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해에서 활동하는 전하은 작가가 오는 13일부터 서울 인사동에 위치한 갤러리밈에서 ‘흐르고 넘치는 사물들 앞에서’를 주제로 전시를 펼친다. 강원문화재단의 후원으로 열린 이번 전시는 한 수영대회에 참가한 초등학생 제자의 이야기에서 시작됐다. 어느 날, 수영 대회에 출전하게 된 제자는 결승점을 향해 열심히 헤엄 치던 중 물살 깊은 바닥에 누구의 것인지 모르는 수경을 발견했다고 한다. 주인을 찾아주고 싶은 마음에 아이는 헤엄을 멈추고 물 속에 들어갔고, 이내 관중석을 향해 찾은 수경을 보여줬다. 아마 그 당시 아이에게는 결승점을 향해 가는 것보다 수경을 잃어버린 이의 슬픔을 덜어내 주는 것이 먼저였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들려온 어른들의 반응은 놀라울 만큼 똑같았다. “신경쓰지 말고, 빨리 결승점까지 가야지”. 앞만 보고 가야만 하는 현 사회의 모습이 투영된 제자의 이야기에서 전 작가는 삶의 성찰을 회화의 언어로 풀어낸다. 자본주의 중심과 변두리, 산맥과 바다, 환희와 절망, 존경과 수치, 포용과 고집, 생과 죽음. 이 모든 것은 극과 극의 대비를 이루지만 모호하거나 결국 동일한 의미로 우리에게 다가온다. 이처럼 전 작가는 모든 날이 좋음과 나쁨을 반복하듯 대비를
우리나라에서 명맥이 끊겼던 청소년 문학 잡지를 최근 인천문화재단 한국근대문학관이 창간했다. 이 잡지가 ‘유튜브’ 등에 밀려 침체한 청소년 문학 활성화의 물꼬를 트는 역할을 하고, 그 흐름을 주도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한국근대문학관은 최근 청소년 문학 잡지 ‘빈칸(BLANK)’ 창간호를 발행하고, 인천 지역 모든 중·고등학교 도서관과 문학 담당 교사, 전국 교육청 산하 도서관 등지에 총 2천부를 배포했다고 10일 밝혔다. 한국근대문학관은 ‘빈칸’ 창간호를 누구나 읽을 수 있도록 온라인에도 올릴 예정이다. 발행 간격은 일단 매년 1회씩이다. 계간 ‘청소년문학’이 2011년 겨울호를 끝으로 폐간하면서 청소년을 위한 문학 잡지는 사라졌다. 출판 시장에선 아동문학보다 훨씬 수요가 적다고 보는 분야가 청소년 문학이다. 우리나라 청소년은 문학보다 문제집에 더 얽매여 있다는 건 누구나 안다. ‘빈칸’ 창간은 청소년 문학 작가들의 글을 전담하는 지면이 생겼다는 의미도 있다. 잡지 ‘빈칸’ 창간호는 아동·청소년 소설 작가와 평론가, 학교 교사, 디자이너 등이 편집위원으로 참여해 만들었다. 이름 ‘빈칸’은 청소년 문학의 부재, 정서적 결손, 꿈 등을 채울 열린 공간이란 의미를
