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일보) 머리카락 가매장했던 6.25전쟁 전사자 '70년 만의 귀환'

  • 등록 2021.12.08 10:4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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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정 충혼묘지에 있던 고(故) 송달선 하사(1925~1951) 유품함 이장 준비
국가보훈청, 국립제주호국원 1호 안장자로 선정, 8일 안장식 개최
동생 송치하씨 "양지바른 호국원에 안장, 하늘에 계신 형님 영혼 위로"

 

“머리카락으로 가매장했던 형님의 유해를 찾은데 이어 국립제주호국원의 양지바른 곳에 유해를 안장하게 돼 더는 여한이 없습니다.”

송치선 6·25참전유공자회 제주도지부장(91)은 7일 서귀포시 대정읍충혼묘지에 가매장됐던 형님인 고(故) 송달선 하사(1925~1951)의 머리카락이 담긴 유품함에 태극기로 덮고, 묵념을 올렸다.

이곳에 가매장됐던 고인의 유품을 국립제주호국원으로 이장하기 위해서다.

대정읍 무릉리가 고향인 송달선·송치선 형제는 1950년 6·25전쟁이 발발하자, 형은 육군으로 동생은 해병으로 참전했다.

동생 송치선씨는 해병 3기로 인천상륙작전과 서울수복작전, 도솔산전투에 참전해 귀환했다.

육군 11사단에 배속된 형 송달선씨는 1951년 5월 설악산 인근에서 북한군과 치열한 고지전을 벌이다 전사했다.

육군은 빗발치는 총탄과 폭격 속에서 전사한 그의 유해를 찾을 수 없게 되자, 보관 중이던 송 하사의 머리카락과 전사통지서를 제주에 있는 가족에게 보냈다.

국방부 유해발굴감식단은 지난 10월 강원도 인제군 용대리에서 발굴된 유해 4구 중 1구가 송 하사임을 확인, 동생인 송치선 지부장에게 알렸다.

송 지부장은 “어머니는 두 형제 중에 저만 살아서 돌아오자, 형님을 대정충혼묘지에 가매장한 후 3일장을 치렀다”며 “다행히 형님의 아들이 아버지를 찾기 위해 제주보건소에서 유전자를 채취해 놓으면서 전사한 형님의 유해를 확인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강원도 산골짜기에서 전사한 형님의 유해를 70년 만에 찾았고, 국립제주호국원에 안장하게 돼 형님의 영혼을 위로하게 됐다”고 밝혔다.

부인과 1남 1녀를 두고 26살에 전사한 송달선 하사 유해가 가족의 품으로 돌아온 데 이어 국립제주호국원 1호 안장자로 결정됐다.
 

 

국가보훈처는 8일 국립제주호국원 개원식에서 1호 안장자인 송 하사의 안장식을 진행한다. 고인의 손녀인 송가을씨는 할아버지께 바치는 편지를 낭독한다.

제주지역 보훈가족의 숙원 사업인 국립제주호국원은 제주시 노형동 현충광장(옛 제주시충혼묘지)에 조성됐다.

국가보훈처는 505억원을 투입, 27만㎡ 부지에 봉안묘 5000기·봉안당 5000기 등 1만기를 안장할 수 있는 국립 현충시설을 조성했다. 이곳은 기존 제주시충혼묘지를 포함해 9개 묘역이 조성됐다.

국가보훈처는 관계자는 “제주는 섬이라는 지리적 여건으로 서울·대전현충원에 국가유공자를 안장하기 어려웠다”며 “국립제주호국원은 참전·독립·민주유공자까지 안장이 가능한 전국 최초의 통합형 국립묘지”라고 말했다.

안장 대상은 도내 14곳의 충혼묘지에 안치된 국가유공자 3200여 기와 6·25전쟁 참전자 8558명(전사 2022명), 베트남전 참전자 2345명(전사 106명) 등이다.
 

 

좌동철 기자 roots@jejunews.com

좌동철 기자 roots@jej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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