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희생자들이 꼭 자식같이 느껴져 참담한 마음에 분향소를 찾았습니다.” 31일 오전 제주특별자치도청 1청사 별관 2층에 마련된 이태원 참사 합동분향소에는 이른 시간부터 조문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다. 가슴 왼편에 검은 리본을 단 조문객들은 비통한 표정으로 헌화하며 희생자들의 넋을 기렸다. 오전 11시께 분향소를 찾은 김모씨(67)는 “주말 사이에 비보를 접하고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위로하는 마음으로 조문하러 왔다”며 “희생자들을 보며 서울에 살고 있는 아들 생각이 나서 뉴스를 보는 내내 가슴이 아팠다”고 애통해했다. 점심시간이 가까워지면서 조문행렬은 더 길게 이어졌다. 직장인 김소희씨(29)는 “점심시간을 쪼개 희생자들을 추모하러 왔다”며 “희생자들이 같은 또래여서 더 안타깝다. 다시는 이런 인재(人災)가 발생하지 않아야 한다”고 눈시울을 붉혔다. 제주시교육지원청의 한 공무원은 가늘게 떨리는 목소리로 “못 다핀 젊은 청춘들이 생각지도 못한 참사로 목숨을 잃어 어른으로서 너무 미안하고 슬프다”고 말했다. 이날 오전 합동분향소를 찾은 오영훈 제주도지사는 “도저히 상상할 수 없고 일어나서는 안 되는 일이 대한민국에서 발생해 너무나 안타깝다”며 “이번 사고를
“역대급 물가라고 할 수 있어요. 밥상에 올라가는 식재료는 거의 다 올라 장보기가 무서울 지경이에요.” 코로나19 이후 크게 오른 밥상물가가 꺾일 줄 모르면서 서민들 등골이 휘고 있다. 22일 오전 찾은 제주시농협 하나로마트 일도점에서는 평년보다 오르지 않은 품목을 찾기 어려웠다. 마트에서는 돼지고기(삼겹살)가 100g당 3700원, 김장용 배추 1묶음(3포기)이 3만7500원, 무는 1개에 4660원 등에 판매되고 있었다. 과일 가격도 크게 올랐다. 사과는 1개당 2950원, 배는 1개당 3450원에 판매 중이었다. 일도동에 사는 주부 김모씨는 “장바구니에 몇 가지를 담지 않았는데도 10만원이 훌쩍 넘었다”며 “집에서 요리해 먹는 가격이나 밖에서 사 먹는 가격에 큰 차이가 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같은 날 찾은 동문재래시장에서도 고물가를 실감할 수 있었다. 채소가게 5군데를 둘러본 결과 김장용 배추는 1포기에 1만2000~1만5000원, 무는 1개에 5000원에 판매되고 있었다. 한 상인은 “마트보다 저렴하게 팔테니 싸게 가져가라”며 배추 3포기에 3만5000원을 불렀다. 22일 농산물유통정보에 따르면 제주지역(전통시장 기준) 대부분의 품목이 지난해보다
“과일이 싱싱하고 맛있어. 싸게 줄테니 어서와요.” 7일 제주시민속오일시장은 평일 오전 시간임에도 추석 명절 차례상에 올릴 제수용품을 사기 위해 찾은 손님들로 활기를 띠었다. 3년 만에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거리두기가 해제된 추석을 앞두고 손님을 불러 모으는 상인들의 우렁찬 목소리가 곳곳에서 울려퍼졌다. 20년 가까이 과일 가게를 운영하고 있는 현모씨(46)는 “코로나19 발생 전보다는 못하지만 명절은 명절인지 평일 대비 30% 정도 매출이 오를 것 같다”며 “추석 전 마지막 장날이라서 오늘은 더 욕심을 내봐야겠다”고 설레는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최근 값이 크게 오른 채소 가게도 이날만큼은 대목을 톡톡히 누리고 있었다. 채소 가게를 운영하는 70대 장모씨는 “요즘 채소가격이 워낙 오르기도 했지만 물건을 확보하기 어려워 아예 장에 나오지 않는 상인들이 많았는데 오늘은 빈자리 없이 모두가 장사하러 나왔다”며 “예년 명절보다 가짓수는 덜하지만 싱싱한 채소들로 가득 채웠으니 손님들이 많이 붐비지 않을까 한다”며 환하게 웃었다. 특히 지난해 추석에는 접종 완료자를 포함해 최대 8명까지 가족모임이 가능했지만 올해는 거리두기가 사실상 완전히 해제되면서 명절
“과일이 싱싱하고 맛있어. 싸게 줄테니 어서와요.” 7일 제주시민속오일시장은 평일 오전 시간임에도 추석 명절 차례상에 올릴 제수용품을 사기 위해 찾은 손님들로 활기를 띠었다. 3년 만에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거리두기가 해제된 추석을 앞두고 손님을 불러 모으는 상인들의 우렁찬 목소리가 곳곳에서 울려퍼졌다. 20년 가까이 과일 가게를 운영하고 있는 현모씨(46)는 “코로나19 발생 전보다는 못하지만 명절은 명절인지 평일 대비 30% 정도 매출이 오를 것 같다”며 “추석 전 마지막 장날이라서 오늘은 더 욕심을 내봐야겠다”고 설레는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최근 값이 크게 오른 채소 가게도 이날만큼은 대목을 톡톡히 누리고 있었다. 채소 가게를 운영하는 70대 장모씨는 “요즘 채소가격이 워낙 오르기도 했지만 물건을 확보하기 어려워 아예 장에 나오지 않는 상인들이 많았는데 오늘은 빈자리 없이 모두가 장사하러 나왔다”며 “예년 명절보다 가짓수는 덜하지만 싱싱한 채소들로 가득 채웠으니 손님들이 많이 붐비지 않을까 한다”며 환하게 웃었다. 특히 지난해 추석에는 접종 완료자를 포함해 최대 8명까지 가족모임이 가능했지만 올해는 거리두기가 사실상 완전히 해제되면서 명절
“다 갈아엎게 생겼으니 속이 타들어가네요, 어디 원망할 곳도 없고….” 태풍 ‘힌남노’가 제주를 강타하며 농작물이 큰 피해를 입은 가운데 6일 오전 전국 최대 당근 주산지인 제주시 구좌읍 상도리에 있는 한 당근밭을 찾았다. 전날 밤부터 이날 새벽까지 몰고 온 강한 비바람에 푸릇푸릇해야 할 당근 싹이 강풍에 꺾이고 그나마 버티고 있던 잎사귀도 힘을 잃은 채 진흙탕이 돼버린 땅에 누워있었다. 당근밭 1만3200㎡와 함께 감자, 무 농사를 짓고 있다는 김상용씨(49)는 비가 그친 하늘을 바라보며 한숨만 푹푹 내쉬었다. 김씨는 “7월 파종한 당근이 잦은 비로 수해를 입어 8월 중순 재파종했는데 하룻밤 사이 휩쓸고 간 태풍으로 새로 심은 당근마저도 상품성을 장담할 수 없게 됐다”고 토로했다. 구좌읍 일원 당근밭은 태풍이 염분을 머금은 바닷바람을 몰고 와 조풍(潮風) 피해도 우려되는 상황이다. 피해를 입으면 바람이 약해지는 즉시 작물에 물을 뿌려 염분을 제거해야 하는데 태풍이 물러간 이후에도 한동안 강한 바람이 불고 있어 농민들은 피해 복구 시기를 놓치지 않을까 전전긍긍하고 있다. 김씨는 “비가 더 내리면 염분이 씻겨내려가면서 그나마 피해가 덜하다. 싹이 꺾이고 이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