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일보) 문화예술거리 중심이자 50년 추억 서린 옛 산호다방건물 철거 기로

  • 등록 2020.07.20 11:17:39
크게보기

건물 정면 외벽 '티셔츠 벽화' 빗물 등으로 훼손… 방수·보존 위한 지원 절실
건물주 재정난 등 관리 한계로 철거 고려

 

대전 원도심 문화예술거리의 중심축이자 50여 년의 추억이 깃든 중구 대흥동의 옛 산호다방 건물이 철거 기로에 놓였다.

낡은 외벽 위로 옷걸이에 걸린 흰 스웨터 하나가 대형벽화로 그려진 건물은 옛 모습을 고스란히 간직한 채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고 있다. 지난 2012년 대전시립미술관이 기획한 '예술을 통한 도시 재생전'의 결과물로 당시에 그려진 다른 건물들의 벽화가 대부분 사라졌지만, 옛 산호다방 건물의 흰 스웨터 벽화만 상징처럼 남으면서 현재 원도심을 대표하는 근대 건축물로 자리 잡고 있다. 특히, 최근 원도심 재개발 등으로 인해 근대건축물이 민간에게 매각돼 외형을 잃거나 하나둘씩 철거되고 있는 가운데 옛 산호다방은 옛 추억과 향수를 불러일으키며 전국 관광객들의 발길과 눈길을 사로잡는 명소 아닌 명소가 됐다.

하지만 해당 건물주가 현재 대형벽화 관리와 보존의 어려움으로 벽화를 없애거나 옛 산호다방 건물의 철거까지 염두에 놓고 있어 논란이 예고된다. 벽화가 그려진 외벽의 경우 방수 처리와 코팅 처리가 어려워 비가 내릴 경우 물이 스며들어 작품 훼손 뿐만 아니라 건물 내구성에도 큰 영향을 끼치기 때문이다.

옛 산호다방 건물주인 정모 씨는 "그동안 옛 산호다방 벽면에 설치된 벽화를 보존하고자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방수를 위해 전문가를 초빙해 자문을 받아본 결과 지붕이나 다른 곳은 특별한 어려움 없이 방수처리를 할 수 있지만 벽화를 살리기 위해서는 비용 지불이 만만치 않다고 견적이 나왔다"며 "앞서 다른 외벽은 방수처리를 다 했고 벽화가 있는 외벽은 재정난 등으로 2018년 때 원도심 활성화 사업을 진행한 중구에 지원을 요청했지만 예산 부족으로 거절당했다. 최근 '구청장에 바란다'에 최소한 도로 벽화 부분만 방수처리를 해달라고 지원을 건의했지만 아직까지 답변이 없다"고 말했다.

현재 벽화는 정기적으로 코팅·방수 처리가 전혀 되지 않아 벽이 바스러지거나 균열이 생기며 조금씩 훼손되고 있어 작품 보존을 위한 대책이 시급한 실정이다. 또한, 작품 외벽의 내구성 저하로 균열이 생긴 일부분이 붕괴 우려도 있다.

정 씨는 "겨울이 되면 외벽에 스며든 빗물들이 얼고 풀어지고 반복하면 붕괴 위험도 있다"며 "올해 여름까지 해결이 안 될 경우 건물 철거도 고려 중"이라고 밝혔다.

중구 관계자는 "현재까지 정해진 사항은 없지만 문화체육과, 위생과, 도시활성화과, 건축과 등 4개 부서의 의견을 취합해서 20일까지 서면으로 지원 여부를 전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김동희 기자 innovation86@daejonilbo.com

 

 

 

 

 

 

 

 

김동희 innovation86@daejonilbo.com
Copyright ©2019 팔도타임스. All rights reserved.

한국지방신문협회 서울특별시 중구 세종대로 124, 1310호 (태평로1가, 한국프레스센터) 등록번호: | 발행인 : 박진오 | 편집인 : 박진오 | 전화번호 : 02-733-7228 Copyright ©2019 한국지방신문협회.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