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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일보) [현장 르포] 모악산 곳곳 불법 생활폐기물로 ‘몸살’

깨진 유리병·음료캔·알류미늄 용기 등
등산로·헬기장·쉼터 인근 광범위 매립
일부 구간에는 폐기물 태운 흔적도 발견

24일 오전 모악산 도립공원 헬기장 인근. 유리병으로 보이는 물체가 여기저기 땅속에 묻혀있었다. 직접 가서 땅을 파보니 깨져있는 유리병이 우수수 나왔다. 범위를 넓혀가자 투명한 비닐봉지부터 사탕 껍질, 삼각 우유팩, 음료 캔, 알루미늄 일회용 용기 등 다양하게 발견됐다. 심지어는 와인병도 나왔다. 곳곳에 묻혀있는 폐기물은 최근에 버려진 것이 아니었다. 콘크리트로 보이는 하얀 돌을 들어보니 깨진 유리병들이 콘크리트와 붙어 있었다. 헬기장 조성당시 땅 위에 콘크리트를 그대로 부은 것으로 추정됐다. 애초에 땅 속을 단 한번도 보지 않았다는 이야기다.

헬기장 인근만이 아니었다. 송전탑을 중심으로 정상으로 가는 길 목과 사람들이 쉬는 쉼터 등에도 광범위하게 이같은 폐기물이 묻혀있었다.

대부분 1980년에서 2000년대에 나온 디자인으로 보이는 생활폐기물들이었다. 일부 구간에는 이런 폐기물을 태운 흔적도 발견됐다.

하지만 오래된 폐기물뿐만이 아니었다. 최근에 버린 듯한 과일 껍질, 비닐봉지, 생수통 등이 이 곳 저 곳에서 발견됐다. 과거부터 버려진 쓰레기를 다 처리하지 못한 채 새로운 쓰레기가 계속해서 모악산에 버려지고 있는 것이다.

한 등산객은 “과거 헬기장 및 정산부근에서 막걸리 등 음식을 팔았는데 그때 버려진 쓰레기가 아닐까 싶다”면서 “아직도 이런 쓰레기가 많다니 충격이다”고 말했다.

또 다른 등산객은 “지금도 아무도 모르게 버리는 쓰레기도 상당한 것 같다”면서 “일부 비양심적인 등산객들로 등산로가 망가지고 있다”고 비난하기도 했다.

과거 모악산은 정상 지점과 금곡사편백숲 교육장~금곡사~야외식탁(금곡사길), 대원사~수왕사~무제봉~산 정상(수왕사길), 모악정 일원 등 4곳에서 막걸리 등 판매가 수년간 이뤄졌다. 하지만 지난 2018년 11월부터 모악산 도립공원은 주요 탐방로와 산 정상 등에서 음주행위 금지구역으로 지정·공고되면서 계도를 거쳐 행정대집행으로 현재는 이 곳에서 장사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 음주행위 금지구역 지정은 2018년 3월 13일 자연공원법 및 시행령 개정에 따라 음주로 인한 안전사고를 막고, 쾌적한 탐방 문화를 조성하기 위해 진행됐다.

모악산 도립공원 관리사무소는 뒤늦게 상황파악에 나섰다.

관리사무소 관계자는 “최근 정상부근에 폐기물이 매립되어 있다는 소식을 전해들었다”면서 “사진으로 확인해본 결과 폐기물이 매립되어 있는 것은 확실해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이달 말 직원들이 직접 올라가 폐기물의 양과 매립위치 등을 정확히 파악할 방침”이라며 “폐기물 처리를 빠른 시일 안에 진행하겠다”고 말했다.

최정규 inwjdrb@nat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