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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신문) 창원시립소년소녀합창단 ‘상임지휘자 응시자격’ 논란

‘국공립 합창단 지휘경력 4년 이상’ 조건
“지역 음악인 배제”·“내정” 의혹도… 시 “우수한 지휘자 채용 위한 것”

창원시가 3년간 공석인 창원시립소년소녀합창단 상임지휘자를 공개 채용하기로 했지만, 응시 자격을 전국 최상위급으로 엄격히 적용하면서 지역 음악인 배제는 물론 특정인 내정 의혹 등 논란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창원시는 지난 11일 ‘창원시립합창단·창원시립소년소녀합창단 지휘자’ 채용 공고를 냈다. 논란이 된 내용은 시립합창단과 시립소년소녀합창단의 지휘자 응시 자격을 ‘국공립 합창단 지휘 경력 4년 이상인 자’로 명시한 부분이다.

 

경남도내 음악인들은 해당 조건이 전공자 출신의 시립합창단 지휘자 채용 조건에는 적절하지만, 소년소녀합창단 지휘자 채용 조건으로는 과하다고 입을 모은다.

 

실제로 최근 5년간 소년소녀합창단 채용공고를 낸 전국 지자체 11곳 중 9곳은 ‘국공립 합창단 지휘 경력’을 필수조건으로 내걸지 않았다. 부산과 목포만이 국공립 합창단 경력을 명시했는데, 창원시(4년)처럼 구체적인 기한이 없고 ‘이와 상응하는 경력이 있는 자’ 등의 문구를 추가해 자격 범위를 넓혔다.

 

창원시가 예전부터 소년소녀합창단 지휘자 응시 자격을 높게 설정한 것도 아니다. 2016년 소년소녀합창단 지휘자를 채용할 당시에는 응시 자격을 ‘4년제 대학 음악 관련 학사학위 이상을 취득한 자 중 지휘에 대한 능력과 경험이 풍부한 자’로 명시하며 폭넓게 지원 받았다.

 

익명을 요구한 도내 음악인 A씨는 “엄밀히 따지면 성인 합창단은 프로, 소년소녀합창단은 아마추어로 볼 수 있는데, 이번 창원소년소녀합창단 지휘자의 높은 자격조건은 이해가 잘되지 않는다”며 “3년간 지휘자가 공석이었는데 이번에 무조건 지휘자를 뽑을 생각이라면 응시 자격을 유연하게 했어야 했다”고 의문을 표했다.

 

또 다른 음악인 B씨는 “역대 창원소년소녀합창단 지휘자는 모두 지역 출신이었다. 이런 응시 조건이면 경남 사람은 안 쓰겠다는 생각이 든다”며 “특히 이 조건에 맞는 내정자가 있지 않냐며 특혜 의혹을 단정 짓는 지역 음악인들도 있다”고 우려했다.

 

창원시가 내건 ‘국공립 합창단 지휘경력 4년 이상’에 상응하는 응시 자격은 다른 지역 성인 합창단 지휘자 모집 공고에서 확인할 수 있었다. 고양시와 부천시의 경우 2021년 성인 합창단 상임지휘자를 모집하면서 ‘국공립 합창단 지휘경력 3년 이상’을 응시 자격으로 내세웠다.

 

이 때문에 단순히 창원시가 합창단과 소년소녀합창단 지휘자를 같이 모집하는 과정에서 행정적인 실수를 한 것은 아니냐는 의견도 나온다. 도내 음악인 B씨는 “비상임이긴 하지만 과거 창원시립소년소녀합창단 지휘자 채용 당시 응시 자격과 현재 응시 자격은 너무나 큰 차이가 있다”며 “창원시가 응시 자격을 통일하는 과정에서 실수로 기준을 성인 합창단에 맞춘 것은 아닌가 생각된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 창원시는 인성과 실력이 우수한 지휘자를 채용하기 위해 응시 자격을 높였다고 해명했다.

 

창원시 문화예술과 관계자는 “객원 지휘 경력도 경력에 해당되기 때문에 ‘4년 이상’이란 자격에 해당하는 지휘자들이 전국적으로 많다고 들었다”며 “문의 전화가 이어지고 있고 원서접수를 받는 25~27일 몇 명이 응시할 걸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내정자 논란에 대해서는 “전혀 아니다”고 잘라 말하며 “적격자가 없다면 재공고, 특별채용 등 좋은 방법을 모색해 소년소녀합창단 지휘자 공백을 없애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