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하소설 ‘객주(客主)’로 널리 알려진 작가 김주영의 작품 중에도 강원도가 주요 배경으로 등장하는 소설이 있다. 가장 널리 알려진 것이 1987년 나남출판이 펴낸 소설집(새를 찾아서)에 담긴 단편 ‘새를 찾아서’다. 양양 선림원지를 찾아 떠나는 한 남자의 여정을 좇는 이 작품은 김주영 소설 특유의 ‘떠돌이 이야기’를 가장 잘 담아냈다는 평가(‘金周榮論(김주영론)’·문학평론가 김화영)를 받고 있다. 소설 속 ‘선림원지’는 태백 출신 소설가 주영선의 단편 ‘귀꽃’에서도 무재가 은오의 제안으로 떠나게 되는 공간으로, ‘새를 찾아서’에서는 실재(實在)하지만 잘 알지 못하는 미지의 장소라는 소설적 장치로 역할을 한다. 소설을 읽을 때 개인적으로 이런 시작이 좋다. 별다른 설명 없이 어떤 상황이나 감정의 일단을 형용의 표현으로 단정하며 시작하는 도입부 말이다. “없었다”로 시작되는 소설은 그래서 더 흥미를 갖게 한다. 맞다. 화자인 ‘나’가 약속장소에 나갔을 때 그곳에는 아무도 없었다. 선림원지 답사여행을 함께하기로 한 일행들은 지각한 ‘나’를 기다리지도 않고 버스를 타고 떠나버렸다. 선착순이었으니 인원을 채우고 제 시간에 떠난 이들을 탓할 것도 아니었지만 모멸감마저
■ 다산의 마음을 찾아/다산의 생각을 따라┃박석무 지음. 현암사 펴냄. 1권 460쪽/2권 448쪽. 각 2만2천원 경인일보에 기명 칼럼을 연재하면서 많은 팬을 보유한 다산인권연구소 박석무 이사장이 평생을 연구해온 다산학의 정수를 두 권의 책으로 정리했다. 박 이사장은 '유배지에서 보낸 편지'와 '다산산문선', '다산 정약용 평전' 등 다수의 번역서로 정약용의 삶과 사상을 알려온 국내 최고의 다산 연구자다. 그는 이 두 권의 책을 통해 다산의 연구를 그대로 가져오는 전달자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살고 있는 현재 사회의 이슈와 현실적 문제들을 접목해 세상을 바라보는 돋보기가 돼준다. 1권 '다산의 마음을 찾아'는 시와 편지글, 그의 삶을 통해 다산의 마음을 들여다봤다. 귀양살이를 하는 동안 가족과 나눈 편지글, 백성을 걱정하는 마음을 시로 표현한 글에서 그의 면모를 볼 수 있다. 집안의 몰락과 귀양 등 굴곡진 삶에서도 꺾이지 않는 나라를 향한 마음을 확인할 수 있다. 2권 '다산의 생각을 따라'는 중세 논리에 갇힌 주자학을 반박한 다산학의 정수가 담겼다. 주자학이 당시 사회에서 차지한 위치를 생각하면 다산의 깨어있는 정신, 현실적이고 실용적인 학문을 고
대구 지역의 대표 포크락밴드인 '호우앤프랜즈'가 13주년 단독 콘서트를 15일 오후 7시, 대덕문화전당 드림홀에서 개최한다. '호우앤프랜즈(HoWoo&Friends)'는 리더 호우, 기타 박은상, 베이스 최명, 키보드 서진교, 드럼 최권호로 이뤄진 포락밴드다. 특히 본 공연을 총괄 기획하는 리더 호우는 1996년 락그룹 데미안 1집 '지나간 사랑'으로 데뷔한 이후, 호우앤프랜즈로 ▷Live Recorded In One Take 1, 2집 ▷HoWoo 솔로 1집 등 다수의 싱글 앨범을 발매한 뮤지션이다. 이번 공연은 총 2부로 구성돼있다. 1부에는 밴드 봄여름가을겨울 메인키보디스트 성기문(하몬드올겐), 퍼켜셔니스트 김정균, 섹소폰 박승준, 트럼본 서영완이 무대에 오른다. 2부에는 최태식(오늘하루), 김강주(화우연), 송미해(카노), 이용섭(돈데크만), 싱어송라이터 조진영과의 합동무대도 예정돼있다. 또 초대 손님으로는 해외 음악시장에서 재즈의 한류를 이끄는 보컬리스트 Moon(혜원)과 기타리스트 SAZA 최우준이 참석해 함께 축하 무대를 꾸민다. 관람은 전석 4만원, 0507-1341-5199.
