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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인일보) "사업 내년으로 미룰 수밖에"… PF 대출 막힌 건설사들 '시름'

사업 착수하려면 PF 대출 받아야하지만 사실상 중단

 

"원래 문턱 높았는데 금리 오르다 아예 막혀버려"
아예 수주하지 말자는 분위기마저… 멈춰선 건설경기

 

"굵직한 건설사도 PF(프로젝트 파이낸싱)대출이 막혀 자금난을 겪는다는 지라시가 돌 정돈데, 중소건설사는 두말할 것 없죠."

시흥에 소재한 중소건설사 A사 관계자가 한숨을 내쉬었다. A사는 업력이 20년이 넘는 회사다. 임대형 민자사업(BTL), 부동산 개발, 건축 등 다양한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왔다.

이런 A사가 최근 골머리를 앓는 일은 단연 PF 대출이다. 사업을 수주해서, 착수하려면 PF 대출을 받아야 하지만 부동산 경기가 얼어붙자 PF 대출이 사실상 중단된 것이다. 시중은행 뿐 아니라 제2금융권도 PF 관련 대출을 보수적으로 처리하고 있다. PF 대출의 문턱이 높아지다 보니 이를 위한 브릿지론도 어려워졌다. 수주를 해도 사업을 진행할 수 없는 상황이 된 것이다.

PF 대출은 주택담보대출 등 일반 대출과 달리 대규모 사업의 향후 수익성 등을 보고 금융기관이 자금을 지원하는 방식이다. 부동산 경기 호황기엔 분양 실적 호조로 수익성이 커지지만 올 하반기 같은 부동산 침체기엔 미분양 등으로 수익성은 물론 대출 상환 가능성도 낮아진다. 건설 경기가 악화되는 상황인 만큼 금융권이 대출 빗장을 잠글 수밖에 없는 것이다.

PF 대출의 관건은 사업성이기에 수익성이 보장되기 어려운 사업 초기엔 해당 대출이 이뤄지기 어렵다. 이에 건설사들은 PF 대출을 위해 제2금융권 등에서 초기 사업에 필요한 비용을 단기간 고금리로 대출을 받아 사업을 진행하면서 수익성을 높인다. 이를 브릿지론이라고 한다.

A사 관계자는 "시중은행에선 전부터 PF 대출 문턱이 높았다. PF라고 해도 사실상 어느 정도 자본을 소유하고 매출액이 있어야 대출을 받을 수 있었다. 그래서 금리는 좀 높아도 자기자본비율을 시중은행보다는 비교적 낮게 봤던 새마을금고를 이용해왔는데 대출 금리가 너무 올랐다. 최근에 8%를 넘겼는데 이젠 그마저도 막혔다"며 "지금 이용할 수 있는 곳은 저축은행뿐인데 금리가 10%를 넘는다. 그나마도 사업비의 20%에 달하는 자기자본을 보유하고 있어야 한다. 돈 있는 시행사가 아니면 아예 이용이 안 된다"고 한탄했다. 사업비의 20%에 달하는 자기자본을 보유하려면 이 역시 초고금리로 대출을 받아야 한다. A사로선 사업을 미룰 수밖에 없는 것이다.

자금줄은 막혔는데 건설자재 가격은 올라 부담을 키운다. 앞서 지난 9월 주요 시멘트 업체들이 원자재 가격 상승을 이유로 공급 가격을 1t당 11~15% 인상했다. 철근 가격도 크게 뛰었다. 대출이 막힌 상황에서 건설 자재와 인건비가 상승하니 수익률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업계에선 아예 수주를 하지 말자는 분위기마저 감돌고 있다는 게 A사 관계자의 설명이다. 이른바 '돈맥경화'로 건설 경기가 멈춰서는 셈이다.

A사 관계자는 "증권가나 주변 얘기를 들어보면 부동산 시장이 앞으로 2년간은 꽁꽁 얼어있을 것이라는 견해가 팽배하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신규 수주 하지 말자는 분위기다. 대형 건설사도 보수적으로 수주할 정도"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