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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일보) 금호타이어 “용도변경 먼저”… 광주시 “법과 원칙대로”

금호타이어 광주공장 이전 어떻게 돼가나
금타 “광주공장 부지 상업용 변경
1조2000억 이전비용 확보해야”
광주시 “빛그린산단으로 이전 없이
사전 용도변경은 불가능하다”

 

민선 8기 들어 광주 복합쇼핑몰 유치전이 가열되면서, 쇼핑몰 입지 후보 중 한 곳으로 떠오른 ‘금호타이어 광주공장’의 이전 사업에도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7일 광주시와 금호타이어에 따르면 금호타이어는 1974년 준공해 노후화된 광주공장을 함평 빛그린산단으로 이전하기 위해 지난 1월 한국토지주택공사(LH)에 공장이전부지 계약보증금을 납부했다.

하지만 광주공장의 이전은 용도변경 문제로 발목이 잡혀 있는 상태다.

재정난이 심각한 금호타이어는 1조2000억원 이상이 예상되는 공장 이전비용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기존 광주공장 부지를 상업용으로 용도변경한 뒤, 높은 값에 매각해야 하는 입장이다. 즉 공장용지인 광주공장 부지를 현 상태로 매각하면 개발이익이 높은 주거시설이나 상업시설 등을 지을 수 없는 탓에 제값을 받기 어려워 이전비용을 충당하기 힘들다는 게 금호타이어 측의 속내다.

실제 해당 부지를 매입하려는 개발투자자들도 광주공장 부지의 상업용지 용도변경 소요기간을 예측할 수 없는 데다, 용도변경 이후에도 각종 인허가 절차와 설비 이전 등을 고려하면 개발사업 착수 시기마저 불투명해 막대한 자금을 투자하기엔 부담스럽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반면 광주시의 입장은 단호하다. 빛그린산단으로 공장이전이 완료되지 않은 상태에서 용도변경은 불가능하다는 입장이다. 도움을 주고 싶어도 법적으로 금호타이어가 공장을 비우거나 운영을 중단하지 않으면 사전에 용도변경 자체를 해줄 수 없기 때문이다.

실제 ‘국토 계획 및 이용에 관한 법률’ 시행령에 따르면 지구단위계획 지정 대상 지역의 조건을 ‘유휴토지나 대규모 시설의 이전부지’로 명시하고 있다.

이와 함께 지역사회에서 중국 자본인 금호타이어 측이 막대한 매각자금만 챙기고, 신규투자나 공공기여 약속 등에는 소극적일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는 점도 광주시로선 부담이다.

광주시 관계자는 “일단 금호타이어측이 요구하는 사전 용도 변경은 법적으로 불가능하다”면서 “기업의 어려운 입장도 충분히 이해하지만, 그렇다고 법을 어길 수는 없지 않느냐. 이전 비용을 마련하지 못한 것은 기업의 책임이고, 기업에서 해결해야 할 부분인데 마치 광주시의 비협조 때문인 것처럼 왜곡까지 되고 있다”고 말했다.

금호타이어 측은 이처럼 더디게 진행되는 광주공장 이전 사업에 답답함을 호소하고 있다.

금호타이어에선 광주공장이 심각하게 노후화된데다 전기차 시대로의 전환 등에 따른 신규 기술 도입, 생산설비 교체 등에 막대한 자금이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특히 현재 4조 3교대로 24시간 가동 중인 공장 운영을 멈추고, 이전하는 것은 제조업 특성상 불가능하다고 덧붙였다.

금호타이어는 광주공장 이전 지연 등으로 심각한 자금 압박을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당장 공장 이전 및 신축에 투입될 비용만 1조2000억원 규모인 데다, 진행 중인 통상임금 관련 파기환송심 재판 결과에 따라 그동안 밀린 임금 2133억원도 지급해야 할 처지인 금호타이어는 내년에만 1조원 상당의 부채 만기까지 도래하기 때문이다.

현금 보유액이 1000억원에도 못 미치는 것으로 알려진 금호타이어는 이번 광주공장 부지 매각에 차질이 빚어져 경영 정상화에 나서지 못할 경우 회사의 존폐 여부마저 장담할 수 없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광주시도 답답하기는 마찬가지다. 금호타이어 공장 이전과 맞물려 송정역 일대를 교통·물류 허브, 산업·업무·주거 융복합 지구로 개발하려던 ‘송정역 KTX 투자 선도지구’ 계획의 차질 등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금호타이어 관계자는 “이미 함평 이전이 확정된 광주공장 이전 사업이 용도변경 문제로 사실상 중단되면서 여러 어려움을 겪고 있다”면서 “빠른 시일 내에 광주시와 공장부지 용도변경 문제를 해결해 세계적 경쟁력을 갖춘 새로운 공장을 짓고, 지역사회 공헌에도 나섰으면 한다”고 밝혔다.

/박진표 기자 lucky@kwangju.co.kr

/박기웅 기자 pboxer@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