에 대비해 대기 명단을 따로 관리하기 때문에 모바일 예약까지 받기는 어렵다는 입장이다.

 

실제로 이날 한국건강관리협회 대구지부의 경우 예약인원 40명 중 2명이 현장을 찾지 않았음에도 모바일을 통한 예약을 받지 않고 '노쇼'에 대비해 받아둔 대기 예약자에 연락해 남은 백신을 소진했다. 이 때문에 모바일 상에 등록된 이곳의 잔여백신 수량은 하루종일 '0'이었다.

 

한국건강관리협회 대구지부 관계자는 "예약자가 오지 않는 경우도 있지만 대기명단에 등록된 사람이 먼저다. 이조차 연락을 받지 않을 경우 모바일 예약을 받을 예정"이라고 말했다.

 

병원들은 "잔여백신의 물량을 하루 한 번 등록하고 나면 수정이 불가능하다"며 어려움을 호소했다. 현장 상황은 시시각각 달라지는데 잔여백신 물량을 등록한 뒤 수정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실제 물량이 부족할 경우를 대비해 보유 물량을 적게 등록하게 된다는 것이다.

 

한 병원 관계자는 "오전 10시에 예약된 사람이 제 시간에 맞춰 올지는 10시가 돼야 아는데 잔여백신 물량을 한 번 등록하고 나면 나중에 수정이 안 된다. 변하는 현장 상황을 반영하기가 쉽지 않다"고 했다.

 

아스트로제네카(AZ) 1차 접종이 막 재개된 만큼 당분간은 잔여백신이 나오기 어려운 상황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대구 동구 한 병원 관계자는 "기존 진료에 백신접종까지 겹쳐 병원 업무가 지나치게 많은 상황이다. 예약자 접종만 해도 바쁜데 매번 잔여백신을 업데이트하기가 쉽지 않다"며 "AZ 백신 접종을 재개를 막 시작한 상황이어서 '노쇼' 인원도 많지 않다"고 했다.

 

박상구 기자 sang9@imaeil.com 김지수 기자 index@i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