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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일보) [강원나무기행]관동팔경서 수백년 뿌리내린 선조들의 손때 묻은 생명문화재

강원에 살고 있는 '김홍도 나무' (2·完)

 

고성 만경대 조선 유람문화 이끌 시·그림 단골 소재
작품 '청간정' 속 만경대 소나무 중 1그루 233년간 우뚝
양양 낙산사 의상대 주변 나무들도 그림 속 수형 유지

삼척 죽서루 양옆으로 회화나무·말채나무 서있어
조선 최고 도화서 화원 그려낸 나무 문화적 가치 커
전문가 "보존 필요 스토리텔링 통한 유산 만들어야"


고성, 양양, 삼척에도 김홍도 나무가 있다.

김홍도 나무는 관동팔경으로 이름난 고성 청간정 만경대, 양양 의상대, 삼척 죽서루 주변에 있다.

고성군 토성면 청간리 청간정 만경대의 김홍도 나무는 만경대 위에 자리 잡은 소나무다.

김홍도의 그림 '청간정' 속 만경대는 2그루의 소나무가 그려져 있지만 현재는 오른쪽 두 번째 소나무만이 233년 전과 같은 모습을 하고 있다.

청간정은 조선의 유람문화를 이끌며 사람들을 불러 모았던 곳으로 특히 바다 인근에 솟아오른 만경대는 시와 그림의 단골 소재로 등장한 명소다.

그러나 현재 만경대는 군부대가 1953년부터 68년간 위치해 일반인들의 접근이 허용되지 않는다. 주민들은 “만경대는 관동팔경의 대표적 명승으로 국민들에게 돌려줘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양양 낙산사 의상대 주변의 소나무 2그루도 김홍도가 그린 나무 수형을 갖고 있다. '관음굴' 제목의 그림에서는 의상대가 설치될 자리 주변으로 10그루의 소나무가 그려져 있다.

의상대 주변의 나무들은 1970년대만 해도 숲을 이뤘지만 여러 차례의 산불과 폭설로 소실돼 현재는 4그루만이 명맥을 유지하고 있다. 옛 그림의 소나무와 같은 수형을 보이는 나무는 의상대 옆으로 둘레 1m97㎝~1m80㎝, 높이 14~15m 2그루의 소나무가 있다.

삼척 오십천에서 정자를 바라본 구도로 그려진 삼척 죽서루는 양옆으로 두 그루의 나무가 옛 그림처럼 서 있다.

왼쪽은 회화나무, 오른쪽은 말채나무다. 회화나무는 둘레 3m52㎝, 높이는 20m가량 된다. 나무 주변 바위를 감싸 안고 물처럼 흘러내린 회화나무 줄기는 오래된 연륜을 보여준다. 또 오른쪽 말채나무는 고사되기 직전 모습이다. 바위를 걸터앉은 모습으로 일부분만 땅속에 뿌리박고 대부분은 땅 위로 드러나 있다. 후계목을 심어 문화를 연속성을 살리는 것도 고려할 만하다.

죽서루 양쪽의 나무는 죽서루를 소재로 그린 옛 그림에 단골로 등장한다. 겸재 정선, 단원 김홍도, 복헌 김응환, 관호 엄치욱 등 조선 최고의 도화서 화원들이 그려낸 나무로 문화적 가치가 매우 크다.

김외정 강원대 산림대학 교수는 “김홍도라는 인물이 남긴 그림 유산이 나무로 연결된다고 생각하니 가슴 벅찬 일이다”라며 “관동팔경에 주변에 남아 있는 나무들이 선조들의 손때가 묻어 있는 생명문화재라는 것을 알려야 한다”고 했다.

신철균 강원대 미술학과 교수는 “선조들은 사랑한 소나무를 그림으로 남겨 우리에게 문화유산으로 남겼다”며 “그 장소에 그 나무가 자라고 있는 것은 아주 놀랄 만한 사건으로 잘 보존하고 스토리텔링해 새로운 문화유산으로 만들어야 한다”고 했다.

또 신 교수는 “일부 관동팔경의 대표적인 명소가 군부대 안에 있어 일반인들의 접근이 어렵다”며 “부대 이전을 통해 전 국민이 찾아와 즐길 수 있는 장소로 거듭나도록 관계기관이 지혜를 모아야 한다”고 했다.

단원 김홍도의 그림은 '해동명산도첩(1788년 30.4㎝ x 43.7㎝, 국립중앙박물관 소장)', '금강사군첩(1788년 이후 비단에 엷은 채색 30.4cm x 43.7㎝, 개인소장)' 안에 수록돼 있으며 1788년의 강원도 명승을 있는 그대로 그린 실경산수화다.

김남덕 사진부장 kim67@kw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