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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인일보) 느슨한 관광지에 긴장감을

[경기도 관광이 경제다·(2)] 시급한 '관광재생'
빛나는 자연풍광, 빛바랜 즐길거리

 

 

"포천은 한적하니까 오는 거지, 볼거리 찾아서는 (강원도) 철원에 많이 가."

본격적인 휴가철이 시작된 지난 28일 포천 산정호수를 찾았다. 여름 햇살에 반짝이는 호숫물과 호수를 둘러싼 명성산이 어우러져 멋진 풍광을 연출했다. 이곳에서 27년동안 게임장을 운영해 온 최혜자씨도 산정호수를 자랑스럽게 여겼다. "우리 산정호수는 워낙 풍광이 좋아. 호수 관리도 깨끗하게 잘 돼 있고."

하지만 관광지로서 산정호수를 묻자 고개를 갸웃했다. "그래도 사람은 안 와. 볼거리, 즐길거리가 많아야 오지, 시설도 전부 오래됐고. 오히려 코로나 터지고 한적한 여행지를 찾아서 많이 늘어난 거지. 볼거리, 즐길거리 관광하러는 철원에 많이 간다고 들었어."

산과 호수가 주는 아름다운 풍광은 충분히 매력적이지만 직접 마주한 관광지 산정호수는 70년대 '유원지'로 불리던 그 시절에 멈췄다. 호수 인근의 상점들은 대부분 관광지가 처음 조성될 때 지어져 슬레이트 지붕에 가건물 형태로 운영 중이었다.
 

 

관광지의 화장실조차 초창기 모습을 간직하고 있었다. 부식된 낡은 놀이기구들은 방치된 듯 찢어진 천막 아래 덩그러니 놓여 있었다.

1977년 道관광지 지정 '산정호수'
슬레이트 건물 등 '유원지' 느낌
낡은 놀이기구 방치… 시설 한적

 

 

산정호수가 경기도 관광지로 지정된 건 1977년이다. 올해 아흔인 노부부는 이즈음부터 산정호수에서 슈퍼를 운영했다. "그때만 해도 관광객이 정말 많았어. 우리 아들 유학도 보냈을 정도로. 지금은 거의 없지. 우리 둘 끼니 챙기는 정도밖에 못 벌어. 지금은 여기서 하는 게 거의 없으니까."

10년간 이 곳에서 약초 등을 팔아 온 송모씨도 발전을 멈춘 산정호수에 아쉬움이 가득했다. "10년동안 사실 크게 달라지는 걸 느끼지 못했어요. 그나마 몇 년 전 호수 주변에 둘레길이 잘 정비되면서 사람들이 다시 (산정호수를) 찾기 시작했어요. 둘레길만 잘해놔도 사람이 오는데…."

포천시도 답답하기는 마찬가지다. 포천시 관계자는 "산정호수는 엄밀히 따지면 시가 할 수 있는 것이 거의 없다. 농어촌공사가 관리하는 저수지이고 현재 호수 주변 유원시설도 예전부터 암암리에 영업해오던 부분들이 지금까지 이어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래도 손 놓고만 있을 수 없어 포천시는 2019년 경기도 무장애환경조성 사업에 공모해 산정호수 둘레길을 재정비하는 예산을 따내기도 했다. 또 현재 공사 중인 산정호수 케이블카 사업도 경기도와 포천시가 관할 산림을 바꾸는 등 시가 끈질기게 협의한 끝에 착공에 들어갈 수 있었다.

이런 노력에도 불구하고 포천시의 노력만으로는 힘에 부친다고 토로했다.

시 관계자는 "포천과 연천은 한탄강을 가진, 자연연계 관광자원이 풍부하고 인근 가평은 수상레저 등 물로는 이길 수가 없다. 그만큼 관광자원은 풍부하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지자체만의 노력으론 관광산업은 어렵다. 한탄강 덕에 우리(포천) 바로 옆 강원도 철원이 요즘 가장 핫한 관광지가 된 게 이를 잘 보여주는 사례"라고 말했다.

한탄강 지질공원 우수자원 불구
인접 강원도 철원에 주도권 뺏겨
포천시 "지자체 노력만으론 한계"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으로 지정된 한탄강은 포천과 연천, 철원에 걸쳐 있지만 강원도와 철원군이 한탄강을 따라 조성한 '주상절리길'과 '출렁다리' 등이 유명세를 타며 사실상 주도권을 뺏겼다. 내친 김에 강원도는 철원역사문화공원 등도 개장하면서 관광산업에 탄력을 받고 있다.

반면 한탄강의 역사 전시 등을 볼 수 있는 한탄강지질공원은 포천에 있고, 선캄브리아기·고생대·중생대·신생대 등을 잘 볼 수 있는 한탄강 지질명소 총 24개소 가운데 포천과 연천에만 20개소에 달한다. 철원군은 4개소에 불과하다. 경기도 관광이 산업으로 거듭나려면, '관광재생'이 절실한 이유다. → 관련기사 3면([경기도 관광이 경제다·(2)] "외지인·외국인 잡아라"… 큰그림 그려야 '수지' 맞는다)

/공지영·신현정기자 jyg@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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