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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일보) 3년 만에 ‘노 마스크’ 여름 특수 기대했는데…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일주일마다 배로 느는 ‘더블링’ 현상이 지속되면서 방역당국은 물론 자영업자와 소상공인들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특히 3년 만의 ‘노 마스크’ 여름 성수기를 기대했던 해운대, 광안리, 서면 등 부산지역 주요 상권은 사회적 거리 두기의 악몽이 재현될까 노심초사하는 표정이다.

 

코로나 재확산에 상권 ‘초비상’

“거리 두기 재현 땐 끝장” 한숨

창고서 방역 장비 다시 꺼내는 등

‘만일의 사태’ 대비 분주한 모습도

관광업계도 ‘찬바람’ 우려에 울상

 

 

해운대구에서 4년째 주점을 운영하는 정 모(46) 씨는 요즘 강박적으로 코로나19 관련 뉴스를 확인한다. 이르면 다음 달께 신규 확진자가 최대 20만 명까지 치솟을 수도 있다는 소식에 정 씨는 불안감을 감추지 못한다. 정 씨는 “코로나19로 인해 지난 2년간 봤던 손해를 올여름에는 어느 정도 만회해야 빚도 갚고 앞으로 계속 장사를 할 수 있다”며 “영업시간이나 사적모임에 제한이 걸리면 여름철 장사는 끝장”이라고 말했다.

불안한 예감에 코로나19 대유행 때 쓰던 장비를 미리 챙겨 놓는 안타까운 풍경도 벌어진다. 부산진구 서면에서 분식집을 운영하는 김 모(62) 씨는 창고 한 구석에 넣어 놨던 열화상 카메라와 구형 태블릿 PC 등을 며칠 전 다시 꺼냈다. 김 씨는 “이런 장비도 갑자기 구하려고 하면 시중에 없다”고 말했다.

 

그렇지 않아도 고물가로 인한 재료비 상승, 임대료 인상, 인건비 증가 등으로 휘청이는 자영업자, 소상공인들에게 코로나19 대유행이 다시 찾아온다면 재기가 어려울 것이라는 목소리도 나온다. 광안리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최 모(50) 씨는 “최저임금이 어떻게 결정되든 요즘에는 시간당 1만 원 이상 쳐주지 않으면 일할 사람 구하기가 힘들다”며 “재료비, 인건비, 임대료가 모두 오른 탓에 무조건 많이 팔아야 조금이라도 남길 수 있을 텐데…”라고 말끝을 흐렸다.

 

자신의 업소에서 집단감염이 발생하는 것을 막기 위해 스스로 방역 조치를 강화하는 이들도 많다. 동래구에서 피트니스센터를 운영하는 김 모(36) 씨는 "야외에서부터 마스크를 벗은 채 들어와 자연스럽게 운동하려는 분들이 적지 않다"며 "비말이 많은 발생하는 환경이라 신경을 더욱 많이 쓴다"고 말했다.

지역 관광업계도 울상이다. 해외 여행길이 순탄치 않은 상황에서 부산은 여름철 국내 여행 수요를 결집시킬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부산지역 관광업계 한 관계자는 “코로나19 유행으로 야외·대면 활동이 제한되면 일선 업계 종사자 대부분은 어려움을 겪게 된다”고 말했다.

코로나19가 다시 확산하더라도 예전처럼 고강도 사회적 거리 두기는 시행되지 않을 것이라고 ‘기대’를 거는 자영업자들도 있다. 프랜차이즈 카페를 운영하는 박 모(39) 씨는 “코로나19 확산 국면에는 영업 제한을 해 봤자 별다른 효과를 거두지 못한다는 사실을 경험을 통해 알고 있지 않느냐”며 “이번 정부는 지난 정권의 무책임한 방역 정책을 강하게 비판해 왔고, 바닥을 치는 지금의 경제 상황을 고려하면 영업시간이나 사적모임을 제한할 수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정부는 13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를 거쳐 방역 조치의 강화 여부 등 대책을 발표한다.

 

안준영 기자 jyoung@busan.com , 변은샘 기자 iamsam@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