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일보) 관급공사 5년간 1660억 미집행…건설경기 ‘침체의 늪’

  • 등록 2025.04.08 09:23: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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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태민 의원, 착공 후 중단된 장기계속계약 사업 64건 달해

제주지역 건설경기가 불황의 늪에 빠진 가운데 공공 분야마저도 예산이 제 때 투입되지 않으면서 건설업체들이 줄 폐업하고 있다.

 

7일 고태민 제주도의회 의원(국민의힘·애월읍갑)이 도정질문에서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최근 5년(2021~2025년) 동안 착공 후 중단된 관급공사는 64건에 계약금액은 총 1660억원에 달했다.

 

고 의원은 “관급공사 중 장기계속계약 사업의 경우 제주도가 공사기간별로 예산을 반영하지 않으면서 공사가 지연되거나 중단되고 있다”며 “올해 추경예산안을 보면, 예산 미반영으로 중단된 관급공사는 37개 사업장에 757억원에 달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올해 1개 사업장 8억원 규모가 추경에 반영된 것은 지역 국회의원이 특별교부세로 확보한 것”이라고 꼬집었다.

 

오영훈 지사는 “공공분야 공사가 중단되는 사례는 절차 미이행과 예산 미반영, 민원 발생, 계절 요인 등 4가지 사유로 꼽을 수 있다”며 “이 가운데 절차가 진행되지 못해 예산이 반영되지 못한 사례가 가장 많다”고 답했다.

 

이어 “추경을 편성할 때는 시설비는 연내 사업이 완료되는 사업을 우선 편성하고, 사안의 시급성을 판단해 예산을 편성하고 있고, 건설경기 활성화를 위한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날 오후 의사진행을 맡은 강충룡 부의장(국민의힘·송산·효돈·영천동)은 “터파기만 한 채 2년 동안 공사가 중단된 도로가 부지기수”라며 “3000만원만 투입해도 흙먼지가 날리지 않을 것”이라고 꼬집었다.

 

이날 고태민 의원이 한국은행 제주본부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도내 건설수주액은 2022년 2조2766억원, 2023년 1조6430억원, 지난해 1조2939억원이다. 연간 감소액은 6336억원(27.8%)과 3291억원(21.2%)에 이른다.

 

건설경기 불황으로 건설업 취업자 수는 2022년 3만6000여명, 2023년 3만4000여명, 지난해 3만1000여명으로 매년 2000~3000명의 인력이 감소했다.

 

고금리와 미분양 사태, 관급공사 예산 부족 등으로 건설업계가 벼랑 끝으로 내몰리고 있다.

 

대한건설협회 제주도회에 따르면 지난해 종합건설업 23곳과 전문건설업 63곳이 폐업했다. 올해 3월 말까지는 종합건설업 10곳이 폐업했다.

 

부동산 경기 침체로 주택 공급 시장도 위축됐다. 올해 2월 말까지 주택 인허가는 221가구로, 전년 동기 대비 70.1%나 급감했다. 같은 기간 착공된 주택도 296가구로, 전년 대비 73.8% 감소했다.

 

이 같은 수치는 2009년 이후 가장 적은 물량으로, 업계에서는 고금리와 공사비 상승, 미분양 사태로 신규 주택 공급이 크게 줄어든 것으로 분석했다.
 

좌동철기자 roots@jej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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