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뜸과 침술의 달인’ 구당(灸堂) 김남수 옹이 별세했다. 향년 105세.
구당은 노환으로 상태가 급격히 나빠져 27일 오후 4시30분 장성 자택에서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회복하지 못했다. 빈소는 장성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됐고 발인은 29일 오전 9시다.
구당은 1915년 전남 광산군(현 장성군)에서 태어나 부친인 김서중씨에게 한학과 침구학을 배워 28살 때인 1943년 서울 동대문에서 남수침술원을 개업했다. 그의 구당은 ‘뜸(灸)을 뜨는 집(堂)’이라는 뜻이다.
구당은 100세가 되던 해인 2015년 10월 고향 장성으로 돌아가 무극보양뜸센터를 열고 침과 뜸을 놓는 무료 의료 활동을 이어왔다. 그가 창안한 무극보양뜸은 소우주인 인체의 기혈과 음양오행의 평형 원리를 조화시킨 경혈 12곳(여 13곳)에 뜸을 뜨는 면역요법으로 알려져 있다.
구당이 한의학계에서 논쟁의 대상이 됐다. 2008년 방영된 공중파의 추석 특집프로그램 ‘구당 김남수 선생의 침뜸 이야기’가 두 편이 방송되면서 뜸 치료 열풍이 고조되면서다. 당시 구당이 소설가 조정래, 시인 김지하, 배우 고(故) 장진영, 수영선수 박태환 등 유명 인사들에게 시술한 사실도 알려지면서 ‘현대판 화타’로 유명세를 탔다.
이에 한의사협회는 “구당이 침구사가 아닌 침만 놓는 침사로 뜸을 뜰 수 없다”고 지적하면서 ‘무자격 의료 행위’로 제소하면서 위기를 맞았다. 서울시도 2008년 10월 구당의 남수침술원 의료행위를 45일간 정지하는 자격 정지처분을 내렸다. 법원도 서울시의 손을 들어줬다.
그러나, 헌법재판소는 2011년 11월 “침사 자격만으로 뜸 시술을 하는 것은 사회통념상 용인할 수 있다”며 그의 족쇄를 풀어줬다.
박진국 기자 gook72@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