43년 전 민주화를 부르짖던 광주의 뜨거운 함성과 열망을 재현하는 뮤지컬이 펼쳐진다. 창작집단 소리공장(대표 이선영)이 리뉴얼 창작뮤지컬 ‘아버지의 일기장’을 오는 16일 오후 3시, 7시 30분 광주빛고을시민문화관에서 연다. 공연은 1980년 5월 광주를 초점화해, 정권을 찬탈하려는 명분을 만들기 위해 광주 시민들을 ‘폭도’로 내몰았던 시대적 상흔을 뮤지컬로 극화할 예정이다. 당시 금남로를 가득 채웠던 시민들의 실제 이야기를 모티브로 제작했다는 점은 이목을 끈다. 5·18민주화운동 당시 비극을 경험했던 아이가 40대로 성장하면서 느낀 감정들을 담아냈다. 공연은 소리공장이 만든 창작곡을 라이브 밴드가 연주할 예정이며 샌드아트, 태권무 등을 곁들인다. 박정연, 김희선, 김창현, 최재우 등이 출연할 계획이다. 뮤지컬 ‘아버지의 일기장’은 2018년 초연, 2020년 갈라콘서트로 선보여 왔다. 소리공장은 광주민주화운동을 비롯해 전래동화, 인형극 등을 각색해 시민들에게 문화 향유의 기회를 마련한다는 취지로 운영되어 온 단체다. 소리공장 이선영 대표는 “뿌리 깊은 민주주의의 성지 ‘광주’에서 상처 깊은 5월의 그날을 추모하는 뮤지컬을 선보이게 됐다”
'2024 매일신춘문예' 원고 마감 결과 7개 부문에 3천815편의 작품이 접수됐다. 지난해에 비해 100여 편 줄었다. 1천만원의 상금으로 국내 신춘문예 최대 상금을 자랑하는 단편소설 부문에는 317편의 작품이 도착했다. 부문별로는 ▷시 1천569편 ▷시조 320편 ▷동시 900편 ▷동화 151편 ▷수필 481편 ▷희곡·시나리오 77편 등으로 각각 집계됐다. 올해 심사도 3년 연속 예·본심 통합 심사로 진행된다. 시에서는 유령, 천사, 귀신 등 비인간적인 존재들이 여전히 가장 많이 선택 받은 소재였다. 그러면서도, 예전에 비해서 도시서정, AI 등 현대적인 소재들이 등장하는 등 소재가 더 풍성해졌다는 긍정적 평이 있었다. 동시의 평도 일정 부분 궤를 같이 했다. 동시 심사위원은 "소재에 대한 참신함이 돋보였고, 그 소재를 형상화한 작품의 완성도도 높았다. 과거의 서정이나 어린 시절을 반추하는 시들이 많았던 것에 비해, 현대적인 소재에 감각이 동시로 형상화된 것이 특징이다"고 말했다. 단편소설은 어느 부문보다 다양한 연령대에서 지원한 것이 고무적이었다. 동화의 경우 다른 부문에 비해서 20~30대 등 비교적 젊은 연령층이 많이 보였다. 전체적으로 새로운 발상
우리는 여전히 ‘찢긴 시대’를 살고 있다. 이 찢긴 시대에 대한 자기 성찰은 진지해야 할 테다. 최근 부산의 정영선 소설가가 장편소설 <아무것도 아닌 빛>으로 제54회 동인문학상을 수상했다. 이 상의 수상은 부산 소설가로서 처음 있는 일이다. 당연히 기뻐해야 할 일이지만 그렇지 못한 저간의 난해한 사정이 있다. 이 상이 뼛속까지 친일 문인이었던 김동인을 기리는 상이라는 것이다. 김동인의 친일 수준은 아주 가팔랐다고 한다. 부산 문인들의 지적에 따르면 “김동인은 해방 당일까지 시국에 공헌할 작가단을 구성하겠다고 조선총독부를 찾아간 정신 나간 사람”이며, 1944년 조선인 학병 첫 입영 때 ‘내 몸은 이제부터는 내 것도, 가족의 것도 아니요, 황공하옵게도 폐하의 것’이라는 글도 서슴없이 썼던 이라는 것이다. 따라서 동인문학상을 폐지해야 한다는 주장이 뜨겁다. 친일 문인을 기리는 이 상을 폐지하자는 주장은 2016년께부터 전국적으로 나왔다. 참고로, ‘친일파 문학상’ 시비에 휩쓸렸던 미당문학상은 2018년, 팔봉비평문학상은 지난해를 거르고 올해 폐지됐다. 부산 문단에서는 동인문학상의 수상을 놓고 이달 벽두부터 논란이 일고 있다. 급기야 지난 7일 부산작
