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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신문) 2013년 발굴·공개된 경주 신당리 왕릉급 고분 뒤늦게 정비된다

경북도·경주시 등 올해 주변 정비하고 안내판 설치 예정
사적 등 문화재 지정까지는 민원 우려로 시간 걸릴듯

 

 

지난 2013년 발굴·공개된 뒤 방치돼온 경북 경주 신당리 왕릉급 고분이 8년 만에 정비된다.

 

경북도와 경주시는 올해 예산 1천800만원을 편성해 안내판 설치 및 관리 등 주변 정비 계획을 세웠다. 앞서 지난 2019년엔 해당 부지 4천 ㎡를 4천300만원을 들여 매입한 사실도 뒤늦게 확인됐다.

 

지난 2013년 11월 경주시 천북면 신당리 산 7번지 공장 신축 부지에서 발굴된 해당 고분은 문화재청이 당시 통일신라시대 왕릉급 고분이라며 현장 설명회 여는 등 한때 큰 주목을 받았다.

 

해당 고분은 직경 약 16m, 높이 281cm 규모의 횡혈식석실묘로, 석실 규모와 축조 방법 등이 사적 제187호인 헌강왕릉과 유사한 무덤으로 확인됐다. 특히 봉분 유실을 막을 목적으로 봉분 주변을 감싼 호석이 있어 왕릉급으로 추정됐다.

 

하지만 관심은 이내 식었고, 문화재청이 현장 보존을 결정한 뒤 국가 사적 지정 등 후속 조치가 이뤄지지 않았다.

 

수년간 언론이 수 차례 방치된 현장이 훼손될 우려가 있는 만큼 관리 대책을 수립해야 한다고 지적해왔고, 올 들어서야 본격적인 정비에 나선 것이다.

 

이런 가운데 문화재 지정까지는 쉽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고분 인근에 민가와 공장 등이 산재해 문화재 지정 시 토지이용제한을 우려한 주민 반대가 예상되기 때문이다.

 

100여 m도 떨어지지 않은 곳에 한센인 집단마을 희망농원이 있는 점도 걸림돌이다. 환경부 등 정부와 경북도·경주시 등은 낙후한 양계장 마을인 희망농원의 환경을 개선하기 위해 각종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해당 고분이 문화재로 지정되면 희망농원 종합정비 계획 추진 과정에 문화재위원회 심의 등 각종 절차를 추가하는 것이 불가피하다. 사업 추진이 그만큼 늦어질 수 있다는 얘기다.

 

이로 인해 신당리 고분이 올해 임시로 정비된 이후에도 장기간 문화재로 지정되지 못한 채 다시 방치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경북도 관계자는 "신당리 고분은 일부 도굴되고 유실됐으나 보존 상태가 양호하고 학술적 가치도 충분한 것으로 본다"면서 "시간이 많이 걸리겠지만 관심을 두고 관리에 힘을 쏟겠다"고 말했다.

 

박영채 기자 pyc@i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