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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일보) BBC 韓특파원, 윤여정 '英아카데미' 수상 소감에 남긴 한 마디

 

 

"콧대 높은(snobbish) 영국인에게 이 상을 받아 기쁘고 감사하다"

 

배우 윤여정이 12일(현지시간) 열린 영국 아카데미상(BAFTA)에서 여우조연상을 받으며 남긴 소감이 영국 현지는 물론이고 다른 나라에서도 큰 화제로 떠오른 가운데, 영국 공영방송 BBC의 한국 특파원이 내놓은 한 마디가 눈길을 끌고 있다.

 

윤여정은 한국계 미국인 리 아이작 정 감독의 영화 '미나리'에서 1980년대 미국 남부 아칸소로 이주한 한인 가정의 할머니 '순자' 역을 맡아 호평받았다. 이날 비대면으로 진행된 시상식에서 윤여정은 수상자 발표 직후 화상을 통해 "안녕하세요 영국, 한국배우 윤여정입니다"라며 소감을 말하기 시작했다. 윤여정은 "어떻게 말해야 할지 모르겠다. 후보로 지명돼서 영광이다"라고 했다가 "아니, 이제 수상자죠"라고 고치면서 말문을 열었다. 이어 최근 별세한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남편 필립공의 소식에도 애도를 전했다.

 

그러면서 윤여정은 "모든 상이 의미가 있지만 이번엔 특히 '콧대 높다(snobbish)'고 알려진 영국인들이 좋은 배우로 인정했다는 점에서 특히 의미가 있고 영광"이라면 농담 섞인 멘트로 진행자로 시상식 현장에 있던 더멋 오리어리와 관객들의 폭소를 이끌어냈다. 이날 윤여정이 사용한 영어 단어 'snobbish'는 우리 말로는 '속물적인, 고상한 체하는, 우월감에 젖어 있는' 등의 의미를 가진 단어로 시상식 후 열린 기자회견에서도 역시 이 발언에 대한 질문이 쏟아졌다.

 

윤여정은 "영국을 여러 번 방문한 적이 있고 10년 전 배우로 케임브리지 대학에서 펠로우십을 했다"면서 "어쩐지 콧대가 높다는 느낌이 들었는데 그다지 나쁘지는 않았다"고 이번 농담에 대한 배경을 설명했다. 미국 연예매체 '버라이어티' 등에서도 윤여정의 발언을 소개한 가운데, 지난 2017년부터 한국에 머물고 있는 로리 비커 BBC 서울 특파원이 트위터에서 영국 아카데미 시상식 측에서 업로드한 윤여정의 소감 영상을 리트윗하며 한 마디를 남겼다.

 

비커 특파원은 "We are not all snobbish. I promise(우리 모두가 콧대가 높은 건 아니에요. 제가 장담합니다)"라는 멘트를 남겼다. 윤여정이 표현한 영국인들의 고상한 척에 대해 대체로 인정하면서도 비커 특파원 본인은 그렇지 않다는 해명이다. 비커 특파원은 이 말 뒷부분에 웃으면서 웃는 이른바 웃픈 얼굴의 '이모지'를 덧붙였다. 일각에서는 비커 특파원의 해명하는 모습 자체가 '콧대 높은' 행위를 재치있게 표현한 고도의 자학 유머라는 해석도 뒤따랐다.

 

성규환 부산닷컴 기자 bastion@busan.com