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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일보) ‘산울림’ 김창완과 한희원 함께 ‘노래·시·웃음·눈물같은’ 전시회

한희원 미술관 7주년 기념
2023년 1월 30일까지
노래처럼 작품서도 따뜻함 느껴져

 

“그대 떠나는 날에 비가 오는가/하늘도 이별을 우는데 눈물이 흐르지 않네/슬픔은 오늘 이야기 아니오/두고두고 긴 눈물이 내리리니”

빗속에서 포옹하고 있는 두 사람의 모습이 담긴 작품 ‘그대 떠나는 날에 비가 오는가’ 앞에 서니 저절로 멜로디를 흥얼거리게 된다. 어렴풋이 생각나는 가사도 읊조려본다. 천진한 아이들의 모습이 담긴 또 다른 그림에서는 노래 ‘산할아버지’, ‘개구쟁이’도 떠오른다. 마치 아이가 그린듯한, 크레파스화로 장식한 그의 앨범 재킷을 떠올리면 ‘그림 그리는’ 그의 모습이 왠지 낯설지만은 않았다.
 

‘산울림’ 김창완(68)의 작품을 만날 수 있는 전시회가 열린다. 한희원미술관(광주 남구 양촌길 27-6) 개관 7주년 기념전-김창완·한희원 2인전 ‘노래, 시, 웃음, 눈물같은’이 내년 1월30일까지 개최된다.

‘산울림’ 데뷔 45주년을 맞아 초창기 LP음반이 리마스터링 버전으로 속속 발매되고 아이유, 김필과 함께 부른 ‘너의 의미’, ‘청춘’ 등을 통해 세대를 넘어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그가 이번에는 ‘그림’으로 팬들을 만난다.

 

 

이번 전시는 마음이 단번에 맞은 두 남자가 의기투합해 한달여만에 마련됐다. 시작은 지난 9월말 서울 연세갤러리에서 열렸던 한희원 작가의 ‘거친 붓터치에 삶의 아픔이’전이었다. 마침 2월 그룹전을 통해 화가로 데뷔한 김창완의 첫 개인전이 한 작가 바로 뒤 같은 장소에서 열릴 예정이었고, 전시공간을 미리 보러온 그는 한 작가의 작품이 마음에 닿아 만나고 싶다는 연락을 했다.
 

김창완의 전시 개막식에서 만난 두 사람은 밤새 술을 마시며 이야기를 나눴고, 이후 글들을 주고 받다 전시회를 열기로 했다. 그는 서울 전시가 끝나자 마자 작품을 바로 미술관으로 보냈고, 마침 김창완밴드 광주 공연이 열린 20일 7점의 작품을 더 챙겨 한희원미술관을 방문했다.

1977년 두 동생과 함께 ‘산울림’으로 데뷔한 그는 가수이자, 작곡가, 배우 등 다방면에서 활동하고 있고 SBS ‘아름다운 이 아침 김창완입니다’를 23년째 진행하고 있는 라디오 DJ이기도 하다.

김창완은 동시집 ‘무지개가 뀐 방이봉방방’, ‘사일런트 머신, 길자-환상스토리’ 등을 펴낸 작가이기도 하다. 젊은 시절 문학청년이었고, 시화집을 내기도 한 한 작가와 결이 맞는 부분이기도 하다.

 

 

이번 전시에서 그는 120호 대작을 비롯해 유화와 아크릴 작품 20여 점을 선보인다.

위로를 주는 그의 노래처럼 전시장에서 만나는 작품들은 따뜻하다. 마치 ‘시처럼’도 읽히는 그의 노래가사 가 화면에 펼쳐지는 것 같고, 동심의 세계속으로 빠져들기도 한다.

동화 속 풍경같기도 한 ‘별’, 푸른색으로 그려낸 심장 시리즈, 아이들의 환한 얼굴이 인상적인 ‘행복한 마음’, ‘코 없는 엄마’ 등에서는 그의 맑은 심성이 고스란히 드러나는 듯하다. 또 기발한 가삿말처럼 상상력이 돋보이는 작품, ‘달밤’처럼 한참을 들여다보게 만드는 작품도 눈길을 끈다.

 

 

한희원 작가는 이번 전시에서 대작 ‘생의 시간’을 비롯해 ‘상처받은 별들의 춤’, ‘해바라기와 검은 소묘’ 등의 작품을 선보인다. 작품 ‘기타치는 가수’는 김창완의 모습과도 겹쳐 보인다.

한희원 작가는 지난 2015년 추억이 어린 양림동에 개인미술관을 열었다. 꾸준히 작업한 작품을 전시하고 지난 2016년에는 문순태 작가와 2주년 기념전 ‘거리에서 만난 문학과 미술’을 열기도 했다. 안식년처럼 주어졌던 조지아공화국에서의 1년과 코로나 19 등으로 미술관 운영에 어려움은 있었지만, 미술관은 문을 닫지 않고 꾸준히 관람객들을 맞으며 예술의 향기를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