8년 만에 7편을 묶었다. 배이유 소설가의 두 번째 소설집 <밤의 망루>(알렙)는 시적 경사의 문장으로 탐미적이다. ‘빛이 환하다. 빛의 내부로 들어가고 싶다.’(159쪽) 그의 문장은 세계의 아름다움뿐 아니라 통찰의 아름다움도 탐한다. ‘아무래도 이승보다 저승의 힘이 센 거 같아… 아니, 삶이 힘이 더 세’(195쪽). 단편 ‘홍천’은 굽이굽이 휘감겨 흐르는 아름다운 강원도 홍천강의 이미지로 채워져 있다. 아름다움에 죽음을 교차시킨다. 서로 얼굴을 모르는 남녀 4명이 강원도 홍천으로 가서 동반 자살을 하려는 것이다. 방에서 착화탄에 불을 붙이려는 순간, 어디서 로망스 선율이 흐르고 한 명이 “마지막으로 서로에게 하루를 선물하는 건 어때요”라고 말을 꺼낸다. ‘하루의 선물’, 그들은 홍천강에서 래프팅을 하게 된다. 그들의 창백한 피돌기에 약동하는 강물의 흐름이 흘러들어가고, ‘그날 뜻하지 않은 물길의 여정은 그들을 다시 삶으로 되돌려 놓았다’. 삶의 실체가 사소하게 보이는 모든 우연과 필연의 작용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작가는 그중 한 명이 삶의 강을 건너가버렸다고 마지막에 살짝 균열을 내놓는다. 탐미적인 그의 문장들은 과연 세계는 그렇게 아름다울까
박제인(본명 박진영) 작가의 두 번째 개인전 ‘날아간 새는 돌아오지 않는다’가 9일까지 교동미술관 2관에서 열린다. 전주지역을 중심으로 꾸준히 작업을 이어온 작가는 이번 개인전에서 기존에 사용해왔던 본명이 아닌 예명을 가지고 첫 발을 내딛었다. 그런 의미에서 그녀는 전시를 통해 작품 세계의 새로운 페이지를 넘긴다는 의미를 한층 더 덧입혔다. 비밀스럽고 무표정한 여성 인물들을 캔버스에 그려온 작가는 서양화의 주재료인 아크릴 물감을 사용하면서도 한국화 기법으로 표현하는 독특한 작업을 구사했다. 인간의 자유와 여성주의적 성찰이 담긴 작품들을 매개로 관객과의 만남을 준비한 작가는 올해 초 전북지역 청년 작가들이 대거 참여했던 ‘더(The) 젊은 아트페스타’에서 작품을 선보인 바 있다. 큐레이터로도 활동하고 있는 그녀는 “단지 그림을 소개하는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이 전시가 하나의 메시지를 담은 콘텐츠로 다가가길 바란다”는 바람을 전하며 많은 관람객과의 만남을 기다리고 있다. 작가는 “최근 들어 작품의 결이 달라지는 중이다. 이번 전시는 첫 개인전 이후 6년 동안 작업한 개인적인 기록들을 정리하고 새롭게 출발하기 위한 의미가 담겨있다”고 설명했다.
