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브리웨어(어디든지). 일상의 압력이 끓어오르면 전세계 항공 검색 사이트에서 도착지를 이렇게 넣고 비행편을 들여다보던 때가 있었다. 생활 반경이 쪼그라든 시기지만 그래도 여기 아닌 곳이 주는 여행의 기분이 그리울 때는 근교 가볼 만한 곳을 뒤지게 된다. 부산에서 한 시간대를 넘지 않는 거리일 것. ‘저질’ 체력도 거뜬한 쉬운 여행일 것. 눈이 즐겁되 안전한 여행일 것. 이 조건을 기준으로 경남 양산의 세 곳을 다녀왔다. 시간이 되는 대로 한 군데만 골라서 가도 좋고, 모두 다 들러도 하루가 바쁘지 않은 일정이다. 법기수원지… 개잎갈나무·편백나무 삼림욕 만끽 궁중꽃박물관… 나비도 꽃으로 착각했던 채화 작품 임경대… 최치원도 칭송한 낙동강 절벽 낙조 명소 ■법기수원지 사계절 법기수원지를 찾는다는 사람이 있다. 계절마다 모습을 바꾸는 호수와 숲 풍경은 언제 찾아도 마음이 편안하다고 했다. 일제강점기 시대 축조된 흙댐이자 금정구 일대 7000가구의 식수원. 79년 만에 댐과 수림지 일부가 개방된 게 10년 전이다. 수원지 정문으로 들어서면 왼편으로 하늘을 찌르며 곧게 뻗은 개잎갈나무(히말라야시다) 길이 먼저 눈에 들어온다. 댐을 지을 때 심은 나무들로, 수령은 10
지난해 10월, 부산 해운대구 동해남부선 미포~송정 구간 옛 철길에 기차가 돌아왔다. 새 철길이 생기면서 기차 운행이 멈춘 지 7년 만이었다. 사람들은 저마다 설레는 표정으로 다시 플랫폼에 모여들기 시작했다. 해운대 블루라인 파크의 관광열차 '해운대 해변열차'는 해안절경을 달렸다. 다음달 정식 운행을 앞둔 '해운대 스카이캡슐'도 미리 타봤다. 미포~송정 4.8km 구간 해운대 해변열차 일자형 좌석에 하늘·바다 맞닿은 풍경 ‘와르르’ 시속 15km로 만화경 같은 풍경 스쳐 가 미포~청사포 2km 구간 해운대 스카이캡슐 지상 7~10m 높이서 시속 4km로 운행 ■통유리로 바다풍경이 쏟아졌다 해운대해수욕장 동쪽 끝의 작은 포구 미포는 해운대 블루라인 파크의 입구다. 블루라인 파크는 동해남부선 폐선부지 개발 사업의 하나로 미포~송정 4.8km 구간에 옛 철도시설을 재개발해 조성된 공원과 관광시설을 통칭하는 이름이다. 엘시티를 뒤로 두고 기둥 조형물 사이로 들어서면 옛 철길의 역사와 개발 과정을 담은 안내판이 보인다. 1935년 일제의 자원 수탈을 위해 건설된 이 구간 철길은 2013년 복선전철화를 위해 장산터널을 관통하는 직선 선로로 이설되면서 폐선됐고, 여기에
부산 해운대구 올림픽교차로에서 동부산관광단지 입구까지 구간을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 '부산의 강남' 아파트값 1등 벨트? 우리나라 최고의 바다 관광구역? 여기에 아직 부산 시민도 잘 모르는 한 가지가 더 있다. 동해남부선 옛 철길을 따라 조성된 그린레일웨이. 도심과 해안을 따라 오로지 두 발로 해운대구를 가로질러 건너는 길이다. 한파가 닥친 1월 초순 며칠 동안 그린레일웨이를 하루 6시간씩 걸었다. 아파트촌과 휘황한 마천루, 해수욕장과 어촌 마을이 섞인 불균질한 ‘해운대’의 매력을 생생하게 체험하기에 여기보다 더 좋은 산책로는 없다. 바다는 발아래도 아니고 걷는 사람의 어깨와 나란히 눈높이로 펼쳐진다. 그린레일웨이는 동해남부선 복선전철화 사업의 하나로 올림픽교차로~동부산관광단지 입구 구간을 장산을 관통하는 직선 구간으로 옮기면서 남은 폐선 부지에 조성된 산책로다. 2015년 9월 우동~부산기계공고 구간부터 시작된 공사가 지난해 11월 완전히 마무리되면서 총 9.8km 길이 걷기 코스가 완성됐다. 중간의 미포~송정 4.8km 구간에 들어선 민자사업개발 관광시설 '블루라인파크'도 지난해 10월 운영을 시작했다. ■기찻길 옆 동네의 상전벽해 부산도시철도 2호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