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인일보) ‘용인 아파트 항타기 한달’ 입주 못하고 시공사와는 거주지원비 마찰

  • 등록 2025.07.03 10:42: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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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민들은 집 밖에서 생활하는데
지난달 19일까지만 지원비 계산
이마저도 지급 늦어져 불만 고조
DL건설 “서류 미제출로 못준 것”
비대위 “지원 보장기간 확대해야”

용인 항타기 전도 사고가 한 달이 가까워지고 있는 가운데 피해 아파트 주민들과 사고 현장 사업관계자 간의 ‘거주지원비’ 문제가 도마에 올랐다.

 

2일 찾은 용인시 기흥구 서천동의 항타기 전도 사고 피해 아파트 현장. 전도되며 아파트를 때린 항타기는 공사장 바닥에 해체된 채 있지만, 그 옆 건물 꼭대기인 15층은 파손된 베란다가 검은색 천막으로 뒤덮인 채 임시 조치만 된 상태였다.

 

사고수습 아파트 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 등에 따르면 현재까지 피해를 본 해당 아파트 건물의 60세대 중 절반 이상이 아직 복귀하지 못한 것으로 파악됐다. 여전히 충격으로 인한 붕괴 등에 대한 우려 때문이다.

 

이들은 호텔과 모텔 등의 숙소, 원룸의 월세 생활, 친인척 집에서 지내는 것으로 전해졌다.

 

최근 비대위는 정밀안전진단을 위한 업체를 선정하고, 조만간 자체 안전진단을 진행할 예정이다. 1개월 이상 소요될 것으로 판단하고 있으며 진단을 통해 안전을 충분히 확보한 후 60세대 모두 입주하겠다는 게 비대위의 계획이다.

 

앞서 지난달 5일 오후 10시 13분께 인덕원∼동탄 복선전철 공사 현장에서 항타기가 해당 아파트로 넘어지는 사고가 발생했고, 긴급대피명령이 내려지면서 60세대 전원이 대피했다.

사고 구간의 시공사인 DL건설은 사고 직후 안전점검을 진행하고 “거주안전 충분”이라는 내용의 결과보고서를 주민들에게 전달하며 사고 발생 2주 차인 지난달 19일까지 입주할 것을 안내했다.

 

거주비 역시 사고가 발생한 지난달 5일부터 19일까지 계산된 일일 금액을 지원하겠다고 설명했다. 양측이 합의한 거주비는 세대당(4인 가족 기준) 1일 48만원이다.

 

반면 비대위 측은 사고 당사 업체가 진행한 진단의 결과를 신뢰할 수 없다며 반발했고, 주민 자체 안전진단이 끝나 입주하는 시점까지의 거주비 지원을 보장해달라는 입장이다.

 

이후 DL건설 측과 지난달 20일 이후의 지원 규모 등에 대해 협의를 진행하고 있지만, 지급을 약속한 19일 이전까지의 거주비도 이날까지 지원되지 않는 등 늦어지면서 불만이 커지고 있는 상태다.

비대위 관계자는 “시공사 측에서 주관한 안전진단은 일방적으로 진행해 피해 주민들은 충분히 믿지 못하고 있다. 그런 상황에서 19일까지 입주를 통보하는 건 사실상 협박”이라며 “아직도 거주비가 한 푼도 지원되지 않아 피해 주민들은 한 달 가까이 자비로 집 밖에서 임시 거주하고 있다. 주민 주도의 자체 진단이 끝날 때까지 지원비가 지급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DL건설 관계자는 “19일까지는 입주민의 불편과 요청을 모두 수용해 거주비 지원을 합의했고, 곧 지급할 예정이며 비대위에서 통장 계좌 등 서류를 미제출해 지급을 못 하고 있던 상황”이라며 “입주민 추천 안전진단 업체 선정이 한달 가까이 지연되며 어려운 상황이지만, 20일 이후 주거비는 타 지역 판결 사례 등 객관적 기준을 고려해서 지급 논의중”이라고 설명했다.

고건기자 gogosing@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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