성균관대(총장 유지범)는 ‘2023 킹고대장정 in 제주’ 행사를 지난 7월 4일부터 7월 11일까지 7박 8일간 제주도에서 개최하고 있다. 재학생 100여 명이 참여하는 이번 행사는 지난 4일 제주시내에서 출발해 김녕, 평대포구, 성산을 거쳐 서귀포, 마라도까지 7박 8일간 제주도 약 170km를 걷는 코스로 구성됐다. 6일에는 유지범 총장을 비롯한 학교 관계자들이 격려방문차 합류하여 김녕에서부터 성산까지 30km 이상을 걸으며 화합을 다졌다. 유지범 총장은 평대포구 길에서 학생들과 점심을 먹으며 “무더위 속에서도 웃음을 잃지 않고 호연지기를 기르는 학생들이 자랑스럽다”며 “자신을 이겨내는 뜻깊은 행사를 통하여 성대다움을 기르고 미래를 향한 담대한 도전에 나서기를 바란다”고 격려했다. 이번 행사를 준비한 조준범 인문사회과학캠퍼스 총학생회장은 “캠퍼스에서 벗어나 새로운 친구들도 만들고, 함께 아름다운 우리나라 국토를 걸으며 체력도 단련하며 한 학기 동안 쌓인 학업, 취업 스트레스를 날리고 재충전할 수 있는 시간이 되었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한편 성균관대 제주동문회(회장 김진수)는 6일 킹고대장정이 진행되는 평대포구를 찾아 모교 후배들과 학교 관계자들을 격려
'새콤달콤' 구미를 당기는 자두의 계절이 돌아왔다. 제철을 맞아 전국 최대규모의 자두 주산지인 김천에서 생산되는 자두는 색이 선명하고 품종 고유의 모양을 갖추고 있으며 육질이 연하고 단맛이 좋아 소비자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대부분의 자두는 과육이 물러 짧은 기간 생과로 유통되기에 전날 수확해 포장 작업을 하고 이른 새벽 경매를 통해 당일 아침부터 소매에 들어간다. 자두는 수확 후 냉장 보관이 힘들어 생과로 단 며칠 동안 유통될 뿐이기 때문에 김천의 자두농가는 여름이면 항상 바쁘다. 농민들은 과실 겉에 묻은 '분'이 닦여나갈까 한 알 한 알 조심조심 선별한다. 일부 소비자들은 이 '분'을 농약으로 오해하고 있지만 과실 전분이 분해되고 당이 높아지면서 과실 표면으로 하얗게 보이는 자연스러운 현상이며 당도의 지표라고 볼 수 있다. 질소비료 최소화… 미량 요소 시비로 풍미 자랑 햇빛 잘들어 색이 붉고 고당도 '분' 그대로 출하 전국 최대규모 주산지, 자두산업특구 최초 지정 출하시기 짧고 후숙 빨라 여름 한철 생과로만 유통 김천시, 사계절 즐길수 있도록 가공식품 개발 집중 맥주·스파클링 막걸리·와인 등 MZ세대에도 '인기' 매년 축제 열어 한마당 행사… 농가 소득창
러시아 대문호 ‘안톤 체홉’의 단편 소설로 만든 1인극이 무대에 오른다. 극단 노뜰은 오는 8일 오후 3시와 7시 문막 후용공연예술센터 내 교실극장에서 ‘세 명의 체홉’을 선보인다. 지난 5월 초연 이후 인기에 힘입어 기획한 앵콜공연이다. ‘2023 교실극장 제작공연 시리즈 Ⅰ- 배우 展’의 일환으로 마련됐다. ‘세 명의 체홉’은 소설 속에 녹아든 사랑, 가족, 불안, 슬픔 등 인간의 다양하고도 이상한 감정을 무대 위에 올린다. 이에 각기 다른 매력을 가진 3명의 배우들이 ‘생굴’ ‘어리석은 프랑스인’ ‘약사의 부인’ 등 3개의 작품을 각각 노래한다. 