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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일보) 5·18 신군부 핵심 인물 ‘광주 5적’ 중 정호용만 남았다

5·18 때 계엄사령관 이희성
지난 6일 사망 뒤늦게 알려져
집단발포 앞서 대책회의 주재
핵심 인물 중 정호용만 생존
5·18조사위, 질문지 발송 예정
일부 전문가 “장세동 집중조사를”

 

1980년 5·18민주화운동 당시 육군참모총장이자 계엄사령관을 지낸 이희성(98)씨가 지난 6일 숨진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5·18민주화운동과 관련해 신군부 핵심 인물들이 차례로 사망하고 있어 5·18 미완의 과제들이 역사 속에 묻힐 지도 모른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이씨의 사망으로 ‘5·18민주화운동 진상규명조사위원회’(진상조사위)가 직접 만나 조사하겠다고 통지한 신군부 중요 인물 5명(전두환 5·18 당시 보안사령관, 노태우 수도경비사령관, 이희성 계엄사령관, 황영시 육군참모차장, 정호용 특전사령관) 가운데 지금까지 4명이 숨졌다.
 

계엄사령관이던 이씨는 1980년 5월 21일 옛 전남도청 앞 집단발포에 앞서 새벽 4시 30분 대책회의를 주재한 문제의 인물이다. 이날 회의에는 주영복 국방부장관, 노태우 수경사령관, 정호용 특전사령관, 차규헌 육군사관학교장을 비롯해 전두환 등과 군 수뇌부가 참석했다.

회의에선 ▲계엄군의 광주 외곽 배치 ▲자위권 발동 등이 논의됐고, 전투태세인 ‘진돗개 하나’ 발령이 결정됐다. 계엄사령부의 진돗개 하나 발령은 실탄 지급과 전투태세가 완비됐다는 것을 의미한다. 군 최고 수뇌부들이 결정한 진돗개 하나 발령에 따라 집단발포가 이뤄졌는데도 법적 책임을 지는 사람은 지금까지 한명도 없다.

이희성 계엄사령관은 이에 앞서 5월 18일 비상계엄 전국확대에 따른 후속조치로 전 군에 소요진압부대 투입 작전명령을 하달했고, 같은 날 전남대 앞 충돌상황을 보고받고는 김재명 작전참모부장에게 1개 공수여단의 증원을 지시하기도 했다. 5월 25일에는 김재명에게 광주 재진입 작전계획 수립 지시를 내렸고 지시에 따라 옛 전남도청을 탈환하기 위한 육본 작전지침인 ‘상무충정작전’이 작성됐다.
 

진상조사위는 지난해 9월 전두환씨와 노태우씨를 포함해 당시 신군부 중요 인물 등 5명(이희성 계엄사령관, 황영시 육군참모차장, 정호용 특전사령관)을 선정하고 5·18 진상 규명을 위해 직접 만나 조사하겠다는 공지를 보냈다. 이들에게 ‘연령·건강 등을 고려해 방문 조사를 진행하겠다’고 알리는 이른바 ‘내용증명’ 형태의 서한문을 보냈지만, 일부는 지병을 이유로 거부 의사를 밝혔다.

이러는 사이 이들 가운데 4명이 사망하고 정호용만 남았다. 40여년간 광주학살 5적(전두환·노태우·정호용·박준병·이희성)으로 불리던 5인방 중에서도 정호용만 남아 5·18의 미완 과제에 접근하는데 중요한 마스터 키가 얼마 남지 않았다는 평가가 이어지고 있다.

최초 발포와 집단발포 책임자 규명, 행방불명자와 암매장지 확인 등은 5·18민주화운동의 핵심 과제임에도 지금까지 신군부 지휘부 가운데 이에 대해 인정하거나 진실을 이야기 하는 이는 단 한명도 없었다.

진상조사위는 지난해 11월 황영시(5일)와 이희성(12일)에 대한 방문조사를 진행했다고 밝혔다. 당시 이씨는 “모두 다 내가 한 것은 아니다”는 말만 남겼다는 게 진상조사위의 설명이다. 진상조사위는 남은 유족들에게 5·18관련 자료에 대한 협조요청을 하고 있다.

진상조사위는 핵심지도부 중 생존해 있는 정호용씨에 대한 조사를 위해 조만간 서면 질문지를 발송할 예정이다. 구체적인 명단을 밝히지는 않았지만 중요 관계자 12명에 대한 조사를 완료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일부 전문가들은 “정호용은 허수아비일뿐 전두환 분신이자 당시 특전사령부 작전참모였던 장세동을 집중조사 해야 한다”는 의견을 내고 있다. 당시의 지휘체계와 직책만을 보고 조사대상을 정하기 보다는 실질적인 관계자를 조사해야 한다는 것이다.

장세동은 최근 본지와 통화에서 “광주 관련 이야기는 하기싫다”는 입장을 밝혔다.

5·18진상조사위 관계자는 “향후 5·18 진상규명 관련 중요 인물 및 관련자 51명에 대해 법률이 부여한 권한과 책임에 따라 지속적이고 엄정하게 조사해 나갈 것”이라며 “이들이 국민 통합과 화해를 위해 역사 앞에 진실을 고백하길 촉구한다”고 말했다.

/정병호 기자 jusbh@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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