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여 나성(사적 제58호) 성곽 정비로 백제시대 고대 도성 체계를 보다 더 한눈에 파악할 수 있게 됐다.
문화재청과 부여군은 능산리 사지 옆 기존 정비구간부터 그 아래 옛 국도까지 정비되지 않은 채 남아 있던 부여 나성 성곽 170m에 대한 정비를 시작한다고 16일 밝혔다.
앞서 나성 정비는 동문지 주변 산과 들을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다. 이번 정비 구간은 동문지 북쪽 옛 국도와 연접한 지역으로 성돌 대부분이 유실돼 돌을 새로 가공해야 하는 등 어려움이 따르는 곳이다. 문화재청은 주변 능산리 사지와 능산리 고분군을 보러 오는 관람객들이 많기 때문에 석벽을 복원해 정비하기로 결정했다. 현재 문화재 수리업체 선정을 마쳤으며 오는 24일 착공해 2021년 4월에 마무리할 예정이다.
부여 나성은 백제의 수도 사비를 방어하기 위해 쌓은 성으로 수도의 안과 밖을 구분하는 상징성도 갖고 있다. 왕성을 포함한 도시 전체를 둘러싼 '도성(都城)'으로 동아시아에서 중국 북위의 낙양성과 함께 가장 이른 시기인 6세기경에 만들어진 것으로 알려져 있다. 현재 고고학적으로 확인된 6.3㎞ 중 4.5㎞ 가량은 세계유산으로 등재돼 있다.
문화재청 관계자는 "이번 정비로 도시를 둘러싼 성곽 외에도 도시 밖에 조성된 왕릉인 부여 능산리 고분군(사적 제14호), 왕실 사찰로서 백제 금동대향로(국보 제287호)와 부여 능산리사지 석조사리감(국보 제288호)이 출토된 부여 능산리 사지(사적 제434호) 등을 통해 백제가 완성했던 고대 도성 체계를 더욱 쉽게 체감할 수 있게 될 것"이라며 "성곽은 이번 정비구간 남쪽의 옛 국도와 왕포천, 새로 난 국도로 인해 얼마간 끊겼다가 다시 이어지는데, 그곳에 동문지가 확인됐고 주변으로 수문이 있을 것으로 추정돼 이 구간도 장기적인 계획을 세워 정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동희 기자 innovation86@daej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