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춘천시립국악단의 창단공연 ‘시작(See:作)-작품을 보다, 시작을 보다’가 지난 27일 춘천문화예술회관에서 다채롭게 펼쳐졌다.
소리·춤·음악 어우러진 잔치
관객들 흥에 겨워 함께 춤춰
타악·마당놀이 몰입도 최고
지역 이야기 '춘천별곡' 눈길
고유의색 갖춘 무대 기대모아
“반갑소 반갑구려 반갑지 않소~(춘천별곡 中)”
그야말로 반갑고도 맛깔스러운 국악 선율이 넘실댔다. 지난 27일 춘천문화예술회관 무대에 오른 춘천시립국악단의 창단공연 ‘시작(See:作)-작품을 보다, 시작을 보다'는 한바탕 잔치였다.
시립국악단원들뿐 아니라 단성 이춘희 선생, 채향순세종전통예술단, 타악단 인풍류 등 협연자들도 대거 무대를 장식하며 춘천시립국악단의 출발을 응원했다. 막이 내리고도 흥에 겨워 춤을 추는 관객이 있을 만큼 노래와 춤, 음악이 어우러진 신나는 공연이었다. 춘천문화예술회관 1·2층에 가득 찬 시민의 코로나19로 지친 마음을 달랠 만큼 힘찼다. 1시간이 조금 넘는 시간 동안 휘몰아치는 타악 연주와 눈을 뗄 수 없는 버나놀이를 비롯한 마당놀이, 숨죽여 소리에 집중하게 하는 무대가 적절히 섞이며 관객들을 푹 빠뜨렸다.
뒤뚜루농악보존회, 사암리농악보존회, 우두농악보존회 등 춘천농악단연합회의 신명 나는 농악으로 시작해 모두를 들썩이게 한 공연에 이어 출연진들은 춤을 추며 춘천별곡을 들려줬다.
‘나라를 되찾고자 의병들이 일어서던, 봉필이와 점순이의 이야기가 펼쳐지는' 등의 가사로 지역의 인물과 이야기, 자랑거리를 풀어냈다. 또 ‘오늘도 내일도 모레도 뭐래도 춘천시대'라는 직관적인 가사가 관객들의 흥을 돋웠다. 공연 중간중간 춘천 처녀장사 타령, 춘천 목화따는 소리, 춘천 아라리, 소양강 뗏목아리랑 등의 소리도 들을 수 있었다. 다소 낯설기도 했지만, 소멸되지 않고 잘 이어져야 하는 지역의 소리를 통해 한국음악의 가치를 이어 나가겠다는 춘천시립국악단의 정체성을 생각하게 하는 시간이기도 했다.
춘천시립국악단의 시작은 첫 공연인 만큼 국악의 매력을 느낄 수 있는 흥겨움에 주안점을 둔 것으로 해석된다. 그 시작을 제대로 알린 만큼 이제 민요단원으로 구성된 시립국악단만의 실력으로 전체를 이끌어 갈 수 있는 공연도 선보일 필요가 있다. 시립국악단의 시작을 반갑게 맞은 관객들의 기대에 부응해 지역 고유의 콘텐츠를 발굴하고 개발, 국악단의 색깔이 좀 더 짙게 묻은 공연을 볼 수 있을지 기대된다.
이현정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