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목포는 전남의 정치 1번지로, 6·1 지방선거 전남지역 최대 격전지로 꼽힌다. 초박빙의 접전 속에 치러진 지난 2018년 제 7회 지방 선거 만큼 이번 선거도 결과를 가늠하기 어려울 정도로 엎치락뒤치락 대혼전 중이다. 최근 발표된 언론사 여론조사 결과에서도 조사마다 선두가 뒤바뀌는 등 불꽃 튀는 접전을 벌이고 있다.
이 때문인지 표심(票心)을 드러내지 않으려는 유권자들의 속내도 감지된다.
24일 찾은 목포의 대표적 원도심인 중앙시장과 여객선터미널 인근 선창가에 즐비한 홍어거리, 하당 신도심에서 만난 주민들도 그랬다. 선거철만 되면 정치인들이 빼놓지 않고 들르는 전략적 관심지역이지만 상인들에게 선거 얘기를 듣기는 쉽지 않았다.
“난 아무것도 몰라요”라며 고개를 돌리는가 하면 “아직 생각안해봤어요.투표장 가 봐야 알지”라며 속내를 꼭꼭 숨겨놓고 자리를 피하는 상인들이 많았다. 그래도 격전지인 만큼 한 마디씩 흘리는 말 속에서 표심을 드러내기도 했다.
중앙시장 입구에서 만난 상인은 “지난 4년 간 달라진 게 없어요. 해준 것도 없고…”라며 판세를 묻는 기자 말을 무뚝뚝하게 끊었다. 다른 상인은 “평상시에 잘 해야지, 한 번 봤네. 선거 운동 기간이라는데…”라고 하자 “그 후보 말고 다른 후보는 한 번도 못 봤는데…”라고도 했다.
“행정을 매끄럽게 했잖아, 시장 주민들 민원 넣으면 허투로 듣지 않고.”(김종식 후보), “케이블카 성공적으로 했지, 전임 시장이 벌여놓은 대양산단 빚 도 잘 갚았잖아”(박홍률 후보)라며 은근히 자신들이 지지하는 후보 얘기도 흘렸다. 하지만 시장 안에서 만난 상인들이 후보들에게 바라는 것은 같았다.
“우린 다른 거 바랄 게 없어요. 시장만 활성화시켜 사람들 많이 왔으면 좋겠어요.”
다른 상인은 “코로나 여파도 있지만 곳곳이 비어 임대를 내놨는데 여태껏 비어 있다”면서 “임대료를 지원해 청년 등을 입주시켜 북적북적 하게 만들어줬으면 좋겠다”고 희망사항을 말하기도 했다.
선창가 홍어거리에서 만난 상인들도 “목포는 항구 아니냐”면서 “선창이 살아야 목포 경제가 살아난다. 뱃고동이 사라졌더라도 활력을 찾아줄 사람이면 된다, 사람보고 뽑아야지, 안 그러냐”고 반문했다.
후보들도 이같은 지역 정서를 감안해 원도심 활성화, 국제해양관광도시 건설을 핵심 공약 첫 머리에 올리며 “현안을 해결할 적임자”라며 표심잡기 경쟁을 펼치고 있다. 목포대 의대·대학병원 유치, 목포·신안·무안 통합 등도 후보간 앞다퉈 내놓은 대표 공약이다. 목포의 상징인 삼학도 개발을 둘러싼 후보 간 이견이 극심한 상황에서 주민들이 어느쪽 손을 들어줄 지도 주목할만 하다.
민주당 대세론이 깔려있는 ‘텃밭’이지만 반 (反) 민주당 정서가 읽혀지는 점은 눈여겨볼 관전 포인트로, 민주당 김종식 후보와 무소속 박홍률 후보 간 양강 각축 속에서 정의당의 여인두 전 목포시의원의 “거대 집권당에 짓밟힌 지역민들의 목소리를 되찾아 드리겠다”는 외침이 얼마나 먹혀들지도 관심사다.
지난 선거에서 치열한 접전을 벌였던 민주당 김종식 후보와 무소속 박홍률 후보의 얽히고 설킨 인연도 빼놓을 수 없다.
김 후보는 완도, 박 후보는 진도 출신으로 김 후보는 4년 전 292표 차이로 박 후보를 누르고 시장에 당선됐다. 이번 선거도 여론조사마다 선두가 달라지면서 박빙 접전 속에서 두 후보 간 리턴 매치 형태로 흘러가는 양상이다.
하당·옥암·부흥·부주동 등 신도심 일대의 표심은 김 후보측을, 용당·산정·동명·삼학·유달동 등 원도심 일대 표심은 박 후보측에 기울었던 지난 선거 결과가 어떻게 달라질 지도 관심사다. ‘목포는 항구다’라는 말 답게 1980억원대 위판 금액을 올리며 선창 경제를 이끌어가는 수협과 일대 상인들의 표심의 결과도 주목할만하다.
/김지을 기자 dok2000@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