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한민국의 미래를 향한 선택의 날이 밝았다. 갑작스런 비상계엄, 뒤이은 대통령 탄핵으로 촉발된 이번 대선은 그 어느 때보다도 극심한 갈등과 분열 속에 치러지게 됐다. 글로벌 통상 환경의 변화 등으로 대외적 어려움조차 가속화되는 추세다.
대통령 탄핵에 따른 대선 특성상 인수위원회조차 꾸리지 못하고 곧바로 새 정부를 이끌어야 하는 신임 대통령에겐 그 어느 때보다도 과제가 산적해 있다. 사회 통합을 이루고 오랜 경기 침체로 수렁에 빠진 민생을 살리는 한편, 심화하는 미·중 갈등 속 한국에 도래할 각종 위험에 대응해야 한다.
안팎의 위기를 극복할 방안과 더 나은 내일을 만들 비전을 제시했어야 할 대선 후보들은 유감스럽게도 원색적인 네거티브 공방으로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오죽하면 23년 전 대선 토론회 영상이 ‘지금과 달랐던 품격 있는 토론’으로 소환돼 큰 인기를 끌 정도였다. 각 후보들이 내건 공약들도 구체적인 실현 방안이 빠진, 구호에 가까운 내용이라는 비판이 분야와 정당을 막론하고 제기됐다.
그럼에도 이미 많은 유권자들이 투표를 마쳤다. 사전투표 기간이 모두 평일이었기에 투표율이 앞선 선거보다 저조할 것이라는 예측이 우세했지만, 최선은 이루지 못할지라도 최악은 막으려는 유권자들의 열망은 예상보다 뜨거웠다. 경기도·인천광역시 유권자 3명 중 1명 꼴이 사전투표로 소중한 한 표를 행사한 가운데 아직 그보다 더 많은 유권자들이 오늘, 미래를 향한 선택의 기로에 선다.
각 대선 후보들도 ‘소중한 한 표’를 자신에게 행사해줄 것을 호소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는 “실천으로 성과를 만들어 온 충직하고 유능한 일꾼 이재명이 위대한 국민과 함께 진짜 대한민국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김문수 후보는 “있어서는 안 될 비상계엄에 대해 다시 한번 사과드린다. 국민의 뜻과 염원을 받들어 오직 국민과 나라를 위한 길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이준석 개혁신당 후보는 “대한민국의 미래, 보수의 생존, 젊은 세대의 희망을 위해 결단을 부탁드린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