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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일보) 대전 향토호텔 줄줄이 매각…흔들리는 '유성 관광특구' 명성

매수자, 계약금 650억원 지급…향후 부동산 PF 통해 잔금 지급 및 개발할 듯
호텔측 "신탁사에 유성호텔 소유권 위탁…당분간 호텔·온천은 계속 운영 방침"
향후 유성호텔 측과 인수자간 공동사업자 법인 통해 온천 포함 주상복합 개발
온천지역 리베라, 아드리아 등 향토호텔 대부분 매각…주상복합 등 고밀도 개발

 

대전 유성지역 향토 호텔들의 도미노 매각이 현실화하면서 한때 전국적으로 명성을 얻던 유성온천지구의 '유성 관광특구'도 퇴색하고 있다.

107년 역사의 유성호텔이 최근 매각 수순에 돌입한 가운데 이 부지도 결국 주상복합아파트로 바뀐 기존 폐업 호텔들의 전철을 밟을 것이란 전망이 이어지고 있다.

다만 매각이 완료되더라도 관광특구를 대표하는 '온천'이나 '호텔'이 새롭게 탈바꿈해 들어설 것으로 전망되면서 귀추가 주목된다.

8일 부동산 업계 등에 따르면 최근 A사는 유성호텔을 인수키로 계약을 체결하고 우선 계약금으로 650억원을 지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매매금액은 총 2500여억원 수준으로, 3.3㎡(평)당 5500여만원에 거래된 것으로 전해졌다. 소유권은 이미 지난 10월 말 유성호텔에서 B신탁사(수탁자·서울 강남 소재)로 이전된 상태다.

부동산 업계 관계자는 "향후 이곳은 공동주택을 비롯해 문화·숙박·판매·온천 등이 들어서는 주거상업 복합건물로 재개발될 예정"이라며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를 통해 발생하는 대출로 잔금 등을 치를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PF 전제 조건은 향후 개발사업과 그에 따른 수익성을 담보로 하기 때문에 사전에 소유자의 동의가 있어야 가능한 것"이라며 "유성호텔 측과 인수자가 공동으로 신규 법인을 만들지 않겠나 전망된다"고 말했다.

유성호텔의 영업 기한은 오는 2024년 3월이다. 최근 매각이 결정돼 보다 자세한 신축 (재)개발 계획 등은 구체화되지 않았다. 업계 일각과 유성구청 등에선 호텔 부지에 5성급에 준하는 고급 호텔이 새롭게 들어설 것으로 보고 있다.

유성호텔 관계자는 "호텔법인 측에서 호텔과 온천의 명맥을 계속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며 "다만 법인이 직접 운영할지, 위탁 운영할지 여부는 현재 결정된 게 없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5성급 숙박시설과 함께 (주상복합 등)다른 개발분야는 매수자 등을 포함한 다른 업체가 공동 개발할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유성호텔의 매각설은 지난 5년간 이어져 왔다. 한때 유성관광특구는 한해 1000만명이 방문할 정도로 전국적인 명성과 함께 호황을 누렸다. 하지만 변화하는 관광 수요와 트렌드, 경제 불황 등이 맞물리면서 방문객이 급속히 감소하기 시작했다. 이후 대전 유일의 5성급 호텔이었던 호텔리베라와 3성급 호텔 아드리아 등이 문을 닫기 시작하며 '관광특구'라는 말도 무색해졌다.

현재 대전에 남아 있는 4성급 이상 호텔은 호텔인터시티(4성), 롯데시티호텔 대전(4성), 대전신세계 오노마(5성) 3곳에 불과하다. 이미 향토호텔이 줄줄이 매각되거나 폐업했고, 그나마 있는 호텔 역시 대기업 프랜차이즈 호텔이어서 사실상 지역토착 호텔은 거의 전무한 실정이다.

불 꺼진 유성을 위해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잇따랐지만, 결국 107년 역사의 유성호텔도 매각 수순에 들어가면서 이 일대가 '주거특구'로 변질되는 게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앞서 폐업·매각한 향토 호텔들의 부지는 이미 주상복합아파트나 도시형생활주택 등 주거용 건물로 변모해 들어선 상태다.

대전 경제계 관계자는 "지역 호텔업계의 위기는 단순 호텔만이 아닌, 지역 납품업체와 서비스업종에도 큰 타격을 입힐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