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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일보) 콘크리트 굳지도 않았는데…공정 단축 위해 무리한 작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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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정 아이파크 붕괴’ 업체 3곳 압수수색…속도전 따른 부실 시공 드러나나
골조공사 마무리 안된 채 인테리어 작업 …현장소장이 공정 재촉하기도
노동계 “펌프카 업체가 레미콘 계약…‘물량떼기’방식 불법 하도급 의혹”

 

광주시 서구 화정동 아이파크 아파트 건설현장 붕괴사고에 대한 경찰 수사가 시작되면서 시공사의 공기 단축을 노린 관행적 건설 행태가 드러날 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경찰은 특히 콘크리트 공사를 하청받아 타설한 업체, 펌프카(콘크리트를 실어 고층까지 타설 할 수 있게 해주는 장비), 레미콘 업체 등 3곳에 대한 압수수색을 단행했다.

충분한 콘크리트 양생(養生)을 거치지 않았다는 의혹과 골조 공사가 마무리되지 않은 상황에서 창호 실리콘·스프링클러·타일 공사 등 인테리어 공사를 진행토록 작업자들을 투입시켰다는 시공사측 요구가 있었다는 현장 작업자들 증언이 있었다는 점에서 경찰의 압수수색은 이같은 의혹을 확인하는 데 집중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까지 이들 업체 3곳은 합법적으로 공사에 참여한 협력업체들이라는 게 경찰 설명이다. 하지만 ‘물량떼기’의혹이 업계 안팎에서 제기되면서 세부적 계약 관계는 수사를 통해 확인하겠다는 게 경찰 입장이다.

물량떼기란 시공사와 콘크리트를 공급하는 레미콘 업체 간 직접 계약이 아니라 시공사가 관련 업무를 골조공사업체에 넘기면 여기에서 펌프카 업체를 통해 레미콘을 공급받는 방식으로 계약하는 하도급 형태를 취하는 것으로, 이 과정에서 비용을 줄이기 위해 원자재 단가를 깎는 일이 생기고 결국 콘크리트 원재료의 질을 보장할 수 없게 된다는 게 노동계 설명이다.
 

건설노조 광주·전남본부 관계자는 “이른바 ‘물량떼기’ 방식 계약의 경우 불법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건설노조는 이와관련, 불법 의혹을 14일 기자회견을 통해 제기할 계획이다.

반면, 현재 해당 업체들의 경우 “사실 무근으로 물량 떼기라는 말은 들어본 적도 없다”면서 관련 내용에 대해서는 전면 부인하는 실정이다. 경찰은 시공사 현장소장과 직원, 감리, 하청업체 관계자 등에 대해서는 출국 금지한 상태다.

시공사측의 공정을 서두르는 정황도 나오고 있다.

실종자 가족 대표인 안정호(45)씨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보통 최고층까지 콘크리트 타설을 한 후에 창호든 소방설비든 따라 올라간다. 그런데 현재 실종되신 분들은 소방·창호 등 타설이 완료된 후에 작업하셔야 할 분들”이라며 “이 현장은 5층 올라가때마다 설비작업자이 따라 올라갔다. 어마어마하게 빨리 공사를 진행한 것”이라고 말했다.

사고 당일 작업 현장에 동료들이 투입됐다는 노동자들은 광주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시공사측 현장소장이 작업을 빨리 마무리해달라는 식의 요구가 있었다”고 주장한 바 있다. 한 펌프카 업체측도 “회사 사정이 있는 날에도, 시공사측이 일정을 절대 미루지 않고 예정된 날 장비 투입을 요구했다”며 “하청업체들이 어떻게 원청 지시를 거부할 수 있겠냐”고 말했다.

경찰 뿐 아니라 노동청도 사고 과정에서 불법 행위나 안전 조치 여부 등 고질적 안전불감증에 대한 조사에 나선 상태다.

고용노동부는 당장 사고 현장 안전보건 총괄 책임자, 콘크리트 골조공사 업체 현장소장 등 2명을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혐의로 입건한 상태다.

/정병호 기자 jusbh@kwangju.co.kr,  김민석 기자 mskim@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