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에서 규모가 가장 큰 인천시수의사회 유기동물보호소가 문을 닫으면서 버려지거나 방치된 개들이 갈 곳을 잃었다. 각 군·구가 새로 마련한 보호소는 수용 규모가 작아 입소가 지연되고, 그 과정에서 무분별한 번식이 벌어지고 있다.
20일 찾은 인천 미추홀구 숭의동 한 단독주택 담장 너머로 개들이 짖는 소리가 시끄럽게 들렸다. 인근 건물 옥상에서 내려다본 주택 마당에는 개 수십 마리가 쓰레기 더미 사이를 뛰어다니고 있었다. 그 안에서 번식이 이뤄지는 듯 크기가 작은 강아지들이 많았다.
담당 구청인 미추홀구는 지난해 이 주택에서 키우던 개 40여마리의 소음과 악취(2025년 3월14일자 4면 보도) 등으로 민원이 발생하자, 거주자 A씨로부터 개들에 대한 소유권을 넘겨받았다.
건강 검진을 실시한 뒤 전염병이 없는 9마리를 계양구 다남동에 있는 인천시수의사회 유기동물보호소에 맡겼다. 미추홀구는 심장사상충 감염 등 질병에 걸린 개들을 치료한 뒤 차례대로 보호소에 입소시킬 계획이었다.
하지만 지난해 12월31일자로 이 보호소가 문을 닫으면서 미추홀구는 새 동물보호시설을 찾아야 했다. 모집 공고를 두 차례 낸 끝에 겨우 보호시설로 지정된 곳은 수용 규모가 50마리에 불과한 동물병원이다. 이마저도 연수구, 중구와 함께 사용하다보니 항상 포화 상태여서 개들이 입양돼 자리가 나길 기다려야 한다.
동물병원에 자리가 생기길 기다리는 동안, 이 주택에선 무분별한 번식이 벌어지고 있다. 미추홀구는 지난해 9마리에 이어 이달 초 6마리를 추가로 동물병원에 보냈는데, 그중 두 마리가 생후 1~2달 된 강아지였다. 동물보호단체에서도 3마리를 데려갔지만, 이 집에 남은 개들이 번식을 하면서 40여마리가 방치되고 있다.
미추홀구는 입양이나 입양 전 임시 보호를 원하는 이는 경제지원과 동물보호팀(032-880-4683)으로 문의해 달라고 당부했다. 미추홀구 경제지원과 관계자는 “유기동물을 보호하겠다고 나서는 동물병원이 하나뿐이어서 이곳에 자리가 나는 대로 개들을 입소시키고 있다”면서도 “개들이 계속 새끼를 낳고 있어 구조 속도가 번식 속도를 따라잡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