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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일보) 오월, 문학으로 기리다

오월 문학제·도서전·전시…5·18 기념 문학행사 다채
광주전남작가회의 28~29일 ‘오월문학제’…제주작가회의 초대
동구 인문학당 ‘5·18 도서전’…문학동인 공통점 ‘시간의 환상통’

 

광주 5월을 기리는 방법은 다양하다. 그 가운데 문학은 의례와 지식을 넘어 시와 소설 등 텍스트를 매개로 현장감을 환기한다. 문학은 감성과 서사로 당대의 시간을 드러내기 때문이다. 올해도 문학을 통해 80년 5월을 되새기고 조명하는 다채로운 행사가 열린다. 광주전남작가회의가 여는 오월문학제와 동구 인문학당이 개최하는 5월 도서전, 청년의 언어로 5·18을 말하는 문학 전시가 그것.

◇ 오월문학제

먼저 광주전남작가회의(회장 이지담)는 28일부터 29일까지 오월문학제를 전일빌딩245 등에서 개최한다.

 

‘모두의 비, 오월정신으로 다시 가까이’라는 주제로 열리는 올해는 특히 제주작가회의 회원들이 참여해 의미가 더욱 깊다. 이에 앞서 광주전남작가회의는 지난 4월 제주 4·3현장을 찾아 추모식에 참석하고 세미나를 함께했으며 유가족과 대화를 통해 공감과 이해의 시간을 가졌다. 이번에는 제주작가회의 회원들이 행사에 참석하고 5·18국립묘지를 참배할 예정이다.


오월문학제는 28일 오후 2시(전일빌딩245 다목적강당) 오월문학 심포지엄으로 문을 연다. 이동순 교수(조선대)의 사회로 채희윤 대표(오월문예연구소)가 ‘우리에게 숙제를 내주고 가신 선생님, 송기숙’이라는 제목으로 기조발제를 한다. 이어 조은숙 교수(전남대)가 ‘작가 송기숙 삶과 작품세계’를 주제로, 최현주 교수(순천대)가 ‘녹두장군을 중심으로’를 주제로 각각 발제를 한다. 토론은 박찬모 교수(순천대)와 정명중 교수(전남대)가 맡는다.
 

문학제에서는 5·18문학상 시상식도 열린다. 본상을 수상한 고영서 시인에게 상패와 상금 1000만원이 수여된다. 이어 오월문학제 본 행사는 안오일 시인 사회로 시낭독과 축하공연, ‘임을 위한 행진곡’ 제창이 펼쳐진다.

29일에는 5·18국립묘지를 참배하는 것으로 문학제가 막을 내린다. 아울러 작가회의 회원들의 걸개시화는 오는 6월 6일까지 전시될 예정이다.

 

 

◇ ‘5·18 도서전’

동구 인문학당이 오는 29일까지 여는 ‘5·18 도서전’은 책을 모티브로 그날의 아픔과 역사를 가늠해보는 시간이다. 동구에서 마련한 1000여 권의 책과 5·18기념재단을 비롯해 5·18민주화운동기록관, 광주트라우마센터 등의 협조를 받아 ‘5·18 도서전’으로 꾸며졌다.

전시실에서는 인문학당 추천 도서인 ‘죽음을 넘어 시대의 어둠을 넘어’, ‘광주오월민중항쟁사료전집’, ‘소년이 온다’ 등 외에도 윤상원·윤한봉·박관현 등 5·18 가치를 담은 증언집·학술서·논문도 볼 수 있다. 또한 오월을 다룬 시와 소설, 평론집은 광주 5·18을 심층적으로 조망할 수 있는 계기를 준다.

 

 

 

◇ 문학 전시 ‘시간의 환상통’

‘5·18 도서전’과 연계해 같은 동구 인문학당에서 열리는 문학 전시 ‘시간의 환상통’(29일까지)도 눈길을 끈다. 청년의 언어로 518을 말하는 자리로, 청년 문학동인 ‘공통점’(대표 신헤아림)이 마련했다.

신 대표는 “하나의 세대를 아우르는 건 공동의 경험이다. 두 개의 세대를 이어주는 건 공동의 기억이다. 경험은 일시적이지만 기억은 이 몸에서 저 몸으로, 저 몸에서 이 몸으로 옮아가며 오랜 시간을 살아간다”고 기획 의도를 말했다.

이번 전시에는 공통점의 신헤아림·이서영·조온윤 시인 이에도 강수지·이하영·김도경·임철우 작가가 참여했다.

이서영 시인의 ‘바깥으로’는 캐비닛을 활용한 작품으로 소설과 연계해 기억을 환기한다. 5월 현장에 치열하게 접근한 작품으로 평가받는 임철우의 소설 ‘봄날’에 관해 재해석했다.

전시장에는 임철우 작가의 문장과 아울러 이서영 작가의 조부 이선기 씨의 다양한 소지품을 만날 수 있다. 일기장을 비롯해 80년대 당시 사용했던 수첩, 손부채 등은 당시의 시간을 떠올리게 한다. 이 작가는 5·18의 시간과 당시를 기록한 일기의 유사성에 대해 말하고 싶었다고 설명한다.

신 시인의 ‘속삭이는 유령들’은 시인이 직접 낭독한 음원을 들을 수 있는 설치 작품이다. 시인은 파편화된 음성을 통해 우리 주변에서 사라지고 있거나 또는 사라진 것들을 소환한다. 그는 “오래돼서 혹은 찰나의 순간이라서 윤곽은 사라지고 흐릿한 기억으로 남아있다”면서도 “어느 날엔 유령처럼 눈앞에 나타나기도 한다”고 작품의 배경을 말한다.

조온윤 시인의 ‘물위에 씀’은 인문학당 연못을 활용한 점이 이채롭다. ‘연대’를 주제로 창작한 시편들을 수면과 돌담에 설치해 상상의 지평을 넓혔다. 조온윤과 김도경의 시가 띄워진 연못의 물은 ‘우리가 앞 세대로부터 폭력의 기억을 물려받았다는 영산강의 물줄, 핏줄’을 상징한다. 조 시인의 ‘연소시계’와 김 작가의 ‘물에도 도면이 있을까’ 등의 작품을 현장에서 만날 수 있다.

/박성천 기자 skypark@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