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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일보) ‘가정위탁’ 스크린에 담는 경남청년들

단편영화 ‘계약만료’ 크랭크인
오는 19일까지 마산 일대서 촬영
아이·위탁모·친부모 이야기 담아

“오늘 첫 촬영입니다. 좋은 의미가 담긴 영화가 촬영 결정됐고, 즐겁게 서로 응원하는 마음이 이어지면서 촬영을 마쳤으면 좋겠습니다. 그럼 슬레이트 준비하겠습니다!”

 

15일 오전 8시 창원시 마산회원구 합성동의 한 식당에서 단편영화 ‘계약만료’의 첫 촬영이 시작됐다. 정보경 감독의 세부 연출 지시가 끝나자 ‘Take1’이 적힌 슬레이트가 쳐졌고, 식당은 배우들의 목소리로 채워졌다.

 

 

촬영은 이어졌고 카메라 너머 안도경(위탁모 ‘은미’ 역) 배우와 설유빈 (은미의 딸 ‘시은’ 역) 배우는 열연을 펼쳤다. 배우들과 경남청년 10여명으로 구성된 연출진들은 컷 사인이 내려질 때마다 함께 다음 신에 대한 논의를 이어갔다.

 

단편영화 ‘계약만료’는 위탁가정에 맡겨진 ‘시아(양예송 배우)’와, 맡긴 아이를 찾아오기 위해 열심히 살고 있는 미혼모 ‘가영(주예람 배우)’, 맡은 아이를 사랑으로 보살피는 위탁모 ‘은미’가 만나 일어나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가정위탁이란 보호대상아동의 보호를 위해 아동복지법령에 정하는 기준에 적합한 가정에 일정 기간 위탁했다가 다시 친가정으로 복귀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제도다.

 

정보경 감독은 지난 2018년부터 경남 등지에서 위탁가정 10여가구를 취재해 시나리오에 담았다. 위탁가정에 대한 정 감독의 시선은 어땠을까. 그는 위탁가정을 단순 봉사가 아닌 하나의 가족으로 생각하는 위탁모들의 마음가짐은 물론 여러 사정으로 아이를 다시 찾아오지 못하는 부모, 아이를 찾기 위해 노력하는 부모들의 의지에 집중했다.

 

 

 

정 감독은 “취재 과정에서 우리 사회에 깔린 부정적인 인식을 해소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위탁가정을 통해서도 아이가 가족의 사랑을 받을 수 있다는 사실을 알려주고 싶었다”고 제작 의도를 말했다.

 

이날 위탁모 역을 맡은 안도경 배우는 시나리오를 받기 전까지만 해도 가정위탁제도를 알지 못했다. 안 배우는 “시나리오를 보고 마음 속에 어떤 울림이 있었다”며 “우리 영화를 보고 점차 확대되는 가족의 개념을 이해하면서 위탁가정에 대한 인식이 바뀌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단편영화 ‘계약만료’의 촬영은 오는 19일까지 총 4일간 마산을 중심으로 진행된다. 주요 촬영지는 3·15해양누리공원, 경남은행 본점 ATM, 양덕중학교 등이다.

 

‘계약만료’는 지난 10월 경남문화예술진흥원의 ‘경남청년 영화활동 지원사업’에 선정되면서 촬영이 결정됐다. 제작사인 ‘미디어랩 독감경보’는 지난 11월부터 배우 섭외, 대본 리딩 등 사전준비를 마쳤다. 촬영을 마치면 후반 작업에 들어가 내년 5월 가정의달에 경남에서 시사회를 열 계획이다.

 

이들은 ‘계약만료’ 영화 제작을 위한 공식 후원도 받고 있다. 이은경 제작자는 “지역 콘텐츠업계는 보조금, 지원사업 등으로 주로 진행되다 보니 종사 청년들이 고질적으로 저임금 문제를 겪고 있어 공식적으로 후원을 받아 이를 해소해 보기로 했다”며 “청년들이 살아 남아야 지역문화가 발전할 수 있다고 생각해달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