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도 너무 떨리네요. 그래도 최선을 다해서 후회 없어요! 오늘은 연기 레퍼토리와 손담비 ‘토요일 밤에’ 안무를 선보였는데 좋은 결과가 있으면 좋겠네요” 오디션을 마치고 대기실로 돌아온 이유진(여·27) 씨가 떨리는 목소리로 답했다. 심사 내내 재기발랄, 패기 있던 모습과는 사뭇 대조적이었다. 지난 5일 광주예술의전당 내 광주시립극단 연습실은 아침부터 가득 모인 배우들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이날은 광주시립극단이 내달 선보이는 ‘섬 옆의 섬’ 객원배우 오디션이 있는 날이었기 때문, 지원자들 상당수는 무대경험이 있었지만 오디션이라는 중압감 때문에 긴장한 기색이 역력했다. 정범종 작가가 쓴 ‘섬 옆의 섬’은 지난 2020년부터 광주시립극단이 격년제로 개최하고 있는 창작희곡공모 2회 당선작이다. 목포 출신 극작가 김우진, ‘사의 찬미’를 부른 윤심덕의 현해탄 투신 에피소드를 정안나 연출가가 새롭게 해석해 남도 다도해 주민들이 겪는 시대적 아픔과 희망을 극화(劇化)하는 시놉시스다. 이날 오디션에는 일반 면접과 다른 분위기가 감돌았다. 지원자들은 저마다 자신을 각인시킬 수 있는 방법으로 오디션에 임했다. 어떤 이는 개성있는 모습으로 부채를 흔들고 등장하는가 하면, 어
경기도가 흥선대원군의 묘소인 남양주 '흥원' 일대를 역사문화공원으로 조성, 도민에게 개방했다. 흥원은 조선 제26대 왕인 고종의 아버지인 흥선대원군 이하응의 묘역으로 1978년 10월10일 경기도 기념물 제48호로 지정된 문화재다. 흥선대원군 사망 이후 고양군 공덕리(현 서울 공덕동)에 조성됐고 1908년 파주군 대덕리에 이어 1966년 현재 장소인 남양주시 화도읍 창현리 산22-2로 이장됐다. 경기도는 2018년 흥선대원군의 5대 후손인 이청 씨로부터 흥선대원군 묘역과 주변부지 12만 6천903㎡를 기부받아 2021년부터 화장실과 주차장, 둘레길 조성 등의 정비를 진행했다. 둘레길은 바람길, 사색길, 석파길, 소리길 등 총 4개의 코스로 구성됐다. 또한, 흥원 인근 학술조사, 편의시설 보완 등을 추진해 도민들이 쉽게 흥원을 이용하고 흥원에 대해 즐길 수 있는 콘텐츠를 제공할 예정이다. 한편, 경기도는 흥원의 개방일인 지난 10일 남양주시, 경기문화재단 관계자 및 화도읍 지역주민 등 40여명과 함께 둘레길 걷기 행사를 개최했다.
강원일보 신춘문예(1988년)에 단편소설 ‘新龜旨歌(신구지가)’가 당선되면서 문단에 데뷔한 춘천 출신 안병규(64)씨가 최근에 펴낸 장편소설 ‘의암호엔 비단인어가 산다’는 춘천을 배경으로 하고 있는 소설이다. 소설 제목에서 이미 알 수 있듯이 소설 읽는 내내 춘천의 곳곳이 마치 파노라마처럼 펼쳐진다. 소설은 춘천의 근현대사와도 그 궤를 같이한다. 얼마 전 소양강댐 건설로 수몰민이 된 사람들의 애환을 그린 음악극(에레니의 외갓집에 온 당신)이 무대에 올려져 화제를 모은 적이 있는데, 이 소설은 순전히(?) 의암댐 건설(1967년) 때문에 생겨난 인공호수 의암호를 배경으로 하고 있다. 안 작가가 소설 속 의암호를 설명하는 과정에서 등장하는 ‘대바지강’은 인제에서 내려오는 물줄기와 서북쪽에서 흘러드는 물줄기가 만나 생기는 큰 물줄기를 이루는데, 이제 물줄기 자체가 사라졌으니 아쉬움은 클 수 밖에 없다. 그의 그런 마음은 작가가 춘천에 대해 ‘눅눅한 물의 도시’가 되었다고 한 표현에서 고스란히 묻어난다. “안마당만 나서면 들판이고 모래밭이고 올빛이던 강이 흔적 없이 사라진 뒤 도시의 안마당 같고 뜨락 같고 놀이터 같고 쉼터 같았던 그 자리엔 거대한 호수가 드러누워
