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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일보) 분위기 안 뜨는 부산 지선… “전국 최저 투표율 나올라”

 

 

6·1 지방선거를 20여 일 앞두고 한창 달아올라야 할 부산 선거판이 여전히 썰렁하다. 공천 정국 속 각 정당의 분위기만 뜨거울 뿐, 대선 피로감 등으로 시민의 관심은 좀처럼 살아나지 않는다. 지방자치 시대가 무색하게 ‘사전투표제 후 최저 투표율’에 대한 우려도 나온다.

 

부산은 대구, 경북 등과 함게 광역단체장 선거가 유독 흥행하지 않는 지역으로 꼽힌다. 전통적으로 보수세가 센 곳인데다, 이번엔 3·9대선발 ‘윤풍’까지 더해 국민의힘 후보의 승리를 단정 짓는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다. 유권자 입장에서는 치열한 경쟁 분위기가 아니다 보니 투표에 대한 효능감이 떨어질 수밖에 없는 셈이다. 더욱이 부산은 국민의힘 박형준 부산시장이 오는 12일 본격적인 선거전에 뛰어들어, 뒤늦게 ‘본선 레이스’가 펼쳐진다. 일각에서는 “지난해 오거돈 전 시장이 불명예 퇴진 직후 이뤄진 4·7 보궐선거 때보다도 분위기가 안 산다”는 말이 나온다.

 

 

26일 앞두고 시민 관심 ‘시들’

대선 등 잇따른 선거에 피로감

일상회복·휴가 분위기도 영향

서울은 65%가 “투표” 흥행 예고

“지방자치 차원 중요성 환기 시급”

 

 

 

서울의 상황과도 크게 대비된다. 쿠키뉴스·한길리서치가 실시한 지난달 30일 여론조사(서울 거주 성인 823명, 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3.4%포인트(P).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 참조)에서 6·1 지방선거 투표 의향을 물은 결과 65.4%가 ‘투표하겠다’고 답했다. 2018년 지방선거 당시 서울 투표율이 59.9%인 걸 감안하면 높은 관심도다.

 

지방선거의 하이라이트인 시장 선거 흥행에 빨간불이 켜지면서 기초단체장, 지방의원 선거도 힘을 받지 못하는 모습이다. 공천 경쟁 열기만 뜨거울 뿐, 시민 관심과는 거리가 먼 ‘그들만의 리그’라는 지적도 나온다. 물론 보수 우세의 선거 공기를 바꾸고 경쟁 분위기를 띄우려는 움직임도 잇따른다. 더불어민주당 변성완 시장 후보는 같은 당 출마자의 선거사무소를 매일같이 돌며 당내 분위기를 끌어올리고 있다. 민주당 김삼수(해운대3) 시의원은 슈퍼맨, 중구청장 무소속 윤정운 후보는 빨간색 날개가 달린 복장의 불사조 콘셉트로 유권자 시선을 끈다.

 

유례없이 대선 직후 지방선거가 실시되는 점도 찬물을 끼얹었다. 실제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차기 국무위원 인사청문회 등 인수위 현안이 지방선거 이슈를 집어삼켰고, 시민들은 연달아 큰 선거가 두 번 실시되는 것에 피로감도 있다. 최근 사회적 거리두기가 해제돼 휴가 시즌이 본격화된 점도 투표 참여를 낮추는 요인이 될 수 있다. 시민 박현제(37·해운대구 좌동) 씨는 “투표일에 여름휴가를 붙여 제주도 가족여행을 떠날 예정”이라면서 “주변에 ‘나 한 명쯤 투표 안해도 결과는 똑같다’는 인식이 퍼져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에 부산 투표율 하락에 대한 우려도 크다. 사전투표제 도입 후 부산의 지방선거 투표율은 줄곧 상승세였다. 사전투표제가 지방선거에 처음 적용된 6회 때는 55.6%를 기록해 4년 전보다 6.1%P 올랐다. 7회 때는 60%에 육박하는 투표율(58.8%)을 보였다. 선거 분위기가 이대로 계속될 경우 투표율이 하락세로 전환될 가능성이 크다. 낮은 투표율로 인해 이번 선거에서는 소위 ‘조직 선거’가 변수가 될 수 있다. 개인이 가지고 있는 인적 네트워크나 조직세가 정당보다 더 큰 영향력을 끼칠 수도 있다.

 

부경대 차재권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정책, 인물 중심의 선거를 줄곧 강조해오고 있지만 현실은 여전히 중앙정치에 휩쓸린다”며 “정치적 경쟁에 관계없이 지방자치의 관점에서 이번 지방선거의 중요성이 부각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승훈 기자 lee88@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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