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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일보) 취업시장 ‘꽁꽁’ 취준생 “올 겨울 더 춥네요”

3분기 광주·전남 20대 취업자 감소·고용률 전국 평균 밑돌아
공기업 인원 감축에 나주 혁신도시 등 기관 채용 규모 위축 악재
치솟는 물가에 아끼고 또 아껴도 한 달 알바비 2주면 다 떨어져

 

“올 하반기에는 취업할 수 있지 않을까 기대했는데, 채용공고를 내는 기관이 없네요.”

8일 오전 광주시 북구 중흥동의 한 도서관 앞에서 만난 최모(32)씨는 수 년째 취업을 준비하는 취업준비생이다.

대학을 졸업하고 취업이 마땅치 않아 광주의 한 중소기업에 취직도 해봤지만 오래가지 못했다. 최저임금 수준의 급여를 받는 데다, 오랫동안 근무를 해온 선배들 역시 적은 월급을 받는 걸 보면서 미래가 암울했다고 한다.
 

그렇게 공기업·공공기관 취업에 뛰어들었던 그는 지난해 한 공기업 시험에서 1순위 후보합격자 명단까지 올랐다. 이어 다른 공공기관 시험에서도 1·2순위 명단에 오르면서 “조금 만 더 하면 곧 취업할 수 있겠다”라는 희망을 품었다고 한다.

하지만 올해부터는 서류에서부터 떨어져 시험을 볼 자격조차 얻지 못하는 등 취업준비가 쉽지 않다고 했다. 무엇보다 하반기에는 공기업·공공기관의 채용 문이 굳게 닫히면서 하루하루 조급해지고 있다.

최씨는 “그동안 공기업·공공기관 취업을 위해 나름대로 열심히 준비를 해왔지만, 예년과 달리 올해는 채용하는 기관이 너무 없다”며 “해마다 부모님께 손을 벌리는 것도 더 이상 못할 짓 같다. 착잡하기만 하다”고 말했다.

광주시 광산구 수완동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취업을 준비하는 유모(여·27)씨는 또 다른 걱정을 하고 있다. 작년 말부터 수완지구 한 음식점에서 주중 3일 정도 알바로 생활비를 벌며 취업공부를 하고 있는데, 최근 물가가 너무 올랐기 때문이다.
 

유씨는 “지난달 받은 알바 급여를 2주 만에 다 써버렸다”며 “아끼고 절약해서 쓴다고 해도 물가가 너무 올라 쉽지 않다”고 토로했다.

광주·전남지역 취업준비생들에게 올 겨울 한파가 유독 매섭다. 올 3분기 광주·전남 20대 취업자 수가 감소하고 청년 고용률도 전국 평균을 크게 밑도는 등 취업 문턱이 높아지고 있다. 공기업도 기존 인원 감축에 나서면서 신규 채용 규모도 축소될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치솟는 물가로 생활비 부담까지 커지면서 가뜩이나 풍족하지 않은 청년들의 주머니 사정은 더 열악해지고 있다.

이날 호남지방통계청에 따르면 올해 3분기 취업자 수는 광주 75만4000명·전남 102만1000명 등 177만5000명으로, 지난해 같은 분기보다 각각 3200명·1만9900명 증가했다.

하지만 20대와 30대 취업자는 각각 2700명, 1700명이 오히려 감소하면서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했다. 광주·전남 30대 취업자 감소세(전년 동분기비)는 2019년 3분기 이후 13분기나 연속되고 있다.

또 15~29세 청년 고용률의 경우 광주는 전분기보다 떨어지면서 4분기 연속 7대 특·광역시 최하를 기록했다. 청년 고용률은 광주 38.5%·전남 39.9%로 전국 평균(47.2%)을 밑돌았다. 같은 기간 청년실업률은 광주 6.3%·전남 6.7%로, 두 지역 모두 전국 평균(6.1%)을 웃도는 등 취업난이 극심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정부가 공기업·공공기관에 강도 높은 구조조정 칼날을 들이대면서 지역 내 기관들의 채용 규모도 위축될 것으로 보여 취준생들의 부담을 키우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신정훈·박영순 의원으로부터 받은 ‘공공기관 혁신계획’ 자료에 따르면 한국전력과 나주에 본사를 둔 전력그룹사 4곳은 정원을 533명 줄일 계획을 기획재정부에 제출했다. 한전은 현 정원(2만3728명)의 1.1% 수준인 260명 정원을 반납한다. 한국농어촌공사(-191명)와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18명) 등도 정원 감축 계획을 내놓으면서 향후 채용 규모가 불투명해져 취준생들의 시름이 깊어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