제주의 허파라고도 불리는 곶자왈은 다양한 식생과 경관적 가치뿐만 아니라 제주도민과 떼려야 뗄 수 없는 생활상의 소중한 공간이었다. 정광중 제주특별자치도 문화재위원이 ‘제주의 용암 숲, 곶자왈의 인문지리’를 펴냈다. 곶자왈에 대한 제주도민들의 삶의 궤적을 좇아가는 타임머신과 같은 성격을 지닌다. 책은 크게 4부로 구성됐다. 1부 ‘곶자왈의 이해’에서는 곶자왈의 인식과 이용, 그리고 변천사를 훑어본다. 2부 ‘곶자왈 내 다양한 자원 특성과 활용’에서는 선흘곶자왈, 교래곶자왈, 청수-저지곶자왈 등을 중심으로 생활문화자원을 살펴본다. 숯가마, 노루텅, 물텅, 머들, 궤, 돌담, 산전 등의 분포 양상과 특성을 다루면서 특히 집단적 생활문화자원에 주목한다. 또한 숯 생산활동과 관련한 문화자원과 마을공동목장을 통한 주민 생활상을 집중적으로 다루고 있다. 3부 ‘곶자왈의 경관과 학습’에서는 곶자왈의 경관 특성과 가치를 탐색하면서, 이를 통한 학습자원을 발굴하고 그 활용 방안 등을 제시한다. 마지막으로 4부 ‘결론’에서는 곶자왈 존재의 의미를 다시 환기하고 있다. 기존의 곶자왈 관련 책들이 자연지리적인 관점, 환경생태적 관점에서 곶자왈을 다루었다면, 이 책은 생업과 생활사
돌산특공대, 앞으로 갓! '늦동이, 순동이, 신동이, 짱돌이, 쌈돌이, 꽃돌이, 자람이, 자랑이, 알싸미, 매코미……'. 특성을 그대로 담은 것 같은 이 애칭들은 모두 여수시가 자체 개발한 돌산갓 품종들의 이름이다. 갓의 종주 도시 여수는 지난 2001년부터 우리 돌산갓 품종을 육성해왔다. 지금까지 개발된 자체 품종은 모두 10종이다. 여수돌산갓 1호인 '늦동이'는 다른 품종에 비해 한 달 정도 늦게 나오기에 이같이 이름 붙여졌다. 매운맛이 덜한 쌈용 '순동이'(2호), 김장용 '신동이'(3호), 잎이 두꺼운 '짱돌이'(4호), 관상용 꽃으로도 쓰이는 '꽃돌이'(6호), 매운맛이 강한 '매코미'(9호), '알싸미'(10호) 등 저마다 개성을 지녔다. 여수돌산갓과 돌산갓김치는 지난 2010년 둘 다 지리적표시에 등록될 정도로 '여수하면 떠오르는' 특산품이다. 돌산갓의 유래는 무려 7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여수수산고 생물학 교사를 지낸 서동훈(1926~2014) 농학박사가 일본에 다녀온 뒤 1954년 돌산읍 우두리 세구지마을에 일본 품종을 도입해 재배한 것이 시작점으로 알려졌다. 섬 지역인 돌산읍 우두리에서만 30년간 재배되던 갓은 지난 1984년 돌산대
' 우아하고 여유로운 재즈의 선율이 가을밤 정취를 선사한다. 퓨전재즈밴드‘바람처럼’이 13일 오후 7시 30분 한국소리문화의전당 연지홀에서 정기연주회를 올린다. 이들이 이날 선보일 노래는‘여름휴가’, ‘야간비행’, ‘Epic Drama’, ‘Start’, ‘94유로’, ‘Jean’, ‘How insensitive(Jazz standard)’, ‘Brooklyn’, ‘When I Fall In Love’, ‘포항포항’ 등 바람처럼의 음악과 재즈 스탠더드 곡이 섞인 총 10곡이다. 지난해 색소폰이 새롭게 합류하는 등 10여 년 동안 활동 규모를 키워온 ‘바람처럼’은 새로운 변화를 꾀했다. 