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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신문) 창원 누비는 ‘카카오 바이크’, 공공자전거 ‘누비자’ 위협

2019년 도입돼 전국 14곳서 운영 창원엔 지난달부터 500여대 등장
인지도 높고 대여·반납 편하지만 15분에 1500원… 누비자보다 비싸
“주행시 힘 적게 들고 승차감 좋아” “택시 이어 영역 침범 대기업 횡포”

2019년 도입돼 전국 14곳서 운영
창원엔 지난달부터 500여대 등장

인지도 높고 대여·반납 편하지만
15분에 1500원… 누비자보다 비싸

“주행시 힘 적게 들고 승차감 좋아”
“택시 이어 영역 침범 대기업 횡포”

 

우리나라 최초 공공 자전거인 창원시 ‘누비자’가 공용 전동킥보드 등 개인형 이동장치에 이어 이번에는 대기업 카카오가 운영하는 공유 자전거까지 등장하면서 이용객 감소 등 운영에 위협을 받고 있다.

 

창원시가 지난 2008년 도입한 누비자는 그동안 시민들은 물론 전국 지자체의 공공자전거 롤모델로 큰 호응을 얻었지만 매년 이용객이 크게 감소하면서 올해부터 보관대에 꽂는 대신 QR코드 인식 방식으로 바꿔 대여와 반납이 더 편리해진 업그레이드 버전을 내놓았다. 하지만 카카오가 운영하는 ‘카카오T바이크’까지 등장하면서 위기감이 높아지고 있어 대책이 요구되고 있다.

 

 

지난 1일 오전 11시께 기자가 직접 ‘카카오T바이크’를 타고 창원대 일대를 주행했다. 어플을 통해 근처에 있는 카카오T바이크 위치를 확인한 후 QR코드 인증을 해 대여했다. 카카오T바이크는 전동 자전거라 언덕을 주행할 때 전동음이 들리며 동력이 가해져 편하게 올라갈 수 있었다. 10여 분 주행 후 창원대 정문 근처에서 잠금장치를 내리고 반납했다. 누비자와 같은 거치대가 없어 서비스 지역 내에서는 어디든 반납이 가능했다. 요금은 어플에 등록된 카드로 자동 결제되고 이용요금은 15분에 1500원이다. 1분 초과마다 100원씩 추가된다. ‘카카오모빌리티’에서 운영 중인 공유 전동 자전거 서비스인 카카오T바이크는 2019년 경기도 성남시와 인천광역시 연수구에서 1000여대로 시작해 지난해 하반기 기준 대전·대구·부산·광주·청주 등 전국 14개 지역에서 1만 7000여대가 운영되고 있다. 창원에서는 지난달 15일부터 500여대가 운영 중이다.

 

대중적인 이미지인 카카오의 공유 자전거 등장으로 창원시는 행여 누비자 이용객이 줄어드는 것은 아닌지 예의주시하고 있다. 실제로 누비자 대여 횟수는 해마다 줄고 있다. 연도별로 2017년 547만 7709회, 2018년 480만 5956회, 2019년 495만 2364회, 2020년 427만 673회, 2021년 412만 9817회로 나타났다. 올해는 6월까지는 203만 6148회이다. 2020년부터 큰 폭으로 줄어든 이유는 코로나19 영향과 전동 킥보드 운영 등으로 풀이된다.

 

창원시 교통정책과 담당자는 “카카오T바이크는 사업자등록증만 있으면 허가, 신고 같은 절차 없이 자유롭게 운영할 수 있다”며 “아직은 카카오T바이크가 운영 초기라 누비자 운영에 영향을 미쳤는지는 알 수 없지만, 전동 킥보드가 도입된 후 누비자가 대여 횟수가 줄어들었기에 유심히 지켜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카카오가T바이크가 이용과 결제가 간편한 전동식이라 승차감이 좋지만, 이용요금이 누비자에 비해 훨씬 비싸기에 시민들이 부담을 느낄 거 같다. 경제적인 부분에서는 누비자가 차별화를 둘 수 있다”고 말했다.

 

시민들은 편리하다는 의견과 대기업의 횡포라는 의견으로 나뉘었다. 직장인 기모(36·창원시 중동)씨는 “전동식이라 누비자보다 주행하는데 힘도 안 들고 운영한 지 얼마 안 돼서 그런지 새제품을 탄다는 느낌도 들어 좋다”며 “택시를 타면 5000원 이상 나오는 곳도 카카오T바이크를 타면 2000원이면 가니 그리 비싸다고는 생각 안 한다”고 말했다.

 

반면, 대학생 이모(26)씨는 “최근 새로 나온 누비자는 승차감도 좋아지고 대여·반납도 전보다 편해져 굳이 비싼 카카오T바이크를 쓸 생각을 안 했다”며 “대기업이 택시에 이어 시민들이 저렴하게 이용하는 공공자전거 영역까지 들어오는 건 횡포라고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박준혁 기자 pjhnh@kn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