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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신문) 대구 택시업계, 플랫폼 시장에 뛰어든 이유는?

심각한 공급 과잉에 승객 급감 '이중고'…택시 2천대 멈춰 서
갈길 먼 택시 감차, 경쟁력 강화 묘책 없어 '답답'
지역 화폐 연계한 공공앱으로 타개할까…대중교통 통합서비스로 가야

 

대구 택시업계가 호출 중개 플랫폼 서비스까지 뛰어든 데에는 지역 택시 업계가 처한 위기 상황이 한몫을 했다. 만성적인 공급 과잉 상태에 코로나19 확산으로 승객 감소까지 지속되면서 업계 전체가 고사 위기에 직면했기 때문이다.

 

여기에 호출 플랫폼 시장을 카카오T가 장악하면서 택시 기사들은 배차 성공률을 높이려면 가입비나 호출 수수료를 내야하는 처지에 몰렸다.

 

이에 따라 대구시는 택시 감차와 함께 택시 기사의 근로 환경을 개선하고 수익성을 높일 다양한 방안을 추진 중이다. 업계도 플랫폼 택시 시장의 균형을 맞추고자 새로운 호출 서비스 도입에 나섰다.

 

 

◆전국 최대 과잉공급 택시…멈춰 선 택시 2천대

 

대구에 등록된 택시는 지난해 말 기준 1만5천800여대로 공급 과잉이 광역시 중 최고 수준이다. 설상가상으로 2년여 간 이어진 코로나19 사태로 이용객 수마저 급감했다.

23일 대구시에 따르면 지난해 대구 택시 탑승객은 11만7천168명으로 코로나19 사태 직전인 2019년 15만2천40명보다 22.9% 줄었다. 5년 전인 2017년 17만5천856명과 비교하면 33.3% 급감한 수치다.

 

만성적인 공급 과잉에 이용객 수가 줄면서 택시 기사도 택배나 배달대행 등으로 빠져나가고 있다. 코로나19 사태 이전인 2019년 5천600명이던 대구 법인택시 기사는 지난해 말 현재 3천800명으로 32.1%나 감소했다.

수입이 줄고 택시 기사도 감소하면서 차고지에 그냥 세워둔 택시는 급증했다. 지난해 대구시내 휴지차량 수는 1천715대로 2019년 685대보다 2.5배 늘었다.

서덕현 대구법인택시운송사업조합 전무는 "올 들어 개인 및 법인 택시 2천여대가 운행을 멈추고 서 있는 것으로 추산된다"면서 "영업시간 제한으로 타격을 받은 택시 업계에 할증 시간을 조정해 주는 등 실질적인 대책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감차는 갈 길 먼데 '백약이 무효'

 

대구시는 존폐 위기에 놓인 택시산업 안정을 위해 다양한 대책을 내놨다.

 

우선 택시 과잉 공급을 완화할 감차 사업을 법인택시 중심에서 개인택시로 균형있게 확대할 계획이다. 다양한 수단으로 결제할 수 있는 비접촉 결제 시스템을 전면 도입하고 카드결제 수수료도 결제금액 제한 없이 전액 지원한다.

 

 

택시 기사의 안전을 위해 택시 내 보호 격벽을 설치하고, 112자동신고시스템을 도입한다. 근무여건 개선 방안으로 희망키움사업 적용 대상을 5년 이상에서 2년 이상으로 확대할 방침이다. 10년 이상 일한 택시 기사에게는 매달 10만원의 장기근속수당도 지급하기로 했다.

 

이 밖에 올 연말까지 택시 쉼터를 11곳에서 21곳으로 확충하고 친절택시 인센티브 확대, 사업구역 광역화 및 구역 할증제 개선 등도 추진한다.

 

그러나 이 같은 사업이 실제로 대구 택시 산업의 시장 경쟁력을 강화하기엔 미흡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올해 대구시가 목표로 세운 감차대수는 350대로 지난해(217대)보다는 늘었지만 적정 감차 대수로 잡은 3천992대까진 여전히 갈 길이 멀다. 2016년부터 5년 간 줄인 택시도 1천248대(개인 18대·법인 1천230대)에 그쳤다.

 

법인택시에 집중됐던 택시 감차를 개인 택시로 균형있게 확대한다는 계획도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게 택시업계의 지적이다. 법인 택시 감차 비용이 2천600만원 가량인데 비해, 개인 택시의 감차 비용은 6천만 원에 이르기 때문이다.

 

택시 쉼터가 대부분 한적한 외곽에 집중돼 있어 접근성이 떨어지고, 보호 격벽은 승객 확인이나 운전에 방해가 된다는 불만도 있다.

 

김기웅 전국택시산업노조 대구지부 정책국장은"해마다 똑같은 방식의 지원책으로 위기에 놓인 택시 산업을 살릴 수 없다"면서 "부실업체나 악덕기업을 찾아내 기사들의 일자리는 보전하면서 업체를 단속하는 등 감차방식을 다변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플랫폼 시장 진출이 해법될까…이용자 확보가 관건

 

택시업계의 호출 플랫폼 시장 진출과 공공택시앱의 출시는 독과점 시장 탈출과 함께 호출 수수료 부담을 줄이려는 시도다. 카카오T 택시의 시장 독식에 따른 '호출 중계 수수료 인상', '콜 몰아주기' 등의 부작용을 자체 서비스로 극복하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카카오T가 장악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용자 확보가 가능할지 회의적인 시각도 적지 않다. 또한 충분한 수의 택시를 확보하지 못할 경우 배차에 어려움을 겪게 되고, 이용자 감소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도 우려를 자아낸다.

 

따라서 택시를 호출해 배차하는 단순 중개 서비스에 그치지 않고 대구행복페이 등 지역 화폐와 연계하고, 지역 맞춤형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등 다양한 유인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실제로 지난해 12월 부산에서 출범한 택시 호출 공공앱 '동백 택시'는 이용 후 10% 동백전 캐시백, 마일리지 적립 등 다양한 인센티브를 운영 중이다.

 

전문가들은 편리한 서비스 환경 조성과 함께 장기적으로 공공형 대중교통 통합 플랫폼을 구축해야 한다고 주문한다.

 

박용진 계명대 교통공학과 교수는 "시민들이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는 환경과 더불어 대중교통 서비스를 통합적으로 이용할 수 있는 공공플랫폼으로 나아가야 시민들의 사랑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