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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신문) 백정의 삶, 예술로 만나다

경남도립미술관 기획전 ‘도큐멘타 경남 II-형평의 저울’
1923년 4월 진주서 시작된 형평운동 조명
기념사업회 활동·백정 주제 문학 등 소개

경남도립미술관의 올해 두 번째 기획 전시 ‘도큐멘타 경남 II - 형평의 저울’이 15일 개막된다. ‘도큐멘타 경남 II-형평의 저울’은 1923년 진주에서 시작돼 전국적으로 전파된 ‘형평운동’을 조명하고 그 정신을 예술로 공유하는 아카이브형 전시이면서 동시대 미술기획전이다. 1923년 4월 25일 진주 대안동 진주청년회관에서 80여명의 백정들과 지역 활동가들이 모여 ‘형평사(衡平社)’를 창립한다. 형평사는 저울(衡)처럼 평등한(平) 사회를 만들자는 단체(社)를 뜻한다.

 

 

1894년 갑오개혁을 통해 제도적으로는 모든 사람이 평등한 세상이 열렸지만 실질적으로는 여전히 불평등한 세상이었다. 그중에서도 백정은 가장 천하디 천한 신분이라 노동자와 농민들에게도 차별과 혐오를 받는 대상이었다. 그래서 형평사는 주지(主旨)를 통해 백정에 대한 차별과 억압을 없애고 공평(公平)과 애정을 사회와 사람의 바탕이라 선언한다.

전시는 ‘형평운동의 역사’와 그 정신을 이어 활동하고 있는 ‘형평운동기념사업회’, 그리고 백정의 아픈 삶을 ‘예술’로 담아낸 문학, 삽화, 영화 등을 소개하는 아카이브형 전시로 시작된다.

 

 

첫 번째 섹션은 100년 전 형평운동의 시작을 다루고 있다. 1923년 4월 25일 진주청년회관에서 형평사가 창립하면서 선포된 ‘형평사주지문’과 ‘조선형평사 선언 강령 규약’의 내용을 확인할 수 있으며, 형평사 전국대회 포스터(6회, 7회, 8회) 이미지를 볼 수 있다. 형평사에서는 자체적으로 잡지를 만들기도 했는데 1929년 창간된 <정진(正進)>의 내용도 디지털 파일로 확인 가능하다.

두 번째 섹션은 현재 진주에서 활동하고 있는 ‘형평운동기념사업회’의 활동 내역을 정리한 아카이브 방이다. 형평운동기념사업회는 일반적인 기념사업회와는 달리 형평의 정신을 지금 우리 삶에 어떻게 적용할 수 있을지 고민하고 있다. 다음으로 백정을 주제로 한 문학 및 삽화, 그리고 영화 관련 자료를 소개한다. 백정을 다루는 가장 오래된 소설로는 1925년 <개벽>에 실린 홍사용의 ‘봉화가 켜질 때’와 1927년 <조선지광>에 발표된 조명희의 ‘낙동강’이 꼽힌다. 원본은 아니지만 두 소설의 첫 발행 잡지의 영인본을 만날 수 있다. 이성구 감독의 영화 ‘일월’(1967)은 1962년부터 <현대문학>에 연재된 황순원의 장편소설 ‘일월’을 원본으로 하고 있다.

 

 

 

두 번째 전시실에서는 ‘형평’을 주제로 한 기획전으로 권은비, 서평주, 최수환 작가의 신작을 만나볼 수 있다. 모두 과거 백정의 아픔을 현재의 어떤 아픔과 연결하는 공통분모를 가지고 있다.

경남도립미술관은 “이번 전시를 통해 지난 100년간 우리 사회가 품고 있는 차별과 혐오에 대해 생각해보는 시간을 가져보고자 한다”고 밝혔다. 전시는 10월 2일까지.

 

양영석 기자 yys@k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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