인천시 유형문화재 '홍예문'(虹霓門) 안쪽 벽과 천장에서 두달째 누수 현상이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11일 오전 10시30분께 둘러본 인천 중구에 있는 홍예문. 최근 며칠 동안 큰비가 오지 않았지만, 차량이 쉴 새 없이 오가는 터널 안쪽 벽에서 물이 흘러 내리고 있었다. 터널 안쪽 벽 여러 곳에는 물이 흘렀다가 마른 자국도 보였고, 홍예문 바로 옆에 있는 화강암으로 된 석축에서도 물은 쉴새 없이 흘러내리고 있었다. 벽돌로 만든 천장에선 콘크리트가 물에 녹은 뒤 마르면서 나타나는 '백화' 현상도 관찰됐다. 이 때문에 천장 곳곳에는 하얀색 얼룩이 선명했다. 4~5㎝ 도로 틈새 빗물 유출 추정 내부균열 등 구조적 원인 가능성도 홍예문은 1908년 일본에 의해 세워진 아치형 터널이다. 인천항과 가까운 중앙동과 관동 등지에 살던 일본인들의 거주지를 전동과 만석동으로 확대하기 위해 일본은 응봉산 남쪽 지역을 깎아 홍예문을 만들었다. 일본의 토목 공법과 재료 등을 알 수 있을 정도로 원형이 잘 보전된 점이 높게 평가받아 2002년 인천시 유형문화재로 지정됐다. 110여 년 동안 중앙동·관동 일대와 전동·만석동을 잇는 통로 역할을 해온 홍예문의 안쪽 벽과 천장에서
김유정문학촌은 오는 12일부터 14일까지 문학촌 일대에서 ‘2023 김유정문학축제’를 개최한다. 이번 축제에서는 김유정 4대문학상 시상식, 김유정학술상 시상식과 함께 체험·공연마당 등의 프로그램등이 다채롭게 진행될 예정이다. 12일 오후 장편소설 ‘거의 모든 거짓말’, ‘철수 사용 설명서’ 등을 펴낸 강원일보 신춘문예 출신 전석순 소설가의 사회로 진행되는 문학상 시상식은 가 사회와 함께 춘천마임축제 ‘마임시티즌’의 식전 공연, 춘천 출신 싱어송라이터 ‘소보(sobo)’의 축하 공연 등으로 펼친다. 특히 소보는 김유정 작가상의 수상자인 임선우 소설가의 ‘낙타와 고래’를 낭독하고, 이를 통해 영감을 받아 작사 및 작곡한 ‘나의 입술의 모든 말’을 선보일 예정이다. 이어 신인문학상, 푸른 문학상 시상식과 김유정 작가상 시상식이 이어져 김유정 작가상 수상자인 임선우 소설가에게 상금 3,000만원과 상패가 전달된다. 시상식이 끝난 후에는 허남훈 소설가가 진행하는 김유정 작가상 수상작가와의 만남이 이어져 임 소설가의 작품세계를 함께 나누는 시간이 마련된다. 14일 오후 4시30분에는 강원일보와 김유정문학촌, 김유정학회가 공동으로 마련하는 ‘제3회 김유정 학술상’ 이 김
'대구스트링스심포니오케스트라'가 대구를 대표하는 민간오케스트라의 자격으로 '월드오케스트라페스티벌'의 한 무대를 책임진다. 공연은 14일 오후 5시, 대구콘서트하우스 그랜드홀 무대 위에서 펼쳐진다. 대구스트링스심포니오케스트라는 지난 1988년 창단돼, 올해로 35주년을 맞았다. 그들은 대구를 대표하는 민간오케스트라로, 아시아 최고 오케스트라 축제인 '월드 오케스트라페스티벌'에 서게 됐다. 지휘는 지난 2019년 헝가리 바르톡 페스티벌에서 연주자가 선정한 '최고 지휘자상' 수상자 '강한결'이 한다. 첫 무대는 '로시니(G. Rossini)'의 '오페라 〈세비야의 이발사〉: 서곡'이다. 이어서는 플루티스트 '김민희'의 협연으로 '고델리(O. Gordeli)'의 '플루트와 오케스트라를 위한 협주곡, Op.8', 피아니스트 '인소연' 협연의 '거슈윈(G. Gershwin)'의 '랩소디 인 블루(Rhapsody in Blue)'가 펼쳐진다. 대구를 대표하는 어린이 중창단인 '리틀하모니'는 '조금 느린 아이', '밤 하늘의 여행', '하쿠나마타타'를, 소프라노 조현진은 'Think of me', 'Je te Veux', 'I could have danced all nig
국립김해박물관(관장 윤형원)은 오는 10월 25일부터 11월 29일까지 매주 수요일 성인강좌 ‘제26기 가야학아카데미'를 운영한다. 이번 강좌는 가야고분군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를 기념해 가야고분군에 담긴 세계유산적 가치를 살펴볼 수 있는 ‘가야, 세계유산이 되다’란 주제로 진행된다. 6개 강좌로 구성되며, △가야 고고학 특강(김세기, 대구한의대학교 명예교수) △고대 동아시아 가야연맹을 실증하는 ‘가야고분군’(하승철, 가야고분군 세계유산등재추진단 조사연구실장) △유네스코 세계유산 석굴암과 불국사의 문화적 의의(주경미, 동양미술연구소장) △고구려 세계유산 고분벽화에 담긴 철학적 세계관(최종택, 고려대학교 문화유산융합학부 교수) △백제의 세계유산(이귀영, 백제세계유산센터장) △세계유산으로 본 유럽의 선사시대(유용욱, 충남대학교 고고학과 교수)의 세부 주제로 진행된다. 이번 강좌는 우리의 역사 문화에 관심 있는 누구나 무료로 참여할 수 있다. 참여를 원하는 이는 10월 15일(일)까지 국립김해박물관 누리집과 박물관 전시실 안내데스크에서 온라인 및 현장 접수할 수 있다. 박물관 관계자는 “이번 강의를 통해 유네스코 세계유산의 의의를 이해하고, 세계유산으로서 가야고분