바람처럼 멤버(김영주·노용현·박윤호·최고은·장경수)와 함께 도내에서 활동 중인 재즈오케스트라와 협연으로 무대를 꾸미는 것. 또 이번 공연에는 바람처럼 김영주 리더가 직접 편곡한 노래가 연주되는 등 바람처럼 만의 독특한 소리에 오케스트라의 아름다운 연주가 더해져 고급스럽고 우아한 분위기를 전할 예정이다. 김영주 리더는 “바람처럼의 노래만 연주했을 때 보다 더욱 풍성한 음악이 객석에 전해지길 바라는 마음에 이번 재즈오케스트라과 협연을 기획했다”며 “일반 관객들도 쉽게 즐길 수 있는
“부산의 새로운 랜드마크 ‘부산오페라하우스, 부산콘서트홀’로 불러 주세요.” 부산시는 12일 부산의 새로운 랜드마크가 될 부산오페라하우스와 부산국제아트센터 공연장 명칭을 확정, 발표했다. 부산오페라하우스는 지금까지 부르던 대로 ‘부산오페라하우스’로 확정하고, 부산국제아트센터는 ‘부산콘서트홀’로 고쳐서 부르기로 했다. 시는 두 개의 전문 공연장 개관을 준비하면서 지난 3월 공연장 명칭, 이미지, 슬로건 등 브랜드 개발 용역을 발주해 브랜드 개발 전략을 수립하고, 국내외 공연장 사례와 현황 조사를 진행했다. 또한 전문가 자문위원회(3월, 6월), 브랜드 인지도 설문조사(5월), 부산지역 문화기관 회의(6월) 등을 거쳐 확정한 후보안 3개씩을 선정해 설문조사에 붙였다. 설문조사는 지난달 11~22일 12일간 온라인(오픈서베이, 네이버폼, 행정 포털)과 오프라인(시청역 입구, 의회 입구)에서 이뤄졌으며, 참여 인원은 4000여 명이었다. 조사 결과 참여자 중 다수가 지역 명칭과 공연장 목적을 직관적으로 드러내는 명칭을 선호한 것으로 밝혀졌다. 부산오페라하우스 후보에는 확정된 부산오페라하우스(64%·2730명) 외에도 △부산 시화인 동백꽃을 비유한 부산동백오페라하우스
대구오페라하우스가 제20회 대구국제오페라축제 세 번째 메인오페라로 '슈트라우스'의 '엘렉트라'를 오는 20, 21일 대구오페라하우스 무대 위에 올린다. 오페라 '엘렉트라'는 '살로메'와 함께 '리하르트 슈트라우스'가 '바그너'의 영향을 받아 작곡한 2편의 비극 오페라 중 하나로, 고대 그리스 신화를 바탕으로 한다. '엘렉트라 콤플렉스'와 관련된 '소포클레스'의 비극 3부작에 기초한 내용이며, 작곡가 슈트라우스와 극작가 휴고 폰 호프만슈탈의 첫 공동 작품이다. 특히 음악적 요소로 심리묘사에 능했던 슈트라우스의 작곡기법이 나타나는데, 끊임없이 진행되는 음악과 대규모의 오케스트라는 문학적, 연극적 요소를 긴밀하게 이어나가면서도 강렬한 인상을 남긴다. 130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불가리아 소피아국립오페라 발레극장'이 대표 프로덕션을 맡았다. 지휘자 '에반-알렉시스 크라이스트 (Evan-Alexis Christ)'가, 연출은 지난해 대구국제오페라축제 개막작 '투란도트'를 연출했던 '플라멘 카르탈로프 (Plamen Kartaloff)'가 나선다. '엘렉트라'는 전체 1막으로 구성됐기 때문에, 주인공 '엘렉트라'를 맡은 소프라노에게는 가혹한 작품이라 볼 수도 있다. 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