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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인일보) [경인와이드]유적 관리 부실 '고구려 역사' 홀대

'동북공정' 남의 나라 일?…고구려만 '국립 박물관' 없다

 

국립중앙박물관서도 1개실만 다뤄
아차산 '대장간마을' 구리시 공립
구리시 2004년 첫 '국립' 건의 묵살

2013년 정부 연구용역후 흐지부지
보고서엔 "中 전시기관 지속 건립
고대사 인식 균형 위해 국립 시급"

 

 

'조선구마사'부터 아리랑·김치·한복·윤동주까지 중국발 '문화동북공정'을 두고 논란이 끊이질 않는 상황에 우리나라 고대국가인 신라·백제·고구려·가야 중 고구려만 유일하게 '국립' 박물관이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중국에도 '고구려'만 다룬 박물관이 있는데, 우리나라에는 고구려만 국립박물관이 없다는 건 우리 스스로 '고구려'의 역사를 홀대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13일 경기도 등에 따르면 도내 알려진 고구려 유적은 63곳에 달한다. 이 중 경기 북부엔 62곳이 위치해 있다. 한강이 위치한 경기도 지역은 삼국시대 요충지로 고구려·신라·백제 모두 치열한 다툼을 벌였던 곳이다. 이에 따라 우리나라에 위치한 대부분의 고구려 유적은 경기도 내에 위치한다.

하지만 고구려만 전문적으로 다룬 국립박물관은 전무하다. 신라 역사를 '국립경주박물관'이, 백제 역사를 '국립공주, 한성백제박물관'이, 가야 역사를 '국립김해박물관'이 다루고 있는 것과 대비된다.

고구려 역사를 일부 다룬 박물관은 있다. 서울에 위치한 국립중앙박물관 선사·고대관 중 고구려실과 구리시 아차산에 위치한 고구려대장간마을 전시관이 그것이다. 국립중앙박물관 선사·고대관은 고구려·신라·백제·가야·부여·삼한·신석기·청동기·고조선·발해까지 모든 고대사를 다룬다. 이 중 고구려는 1개실에서만 다룬다.

영화 '안시성' 촬영지로 유명한 아차산 고구려대장간마을 전시관은 국립이 아닌 구리시에서 만든 공립전시관이다.

지난 2008년 4월25일 도비와 시비 22억원을 들여 개관한 이 전시관은 국내 유일한 고구려 전시관이지만, 아차산 유역에서 발굴한 일부 고구려 유적을 만날 수 있고 규모 측면에서 다른 고대국가 전문 박물관과 비교가 안 된다는 것이 단점이다.

사실 국립 고구려박물관을 지으려는 시도가 없었던 건 아니다. 아차산에서 17개 보루와 유물 1천500여점 등 고구려 유적이 다수 발굴되자 구리시는 2004년 처음으로 국립박물관 건립을 정부에 건의했지만 묵살됐다.

9년이 흐른 2013년엔 문화체육관광부, 구리시 등이 아차산 일대에 국립박물관을 조성하는 계획을 수립했다. 연구 용역까지 이뤄지며 성사되는 듯했지만, 또다시 흐지부지됐다.

국립 고구려박물관에 대한 당위성은 충분하다. 삼국시대 격전지였던 경기도엔 우리나라 고구려 문화재 중 대부분이 위치해 있고, 건립의 시급함은 지난 2004년부터 이어졌기 때문이다.

당시 용역보고서에서도 "중국에서 고구려 전시교육기관이 지속 건립되는데 우리만 고구려 관련 국립박물관이 부재하다"며 "고대사 인식의 균형을 맞추기 위해 국립 고구려박물관 건립이 시급하다"고 진단했다. → 관련기사 3면([경인와이드]경기도 유적 63곳 중 62곳 북부에…보수·관리 어렵다)

/김동필·이시은기자 phiil@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