‘만산홍엽(滿山紅葉)’ 흐드러진 고즈넉한 산사에서 만나는 다채로운 문화·예술의 향연이 천년고찰 오대산 월정사 일원에서 마련된다. 대한불교 조계종 제4교구 본사인 월정사와 창간 78주년을 맞은 강원일보 등이 공동으로 주최하는 통섭의 문화축제, ‘2023 오대산 문화축전’이 오는 13일부터 15일까지 사흘간 ‘위대한 여정’을 타이틀로 화려하게 펼쳐진다. 오대산 문화축전 20주년을 맞아 열리는 이번 행사는 13일 낮12시30분 개막공연으로 꾸며지는 오대산 뮤지컬 ‘리파카(Lepaka) 무량’, 오후 1시40분 부처님 진신사리 이운식으로 시작되는 개막식과 함께 화려한 막을 올린다. 가상의 불교국가를 배경으로 석공 ‘무량’의 이야기를 풀어낸 ‘리파카 무량’은 2021, 2022년에 이어 이번이 세번째 쇼케이스로 매년 업그레이드 된 음악과 영상, 분장, 퍼포먼스 그리고 추가되는 등장인물들로 새롭고 풍성한 무대를 선보일 것으로 기대된다. 이에 앞서 이날 오전 10시에는 오대산문 현판식도 열린다. 축전의 둘째날인 14일에는 오전 11시부터 ‘삼국유사’, ‘대산오만진신’ 등에 등장하는 오만진신(五萬眞身) 신앙을 토대로 오방(五方) 등 민속적 코드를 재구성한 다채로운 공연이
홍범도의 삶과 의미, 그리고 진실을 드러내는 자리가 마련된다. 제주지역 시민모임 홍범도를지키려는제주사람들(제안자 강성민)은 14일 오후 5시 제주도의회 도민카페에서 소설 ‘범도’ 방현석 중앙대 교수 초청 북콘서트를 개최한다고 10일 밝혔다. 소설 ‘범도’는 대한독립군을 이끈 홍범도의 생애와 일제에 맞선 포수들의 항일 무장투쟁을 다뤘다. 집필부터 탈고까지 무려 10년이라는 세월 동안 써 내려간 장편소설로 지난 6월 출판됐다. 주최측 관계자는 “소설 ‘범도’를 쓴 작가 방현석 교수가 직접 참석해 홍범도 장군이 살아온 길과 거짓된 의혹, 역사 부정과 왜곡 등에 대해 오승국 시인과의 대담을 통해 상세하게 설명하는 자리가 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번 북콘서트는 홍범도를지키려는제주사람들과 (사)한국지역혁신연구원(원장 문만석)이 주최·주관하고, (사)한국작가회의제주도지회(회장 강덕환)와 제주4·3기념사업위원회(집행위원장 강호진)가 후원한다.
사진은 사물을 있는 그대로 보여주는 데서 끝나지 않는다. 작가는 대상에 자신의 심상과 사유를 투영해 자신만의 독특한 메시지를 전달한다. 전남대 박물관(관장 정금희)에서 찰나의 자연을 담은 흑백사진 전시회가 열리고 있다. 오는 31일까지 박물관 대학역사관 2층 기획전시실에서 열리고 있는 서영상 초대전이 그것. ‘검은 풍경’(Black Landscape)을 주제로 열리는 이번 전시는 제목이 암시하는 것처럼 자연을 흑백으로 나타내면서도 역설적으로 자연의 아름다움을 초점화한다. 주변을 둘러보면 모두 화려한 색의 사물과 자연들이 즐비한데, 작가는 오히려 흑백사진으로 풍경을 보여주면서 자연 그 자체가 지니는 아름다움과 본질을 드러내고 있다. 출품된 작품들은 산책을 하며 만났던 자연의 순간을 포착한 것들이다. 시간의 영속성을 느끼게 하는 씨앗은 생명이 지닌 경외감을 느끼게 한다. 시공간을 초월한 고인돌은 우리 삶의 영속성 내지는 옛것들과의 대화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또한 무한히 펼쳐진 바다는 우주의 블랙홀 같은 느낌을 주며 보는 이에게 장엄한 자연의 신비를 생각하게 한다. 한편 정금희 관장은 “서 작가는 ‘사진’을 통해 단순히 대상만을 촬영하는 것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