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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일보) [광주 화정 아이파크 붕괴] 전문가들이 본 붕괴 원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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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렌드 따라 가벽 설계…내력벽 줄어 하중 못 버텨
합판·조립식 벽체 등 내부 구조 변경 가능 설계, 수직 압력에 취약

 

광주시 서구 화정동 아이파크 아파트 붕괴 장면을 지켜본 건축 전문가들은 공기(공사기간) 단축 과정에서 발생한 부실 시공 탓에 빚어진 사고라는 데 무게를 두고 있다.

하부층 콘크리트가 굳기 전 추가로 콘크리트를 지속적으로 타설하는 등 양생 기간이 충분하지 못한 게 사고에 영향을 미쳤다는 주장이다.

정부 건설사고조사위원회의 결과가 나오지 않은 상황에서 예단하기 이르지만, 최근 입주민들의 선호도를 반영한 건설 트렌드에 집중하면서 상대적으로 구조적 안전에 소홀한 설계도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에 대해서도 제기했다.
 

◇“트렌드만 쫓고 설계 안전에는 소홀”=송성주 건설노조 광주전남 사무국장은 사고 아파트의 가변 구조를 반영한 설계의 문제점을 지목했다. 가변형 설계는 방 대신, 거실을 넓게 쓰거나 별도의 방으로 만들어 사용하는 등 입주자 편의를 반영해 내부 구조를 바꿀 수 있도록 설계한 아파트를 말한다,

송 사무국장은 “콘크리트 내력벽을 없애는 대신 합판, 석고보드, 수납형 조립식 벽체로 설계를 하다보니 콘크리트 기둥·보가 있는 구조에 비해 건물 압력을 견디는 데 취약하다”고 주장했다. 이번 사고가 34~24층까지 한꺼번에 무너져 내린 것은 내력벽이 아닌, 조립식 벽체로 설계한 건물이 압력에 취약하다는 것을 보여준다는 것이다.

송창영 광주대 건축학과 교수도 같은 문제점을 지적했다. 송 교수는 “붕괴 사진·영상을 보면 바닥 슬래브까지 한꺼번에 모두 무너져 내린다. 이는 기둥이나 벽 같은 수직 압력을 견디는 게 부족하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고 했다.
 

◇“원칙따로, 현장따로”도 영향=원칙을 따르지 않는 콘크리트 타설의 문제점도 지적됐다. 건설업계에서는 겨울철 추운 날씨에 이뤄지는 콘크리트 타설의 경우 부실공사를 비롯, 심각한 인명 피해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정부가 발간한 표준시방서의 규격을 따르는 것을 권고하고 있다.

국토교통부가 지난해 2월 발간한 ‘한중(겨울 사용)콘크리트 표준시방서’ 에는 1일 평균기온이 4도 이하가 되는 기상조건에서는 반드시 보온·급열 등의 조치를 한 콘크리트로 시공해야 한다고 기재돼 있다. “골재가 동결되어 있거나 골재에 빙설이 혼입되어 있는 골재는 그대로 사용할 수 없다”는 규정도 있다. 이날 영하의 온도에 눈까지 내리는 상황에서 콘크리트가 타설된 것과 배치되는 것이다.

‘충분한 강도가 얻어질 때까지 콘크리트 온도를 5도 이상으로 유지하고, 압축강도에 도달한 뒤 2일간은 구조물의 어느 부분이라도 0도 이상이 되도록 유지해야 한다’는 규정도 이론만 있을 뿐 현장에서는 먹혀들지 않고 있다.

30층 이상의 고층 아파트 건설 현장, 영하의 날씨인 상황에서는 조건을 맞추기 쉽지 않아 시간이 오래 걸릴 수 밖에 없다.

하지만 사고 아파트 단지의 경우 5~7일 마다 한층이 올라가도록 콘크리트 타설이 계속됐다는 게 현장 작업자들 주장이다.

김정수 건축구조기술사회 호남지회장도 “시공적 부분, 설계 과정에서의 문제, 외부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붕괴 사고가 났을 것”이라며 “콘크리트는 완전히 굳는데 평균 28일이 걸리는 것으로 잡고 있는데, ‘4~5일이면 무게를 버틸 수 있다’는 이른바 현장의 기준에 따라 다음층 타설이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HDC현대산업개발측은 이와 관련, 이날 “공기를 서둘렀다는 일부 주장은 사실과 다르다”고 반박했다.

현대산업개발측은 보도자료를 통해 “사고가 난 201동 타설은 사고 발생일 기준 최소 12일부터 18일까지 충분한 양생 기간을 거쳤다”며 “아래 층인 38층은 사고일 기준 18일의 양생이 이뤄졌으며, 39층 바로 밑 PIT층(설비 등 각종 배관이 지나가는 층) 벽체 또한 12일간의 양생 후 11일 39층 바닥 슬래브 타설이 진행됐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원론적인 이야기일 뿐이라며, 붕괴현장의 파괴 메카니즘을 보면 맞지 않는 주장이라고 일축했다.

송창영 교수는 “건물 외벽에 접한 바닥슬래브부터 붕괴된 것을 보면 외부쪽에 접한 콘크리트 강도가 부족했고 한개층만 무너진 것이 아니라 24층까지 한꺼번에 내려앉은 것을 보면 압력을 버텨줄 수직부재가 없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면서 “결국 콘크리트 강도가 약해 정착이 안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정병호 기자 jusbh@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