작품 선정부터 해석, 구성에 이르기까지 전 창작 과정을 배우들이 직접 주도해 더욱 눈길을 끈다. ‘홍한별’ 배우는 아빠와 함께 큰길에 서 있는 가난한 어린 아이의 시선으로 극을 설명한다. 8년 3개월, ‘굴’이라는 글자를 난생 처음 본 아이가 돼 끊임없는 상상의 나래를 펼친다. ‘송대령’ 배우는 ‘어리석은 프랑스인’으로 분한다. 모스크바의 허름한 레스토랑에서 겪게 되는 황당한 해프닝을 진지하게 풀이, 깊이 있는 해설에 나선다. ‘양희원’ 배우는 무덥고 지루한 삶에 지쳐있는 약사 부인을 소개한다. 아름다운 부인과
20세기 미술에 큰 족적을 남긴 스페인 출신 화가 '살바도르 달리'. 화가·조각가·영화제작자·소설가 등으로 유명한 그와 그의 뮤즈이자 동반자였던 아내 갈라 달리의 삶을 그린 다큐멘터리 '살바도르 달리: 불멸을 찾아서'가 8월 개봉을 확정했다. 녹아내리는 시계, 바닷가재 전화기, 입술 모양 소파 등 기발한 상상력이 돋보이는 작품은 물론, 영화 '안달루시아의 개'의 제작자이기도 한 달리는 제품 로고 디자인, 패션 디자인, 가구 디자인에도 탁월한 재능과 감각을 드러냈다. 직접 광고 모델이 되기도 하고, 예술과 상업의 경계를 넘나들며 다양한 분야와 협업을 진행하며 팝아트 탄생의 기반을 마련했던 그는 기행과 이슈를 만들며 화제를 몰고 다닌 천재였다. 다큐멘터리 '…불멸을 찾아서' 내달 개봉 방대한 자료·다양한 진술로 세세한 묘사 이러한 달리는 세계적으로 유명세를 떨치며 20세기를 대표하는 초현실주의 대가로 현대사회 예술문화 전반에 큰 영향을 줬고, 오늘날에도 세계 곳곳에서 대규모 전시가 끊임없이 열리고 있다. 다큐멘터리 '살바도르 달리:불멸을 찾아서'는 그런 달리의 삶과 예술을 보여주며 그가 평생 사랑하고 존경하고 집착했던 갈라의 삶을 다룬다. 영화는 달리 인생에서
'호텔 아트페어 인 대구'(Hotel Art Fair in Daegu)가 7~9일 수성구 만촌동 호텔인터불고 대구 더파크빌리지에서 열린다. (사)대구화랑협회가 주최하는 호텔아트페어는 코로나로 중단된 지 4년만에 다시 열리게 됐다. 이번 페어에는 대구화랑협회 회원 화랑 중 021갤러리, 갤러리CNK, 갤러리그림촌, 갤러리디엠, 갤러리신라, 갤러리예강, 갤러리오늘, 갤러리오모크, 갤러리팔조, 갤러리소헌&소헌컨템포러리 등 역대 최다 35개 화랑이 참여한다. 올해 신입 회원 화랑인 갤러리청애, 라우갤러리, 히든스페이스가 이번 페어에 첫 선을 보인다. 페어에서는 200여 명 작가의 작품 500여 점을 만나볼 수 있다. 이건용, 남춘모, 이우환, 박서보, 최병소, 김창열, 이강소, 이배 등 국내 블루칩 작가들을 비롯해 야요미 쿠사마, 스탠리 휘트니, 로즈 와일리, 줄리안 오피, 알렉스 카츠, 무라카미 다카시, 조르디 핀토 등 해외 유명 작가들의 작품이 전시된다. 또한 감만지, 릴리, 양종용, 임수빈, 최승윤, 홍승태 등 국내 인기 청년 작가들과 이상용, 이진휴, 강주영, 김종언, 임은희 등 중년 작가들의 작품도 출품된다. 특히 이번 호텔아트페어에는 '신진작가 특별전'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