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로 인해 많은 이들이 일찌감치 예약했던 여름 항공권을 취소해야 했다. 아쉬운 맘에 어디라도 가고 싶지만, 여전히 휴대폰에서 울리는 코로나 경고 메시지가 답답하다. 이런 고민을 하는 이들을 위해 한국관광공사가 코로나 시대, 사람들과 접촉이 거의 없는 안전한 여행지, ‘비대면(언택트) 관광지’ 100곳을 제안했다. 100곳의 관광지 중 부산에서 가까운 경남·북의 비대면 명소들을 추천한다.
걸음걸음 생생한 파도 소리
▶경북 포항 호미반도 해안둘레길
전국에 둘레길이 많지만 바로 옆에 바다가 있고 파도가 치는 해안둘레길은 대한민국에서 호미길 하나뿐이라는 말이 있다. 왼쪽으로는 푸른 동해 바다가 끝없이 펼쳐지고, 오른쪽으로는 수놓은 듯 보랏빛 해국이 펼쳐진다.
아름답고 기묘한 바위를 감상하면서 파도 소리에 맞춰 리드미컬하게 걸으면 절로 힐링이 되는 것 같다. 일출이나 일몰 시간에 떠오르는 해를 보거나 혹은 지는 해를 보면서 걸으면 황홀한 광경에 벅찬 감동이 밀려온다. 야간에 바다에 어른거리는 달빛을 보면서 걷는 것도 로맨틱해서 많은 여행자들의 버킷리스트에 올라있을 정도이다.
경북팔경 제1경 탄성이 절로!
▶경북 문경 진남교반
기암괴석과 깎아지른 듯한 층암절벽이 이어지고 강 위로 철교·구교·신교 등 3개 교량이 나란히 놓여 있어 자연과 인공의 조화가 멋져 경북팔경 중 제1경으로 꼽힌다. 영강의 기암괴석과 원삼국시대의 성으로 추정되는 고모산성, 고부산성이 어우러져 빼어난 경치를 자랑한다.
낙동강 지류인 가은천과 조령천이 영강에 합류하였다가 돌아나가는 지점으로, 아름드리 노송이 우거진 숲 앞으로 넓은 모래사장이 펼쳐지고 주차장·휴게소·인공폭포 등이 마련돼 있어 여름철 휴양지로 추천한다.
쭉쭉 뻗은 나무 아래서 休~
▶경북 영덕군 벌영리 메타세쿼이아숲
개인이 정성스레 심어 기른 메타세쿼이아가 아담한 숲을 이룬다. 입구부터 쭉쭉 뻗은 나무를 바라보면, 모든 일이 잘 풀릴 것 같은 기분이 든다. 측백나무와 편백의 향기는 그 느낌을 더욱 배가시켜준다. 일반인에게 무료로 개방하고 있어 삼림욕을 즐기며 휴식을 취하기에 매우 좋다.
잘 알려지지 않은 곳이라 인적이 드문 편이다. 여행전문가들이 나만 알고 싶어 하는 여행지라고 말할 정도이다. 그렇게 크지 않은 공간이지만 나무들이 깔끔하게 정리돼 있어, 걷고 싶어지는 기분이 든다. 나뭇가지를 밟는 소리가 선명하게 들릴 정도로 조용해서 귀가 정화되는 기분이 든다.
황홀한 맥문동 보랏빛 물결
▶경북 성주군 경산리 성밖숲
수해를 예방하기 위해 조성된 수해방비림이다. 수령이 300~500년 정도로 추정되는 왕버들 나무가 4~5월이면 이 곳을 연둣빛으로, 8월이면 야생화 맥문동의 보랏빛으로 장관을 이룬다.
1999년에 국가지정 천연기념물 제403호로 지정돼 보호 관리되고 있다. 풍수지리설에 의한 비보임수인 동시에 다양한 역사적 스토리를 간직하고 있다. 주변에는 보기 드문 배치 방법으로 지어진 성주향교와 옛 관아 건물 중 하나인 성산관, 한국 주거사 연구에 중요한 자료인 만산댁, 배리댁이 자리하고 있어 전통도시로서의 역사자원이 풍부하다.
성밖숲 주변에 조성된 성밖숲 산책길은 성주읍의 서쪽으로 흐르는 이천변에 조성된 산책길로 성밖숲을 찾는 방문객에게 쉼을 선물한다.
아하, 천년 대장경 배우기
▶경남 합천군 대장경테마파크
2011년은 고려대장경 간행 천년을 맞이한 해였다. 유네스코 세계문화재에 등록된 고려 ‘재조대장경’의 우수성과 역사성을 알리고, 새롭게 다가올 천년을 준비하고자 ‘2011 대장경천년세계문화축전’을 열었다. 행사 때 합천군 가야면에 대장경기록문화테마파크를 조성했다.
천년을 이어 온 대장경의 역사적, 문명적 의미를 재조명하고, 인류 공동유산으로서의 가치를 재발현하는 공간으로, 천년을 이어왔던 장경판전의 숨겨진 과학까지 엿볼 수 있다.
야외조각물들이 볼만하고 널찍한 공간에 체험 시설들이 떨어져 있어 붐비지 않고 여유롭게 돌아볼 수 있다. 3D 영상 홀로그램으로 나오는 대장경은 아이들이 특히 감탄하며 좋아한다. 어떻게 글자를 새겼는지 모형을 만져보고 직접 조각해볼 수 있어 아이들과 여행 가기 좋다.
연못 위 나무다리서 인생샷
▶경남 산청군 수선사
지리산 웅석봉 아래 자리 잡은 산청 수선사는 전통문화와 자연환경, 현대 감성이 공존하는 특별한 공간이다. 수선사는 정갈하면서도 단아한 풍경을 자랑하는데, 특히 연못과 정원이 아름다운 사찰로 사람들에게 마음의 안식처이자, 힐링할 수 있는 장소로 알려져 있다.
예쁜 연못이 유명한데 나무다리를 통해 연못을 건널 수 있고, 연못에 핀 연꽃이 무척 아름다워 사진작가들이 특히 이곳을 좋아한다. 수선사의 유명한 명소중 하나가 절에 있는 카페이다. 카페에 앉아 연못을 보며 마시는 차 한잔은 잊지 못할 수선사 여행의 추억이 된다.
작은 절이고 아직 많이 알려지지 않지만, 다녀온 이들은 너무 넓지 않아 산책하기 좋고 절로 힐링이 되는 기분이라고 말한다.
내 손으로 만드는 분청도자
▶경남 김해 분청도자박물관
흙, 물, 나무, 불의 조화 속에 완성되는 예술품 도자기. 김해는 철기시대부터 도자 문화가 발달했다. 1907년 회현리 패총에서 발견된 김해토기는 철기시대의 것으로 당시 김해의 도자기 제작기술이 뛰어났음을 증명한다.
2007년 건립한 분청도자관은 가야시대부터 조선시대에 이르기까지 찬란했던 김해 도자기의 전통성과 분청사기의 우수성을 보여준다. 분청도자를 직접 체험할 수 있는 다양한 콘텐츠가 준비돼 있고 실제로 도자기를 만들 수도 있다.
분청도자박물관에 왔다면 옆에 있는 클레이아크 김해미술관까지 돌아보면 도자에 대한 새로운 흥미를 가질 것 같다.
김효정 기자 teresa@busa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